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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중국동포와 방문취업제(기술교육연수) 줄다리기
김도균 기자  |  kdg@ok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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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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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 기술교육연수제는 국내(한국)에 들어와 취직하려해도 체류방법이 없기 때문에 중국동포들이 오히려 선호하는 편이다.” 정부 관계자의 말이다.
기술교육연수제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동포들의 신규 취업 쿼터가 없는 상황에서 단기종합(C-1) 사증이나 방문동거(F-1) 사증을 통해 국내에 들어온 중국⋅CIS동포들이 기술교육연수를 받으면서 겪는 고충과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어 이 제도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이 제도 외에는 국내 취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중국⋅CIS동포들은 이 제도를 반기면서도 자신들의 고충을 정부가 외면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이 제도의 폐지마저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국내 취업난과 경제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동포들을 위한 대체 제도를 찾기가 어려워 보인다.

본지는 지난해 12월 두 차례(3일, 30일)에 걸쳐 방문취업제와 기술교육연수제 관련 문제를 다룬바 있으나 동포취업정책에 대한 정부와 중국⋅CIS동포간의 견해차가 뚜렷해 현재 시행되고 있는 기술교육연수제도에 대한 문제점과 현실적인 대안 그리고 정부의 향후 교포취업정책의 입장과 방향을 정리했다. -편집자 주)


비현실적인 기술교육연수제도? VS 취업과 정착기회 제공위한 특혜성 제도?

정부는 중국⋅CIS동포들에게 발급한 단기종합(C-1) 사증이나, 2004년 방문동거 사증을 통한 서비스⋅제조업에 취업토록 한 특례고용허가제가 국내 불법체류자를 양산한 한 요인으로 보고, 이들 동포들에게 재외동포(F-4)자격을 전면 부여하는 방안을 사실상 제외시켰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내 노동시장의 혼란을 막고 동포취업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2007년 5년간 자유왕래 할 수 있는 방문취업(H-2)제를 도입해 국내에 연고자가 있는 재외동포는 초청형태로 입국해 취업을 할 수 있도록 했고, 무연고동포에게는 쿼터제에 따라 한국어시험합격 후 전산추첨에 의해 방문취업 비자를 발급해 왔다.

이후 국내고용사정이 어려워지자 정부(외국인인력정책위원회)는 재외동포에 대한 쿼터규모를 연간 30만3천명으로 정하고 2010년부터 신규 도입을 배정하지 않고 있다. 이런 연유로 기존 전산추첨대상자 9만여 명은 재외동포출국자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사실상 국내 취업의 길이 막힌 셈이다. 이러한 방문취업제에 따른 문제점과 단기종합(C-1) 또는 방문동거(F-1) -> 일반연수(D-4) -> 방문취업(H-2) -> 재외동포(F-4) 사증으로 이어지는 중국⋅CIS동포에 대한 다단계식 비자발급 형태는 다른 지역동포들과의 차별논란을 야기했다.

법무부의 관계자는 “중국⋅CIS동포의 어려움을 감안하여 다른 외국인들과는 달리 기술교육연수제를 도입해 국내고용사정이 어려움에도 이들 지역 재외동포들이 시간제 취업을 하면서 기술교육을 익힐 수 있도록 했고, 타 부서의 반대(출입국관리법위반소지)에도 불구하고 취업의 문을 열었다는 점에서 ‘사실상의 특혜’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기술교육연수제를 통해 재외동포들이 선진기술교육을 익혀 3D업종이나 단순노무직에서 벗어나 고임금의 직종에서 일할 수 있다는 점, 향후 방문취업뿐만 아니라 재외동포(F-4) 사증 취득에도 큰 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기술교육연수를 통해 배운 기술로 귀국 후 거주국에서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그러나 해당 동포들이 받아들이는 감도는 다르다. 이들 동포들은 기술교육연수제를 통해 취업의 기회가 확대된 부분에 대해서는 환영하면서도 지나친 재정부담과 시간낭비, 비효율적인 교육 등의 문제가 많다고 토로한다. 무연고동포로 단기종합 비자를 통해 입국한 이들 동포들의 경우 대부분 학력이 낮은 40~50대의 시골출신 농민이고, 손에서 책을 뗀지 십 수 년이 된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더구나 학원에서 이뤄지는 기술교육과정을 보면 외래어로 된 전문용어가 상당하고 강사들도 자신의 실력을 자랑하듯이 알아들을 수 없는 외래어를 남발해 내용을 이해하기 힘들뿐만 아니라 실습위주보다는 이론 강의만 늘어놓아 필요한 자격증 취득이 힘들다고 한다. 이런 식의 강의 때문인지 기술교육연수 현장에서는 강의도중 졸거나 시간 때우듯 앉아 있다가 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때론 이런 동포들의 현상을 보며 일부학원에서는 동포들과 암암리에 출석체크 하는 것만으로 기술교육을 수료한 것으로 확인해 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들 동포단체 지도자들은 법무부에 이 같은 기술교육현실을 알리고 현실적 대안을 찾아달라는 진정을 내거나 항의를 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기술교육연수지원단을 통한 해당 학원들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와 감시강화 등의 조치였다고 토로했다. 오히려 자율적인 방법이나 편의가 사라져 동포들 사이에서 이를 두고 “왜 긁어 부스럼 내느냐”는 항의를 하는 사람도 생겼다고 하소연했다.


