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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넘어 희망으로
뉴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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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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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6.27. 뉴욕 중앙일보 <테마 진단> / 차주범 민권센터 교육부장 ]


이민역사 100년을 조금 넘긴 한인 커뮤니티는 성공의 이면에 위기도 많았다. 특히 90년대 이후로는 약 10년 주기로 거대 사건들이 터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이 사건들은 한인 커뮤니티가 미국의 정세변화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1992년 4월 29일 로스엔젤레스, 그날 한인타운에선 폭동이 일어났다. 이 사건은 한인 커뮤니티에겐 충격과 공포였다. 흑인 남성 로드니 킹을 폭행한 백인경찰 4명이 무죄평결을 받자 분노한 흑인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무차별 약탈을 감행했다.

당시 한인타운은 외롭게 고립된 하나의 섬이었다. 대다수 공권력은 백인 부촌을 방어하는데 주로 투입되었다. 한인타운은 폭력에 노출된 채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결국 스스로 총을 잡고 스스로를 보위하는 극단적 선택만이 놓여졌다. 땀으로 일군 재산을 지키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20세기 미국이 갑자기 19세기 카우보이의 시대로 되돌아 간 황당한 사태였다.

4·29 LA사태는 한인 커뮤니티에게 경각심을 심어주었다. 성공한 이민자 집단이란 허상에 안주하며 타 커뮤니티와의 상생에 무심하던 한인 커뮤니로선 처절한 보복을 당한 셈이었다. 4·29 사태를 통해 한인들은 소수민족으로서 미국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자세가 무엇인지 배웠다. 아주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고서야 말이다.

2000년대 들어 새로운 세기의 개막이 가져다 준 설렘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2011년 9월 11일, 영화 속에서나 가능할 법한 일이 실제로 눈앞에 펼쳐졌다. 쌍둥이 빌딩이 무너지면서 이민자들의 꿈도 함께 무너져 내렸다. 예정됐던 이민개혁은 없던 일이 되어 버렸으며 이후 미국의 이민정책은 반이민 일변도로 치달았다.

국가안보와 애국주의의 유령은 광폭한 기세로 이민자 커뮤니티를 위협했다. 이민자는 잠재적 테러리스트 취급을 받았다. 단속과 추방정책의 강화로 합법 이민자들까지도 공포에 떨어야 하는 세월이 10여 년째 지속 중이다.

오바마의 집권은 미국에 새로운 희망을 안겨다 준 사건이었다. 하지만 잠깐 동안의 희망은 현실의 절망으로 되돌려졌다. 군중들이 열광했던 'Yes, We Can'은 빛 바랜 선거구호로만 남았다. 부시 정권 말기부터 시작된 경기침체가 이제는 거의 대공황의 상태로까지 진행되어 전 미국을 어둠의 시대로 인도했다. 물론 한인 커뮤니티도 이 광풍을 비켜가지 못한 상태다.

경기침체 속에 근근이 연명하는 한인 소상인들은 소위 아메리칸 드림은 이제 옛 이야기가 되었다고 토로한다. 열심히 일해도 성공은커녕 망하지나 않으면 다행인 작금의 상황은 분명 정상이 아니다.

최근 들어 끊이지 않는 한인 가정내의 가정불화나 비극적인 폭력사태도 현재의 사회분위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측된다.

이렇듯 한인 커뮤니티는 지난 시기 새로운 10년이 시작될 때 마다 커다란 도전에 직면해 왔다. 한인 커뮤니티가 앞으로도 발전을 지속해 나가기 위해선 그 어느 때 보다 상생과 위기극복의 지혜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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