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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와 하수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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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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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6.16 뉴스코리아 <데스크 칼럼> / 최윤주 편집국장 ]


월마트의 창립자인 샘 월튼 회장이 인구 5,000여명에 불과한 아칸소에 가게를 열어놓고 17년간 끊임없이 K마트를 벤치마킹 해 월마트의 기반을 다졌다.

훗날 샘 월튼 회장은 자신의 자서전에서 “커닝햄(K마트의 창립자)의 뛰어난 경영전략과 K마트의 운영방식을 모방하기 위해 오랜 기간 노력했으며 때로는 경쟁이 불가능하다고 느낄 정도였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샘 월튼의 자서전에는 이런 말도 씌여 있다. “내가 한 일의 대부분은 남이 한 일을 모방한 것이다.” 세계 최대의 유통기업, 현대사회 최고의 혁신기업으로 불리는 월마트가 ‘모방’의 산물이라니,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남의 것을 흉내내는 모방에는 ‘본받음’이라는 또 다른 사전적 정의가 있다. 월마트의 모방 전략은 여기에 해당한다. 아니, 이 세상의 모든 진화는 여기에 해당한다. 인류역사에서 모방이 ‘성역’인 적이 없었던 것도 ‘본받음’ 때문이다. 그것이 설령 경쟁자의 것이라도 마찬가지다.

‘해 아래 새 것이 없다’는 성경구절처럼 지구상에 온전히 순수한 창조는 찾아보기 힘들다. 기존의 것을 모방하고 여기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해 더 나은 창조물을 만들어내면서 인류역사는 발전해왔다. 모방의 또 다른 사전적 정의인 ‘본받음’은 창조의 근원이 되는 ‘모방의 힘’을 설명하는 것이다.

창조는 늘 모방의 긴 끄트머리에 있다. 그러나 문제는 긴 끄트머리까지 가는 고된 수고는 하지 않은 채 모방에만 그치는 행동에 있다. 모방은 창조를 위한 잠재적 가능성을 담아냈을 때 궁극적인 의미가 있다. 모방이 단순 모방으로만 그친다면 그것은 표절이고 남의 것을 훔치는 행위가 된다.

그러나 모방과 창조의 모호한 경계선 때문에 간혹 모방인지, 창조인지, 창조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두고 법적인 분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지난 3월 애플사의 스티브 잡스는 아이패드2를 발표하며 타경쟁사를 향해 ‘카피캣’ 이라는 독설을 던졌다. 경쟁사를 향해 남의 것을 흉내만 내는 ‘모방꾼’이라고 비아냥거린 잡스의 표현 이면에는 ‘애플제품은 창의력과 독창성의 산물’이라는 자신감이 깔려있었다.

그러나 지난 14일(화) 애플은 노키아와의 특허분쟁에서 대패해 체면을 구겼다. 경쟁업체에게 던졌던 ‘카피캣’이라는 비아냥이 부메랑이 되어 자신을 친 것.
법원은 애플이 노키아의 기술을 침해한 게 인정된다며, 그동안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사용한 노키아 기술에 대한 사용료를 노키아에 일시불로 지불하도록 했고, 향후 일정기간 동안 특허 사용에 따른 로열티를 내도록 명령했다.

특허권과 관련해 애플과 소송을 벌이는 기업은 한 두 곳이 아니다. 코닥은 2001년 자신들이 이미 취득한 ‘이미지 미리보기’ 기능을 놓고 애플과 소송 중이며, 삼성전자 또한 휴대폰 기술과 관련, 애플과 세기의 소송전쟁을 벌이고 있다. 또한 모토롤라와 HTC도 애플을 상대로 수십건의 특허소송을 진행 중이다.

스마트 기술시장 속에서 벌어지는 피 튀기는 법적분쟁은 모방과 창조가 거듭되는 과정 속에 발생하는 진화의 단면이다.

특허권이 누구에게 있는가는 관계자가 아닌 한, 일반인들에겐 그저 흥미로운 가십거리일 뿐이다. 중요한 건, 그들의 전쟁이 첨단 미래사회를 견인해내고 이로 인해 인류문명은 발전해 갈 것이라는 사실이다.

“고수는 남의 것을 베끼고 하수는 자기 것을 쥐어짠다. 그 결과 고수는 창조하고 하수는 제자리걸음이다.” 참으로 의미심장한 말이 아닐 수 없다. 물론 모방이 모방에 그치지 않고, 창조와 발전으로 거듭 났을 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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