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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이민법은 '악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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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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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6.23. 뉴스코리아 / 최윤주 편집국장 ]


   
전 세계인의 심금을 울렸던 영화 타이타닉. 이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는 여주인공이 비를 맞으며 자유의 여신상을 올려다보는 장면이 있다. 이 장면에 등장하는 자유의 여신상은 단지 미국을 상징하는 건축물 역할을 한 것이 아니다. 실제 역사를 담고 있다.

미국 이민 절정기였던 1892년부터 1954년까지 유럽에서 대서양 항로를 따라 신대륙에 도착한 이들은 자유의 여신상을 지나 북쪽으로 0.8km 떨어진 엘리스라는 작은 섬을 거쳐야만 미국땅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고통스런 항해 끝에 보이는 자유의 여신상은 신세계에 닿았다는 신호이자 아메리칸 드림의 시작점이었다.

미국 역사에는 비슷한 일을 했던 섬이 두 군데 더 있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미국 교과서 조차 엘리스섬이 ‘미국의 관문’이었다고만 적고 있지, 나머지 두 섬들에 대한 언급은 없다. 이민 검문소 에인젤섬과 설리번섬은 그렇게 미국 역사 속에 가려진 존재다.

에인젤섬과 설리번섬은 유색인종 이민자들이 거쳐야 하는 검문소였다. 흑인들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설리번섬을 통해 들어왔다. 망망대해를 짐승처럼 실려온 아프리카 흑인들은 설리번섬에서 노예신분으로 팔려나갔다.

아시아계 이민자들를 맞이한 건 샌프란시스코주의 에인젤섬이었다. 주로 중국계였던 아시아계 이민자들은 입국허가를 받기 위해 짧게는 3일, 길게는 3년까지 이 섬에 갇혀 있어야만 했다.

유럽계 이민자들이 들어왔던 엘리스섬이 자유의 상징이라면 에인젤섬과 설리번섬은 차별과 억압의 상징이었다.

세 개의 섬을 통해 들어온 백인·아시안·흑인들과 육로를 통해 들어온 라티노들이 제 각각의 신분을 얻어 한 나라의 구성원이 된 ‘이민자의 나라’ 미국에서 모든 이민자들이 동등한 권리와 기회를 누리며 생활해 온 것은 결코 아니다.

1790년 만들어진 미국 최초의 귀화법은 ‘자유의 몸이 된 백인만이 미국 시민이 될 수 있다’고 못박고 있다. 흑인들이 미국시민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은 80년이 더 지난 1868년 남북전쟁을 통해서고, 제한적이지만 아시안들이 미국시민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지금으로부터 불과 59년 전인 1952년부터다.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미국 헌법은 태생부터 인종차별 의식을 담고 있었다.

미국 역사 속에서 유색인종에 대한 이민정책은 경제여건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경기가 좋을 때는 이민의 문을 넓히고, 경기가 나쁠 때는 강제추방과 불체자 단속을 강화하는 정책이 반복적으로 시행돼왔다.

그래서일까. 재정위기와 경기침체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최근 몇 년간 이민자들의 숨통을 조이는 반이민법이 미 전역에서 회오리 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텍사스가 있다.

지난 15일(수) 초강경 반이민법이 텍사스주 상원의회를 통과했다. 인종차별을 부추기고 유색인종을 심리적으로 압박해 이민을 제한시키는 이 법은 차별과 배척과 억압이 난무했던 20세기 초반으로의 회귀를 연상케 한다.

자유와 안전과 평화의 상징인 자유의 여신상 뒤에는 에인젤섬과 설리번섬의 부자유와 불평등이 동전의 양면처럼 숨어 있다.

반이민법도 마찬가지다. 찬성론자들은 이 법이 보다 자유롭고, 보다 안전하며, 보다 평화로운 텍사스를 만들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법이 시행되면 텍사스 전체인구 중 30%에 해당하는 유색인종이 부자유와 불평등과 인종차별 앞에 무방비 상태로 놓이게 된다.
“어느 한 사람이라도 자유롭지 못하다면, 그것은 자유가 아니다.” 반이민법이 악법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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