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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바람이 분다
시카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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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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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5.26. 시카고 중앙일보 <시시각각> / 편집국 취재팀장 ]


“바람이 분다 서러운 마음에 텅 빈 풍경이 불어온다…….”

요즘 한국 방송계에서는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이 인기다. 가창력으로 인정받고 있는 유명 가수들이 출연해 노래를 부르고 청중평가단의 점수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가수가 탈락하는 서바이벌 방식이다. 여기에 출연한 이소라라는 가수가 불러서 다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노래의 한소절이다. 제목은 ‘바람이 분다’.

시카고에도 바람이 불고 있다. 이 바람은 내년 실시되는 한국의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재외동포 참정권 시행과 맞물린 바람이다. 그러니까 일종의 정치바람인 셈이다.

시카고에 정치인들의 방문이 잦아지고 한국의 정당이나 유력 대선후보들을 후원하는 단체가 서서히 들어서고 있다. 그것도 지금까지 서부나 동부에 비해 한국 정치권으로부터 관심이 덜했던 시카고 지역에서다.

이번 주에는 참정권 실현을 앞두고 조직되는 한인단체가 두개다. 이미 박근혜 의원을 지지하는 단체가 활동을 시작한 상황에서 민주평화통일 시카고한인연합이 27일 출범한다. 또 한미HR위원회라는 단체도 창립된다. 재미있는 사실은 두 단체 모두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행사를 잡았다는 점이다.

이 단체들과는 성격이 좀 다르긴 하지만 같은 날 미주한인회총연합회 정기총회 및 회장 선출이 시카고에서 열린다.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들을 명목상으로 대표하는 미주총연 대표 역시 내년 참정권 실현을 앞두고 새삼 관심거리인 것이 사실이다. 240만명으로 추정되는 미주 한인들을 대리하는 단체의 수장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한국 국회의 정치개혁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이 시카고를 찾는다. 회장 선출을 지켜보고 동포들로부터 참정권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다. 이유야 어찌됐든 시카고에 정치인들의 발길이 잦다. 누가 보더라도 내년 참정권 실현과 연관이 없어 보이지는 않는다.

사실 한국 국적을 가진 동포들에게 참정권이 주어진 것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른 것이다. 단순히 해외에 거주하고 있다는 이유로 국민의 기본 권리 중 하나인 투표권을 누릴 수 없다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결정이 나왔기 때문이다. 시카고를 포함한 해외에서도 참정권 실현을 앞두고 찬성과 반대의견이 분분하다.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한국 국적을 가진 국민으로 투표권 행사는 당연한 결과라는 것이고 반대하는 쪽에서는 자칫 동포사회의 분열을 조장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또 거주국 현지 정치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궁극적으로 한인사회에 더 도움이 된다는 입장도 존재한다. 이런 우려에 한가지 더해지는 것은 한국밖에서 불법·탈법선거운동을 효과적으로 단속할 수 없다는 점도 골치거리다. 타주에서는 이미 한국에서 온 국회의원이 특정 정당을 선거에서 지지해 달라는 요지의 연설을 해 사전 선거운동 조사를 받고 있다.

참정권 실현을 통해 동포들이 기대하는 것은 무엇보다 한국 정부와 국회가 동포들의 권익신장을 위해 조금 더 신경을 써달라는 것일 게다. 그러한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재외공관으로 제한된 투표소를 늘리고 유권자 등록과 투표시마다 공관을 찾는 번거로움을 줄여달라는 것이 동포들의 주장이다. 최근 한국 국회에서 이러한 방향으로 관련 규정을 개선할 것이라는 소식이 있다. 시카고에 생기는 정치후원조직과 이곳을 찾는 정치인들도 이러한 동포들의 바람을 제대로 전달하고 받아들였으면 한다. 정치바람이 부는 시카고서의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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