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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처구니없는 명의 도용
미주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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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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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5.13 미주 한국일보 /  <오피니언> ]


LA 한인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의 하나는 무슨 단체 행사를 하거나 성명을 발표하면서 당사자의 허락도 받지 않고 이름을 마구 가져다 쓰는 일이다. 스스로 세를 부풀려 보이겠다는 의도는 알겠지만 이름을 도용당한 당사자에게 이만저만 실례가 아닐 뿐 아니라 자칫 법적인 책임을 질 수도 있는 일이다.

지난 29일 LA 한인타운에서 열린 ‘재외국민 미주 총련’ 행사에서 사용한 안내 책자에서 주최 측이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등의 축사와 사진을 본인의 허락 없이 무단 게재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책자에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오세훈 서울 시장의 사진과 메시지가 실려 있었고 한미 등 한인 은행 광고까지 있었으나 한인 업체들로부터도 역시 허락을 받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행사 당일 행사장에는 이명박 대통령 명의로 된 축하화환도 있었으나 이것도 무단으로 비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생긴 지 얼마 안 된 이 단체의 창립 취지가 무엇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이처럼 시작부터 남의 명의를, 그것도 대통령 이름까지, 무단으로 도용하는 것을 보면 앞으로 어떤 일을 어떻게 벌일 것인가를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더 기막힌 것은 이런 사실이 밝혀진 후에도 주최 측은 사과는커녕 아무런 반성의 빛을 보이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 단체뿐만 아니라 내년 총선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재미 한인들에게 참정권이 주어지면서 한국 정당과 정치인을 후원하는 단체가 우후죽순 격으로 생기고 있는데 이중 상당 부분이 한국의 당사자들로부터 공식 인정을 받지 못한 상태다. 유명 인사 이름을 내걸고 한국에 가 행세를 해보려는 의도인지는 모르지만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고 있는데 김칫국부터 먼저 마시고 있는 셈이다.

LA 한국 총영사관 측은 제2, 제3의 명의 도용 사태를 막기 위해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는데 충분히 이해가 간다. 이번 사건이 대통령 이름을 사익을 위해 마구 도용하는 마지막 케이스가 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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