정부의 고민과 입장

정부도 중국⋅CIS동포에 대한 취업정책을 추진하는데 고민이 깊어 보인다. 이들 동포들에게 취업문을 무작정 개방할 경우 국내 고용상황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대부분 국내 저소득층의 일자리를 이들 동포들이 차지 할 것이라는 점이 더욱 우려를 자아내는 부분이다. 또 단순종합 비자 형태나 방문동거 비자 형태로 들어와 불법 취업하는 경우 이를 단속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 동포들과의 차별적인 측면이 있다 해도 국내 고용상황을 고려해 중국⋅CIS동포들에 대한 일정수준의 규제와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중국의 개혁개방이후 물밀 듯 들어오는 중국동포들의 취업관리를 위해 정부는 지난 2002년 동포취업관리제 도입을 시작으로 2007년 방문취업제 실시까지 여러 차례 동포취업정책을 변경 시행해 왔다.

정부의 고민은 한국에 들어와 취업하고 싶어 하는 동포들을 합법적으로 수용하면서 어떻게 국내 고용상황을 안정시키느냐는 데 있다. 국내 경제가 어려워진 상황에서는 무작정 동포들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재외동포에 대한 신규 취업 쿼터를 중단하고 한국어시험합격자로서 방문취업 전산추첨을 기다리고 있는 동포들(9만 여명)을 포함해 취업을 원하는 무연고동포들에 대해 일정 수준의 기술교육과정을 이수케 함으로써 국내취업과 정착, 향후 영주권취득까지 용이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재외동포 기술교육연수생들이 현재 요구하고 있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집약된다. 첫째는 동포들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기술교육제도를 시행한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교육과정에서 나타나는 인권침해 부분과 교육의 비효율성 및 부실교육문제이다.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기술교육제도의 문제제기에 대해 “기술교육연수가 중국⋅CIS동포들에게 당장의 어려움은 있겠지만 장기적 측면에서는 동포들의 주가를 높이는 방안이 될 수 있고 취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들 동포들도 한국에서의 장기취업과 정착할 목적이 있다면 한국사회에 순응하는 노력과 모습이 있어야 하는데 체제가 달라서인지 그런 모습이 부족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동포들의 재정부담을 감안해 정부예산으로 ‘체류교육센터’ 등과 같은 시설을 통해 기술교육연수 등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무산됐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정부 내 재외동포들에 대한 인식의 단면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기술교육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에 대해서는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서 실태조사에 착수했으며, 기술교육연수지원단과 같이 해당 학원에 대한 집중단속 및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포들의 불만 제기에 대한 내용과 강사의 자질문제, 교육과정의 실현성 등 전반적인 실태조사를 벌여 2말까지 종합대책 및 방향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3개월 단위로 납부하고 있는 수강료도 2개월 단위로 낮추는 방안이나, 지방에도 기술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조치도 마련 중이라고 언급했다.


정부-동포 간 인식괴리와 예산 문제 / 방문취업제 기간도래에 따른 문제가 더 큰 심각

동포들은 현실성 없는 교육보다는 한국사회에 정착할 수 있는 교양교육이나 취업교육 등을 원하고 있어 한국정부가 의도하는 선진기술 교육습득과는 많은 인식차를 보이고 있다.

재외동포 방문취업제는 특히 중국동포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방문취업제 대상의 대부분이 이들 동포이기 때문이다. 정부관계자들은 국내 취업을 위해 입국하는 상당수의 동포들이 한국사회의 질서 순응에 미흡하거나 준비 없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이들 동포들을 위해 영주권을 부여하는 조건으로 정부 예산으로 1~2년 정도의 사회통합교육과 소양교육 등 제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예산이다. 법무부는 이 제도의 도입과 시행에 필요한 예산 마련을 위해 수년전부터 여러 차례 관계부처에 안을 올렸지만 번번이 거절되고 말았다. 정부 예산이 확보되지 않은 한 생활이 어려운 재외동포들은 기술교육연수를 위해 지속적인 재정압박과 고통을 감내해야 할 형편이다.

기술교육연수보다 더 큰 문제는 방문취업 기간(약5년)이 끝남과 동시에 불법체류자로 남게 될 동포들에 관한 것이다. 2007년 도입된 방문취업제로 인해 조만간 도래할 기간만료와 함께 방문취업 동포들은 불법체류자로 남던지 출국을 해야 하는 상황 된 것이다.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사실 이 부분이다. 정부 나름의 대책을 세워두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워낙 대내외적으로 사안이 민감한 터라 아직까지는 그 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회나 예산관련 부처들의 재외동포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예산이 확보되지 못하는 것도 일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법무부 관계자는 동포기술교육연수를 무조건 돈 벌기 위한 수단이나 과정쯤으로 이해하기보다는 국민과 재외동포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법으로 보아달라고 주문했다. 또 “중국동포들은 제도가 바뀌면 어디로 튈지 모른다.”며 정부정책에 민간하게 반응하는 이들 동포들이 당분간 어렵더라도 제도에 순응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도의 신설과 규제가 이뤄질수록 ‘갑’의 입장에 서는 것은 정부이다. 마땅히 누려야 할 동포들의 권리를 언제까지 제도로 묶어둘 수는 없다. ‘을’의 입장에 눈높이를 맞춰 제도를 시행하면서 지속적인 설득과 이해를 구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가 앞으로 중국⋅CIS동포들의 현실적인 어려움과 고충을 헤아려 얼마나 현실적인 대안을 내 놓을지, 예산 확보에 어떤 노력을 경주할지 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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