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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없어요!’ 카페를 아십니까?
프랑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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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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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12.08. 프랑스존닷컴 /  <물랭칼럼> ]


지난 주말, 한국으로부터의 출장자 세 분과 저녁식사를 한다.
출장기간이 자그마치 두 달. 프랑스 첨단기술 연수 프로그램 참가가 목적이다. 교육 내용이 간단할리도 없지만, 불어로 교육 받자니 머리가 더 지끈지끈일 것이다. 통역이 있다고는 하나, 이 또한 쉬운 일 일리는 없으리라. 위로의 한마디를 던진다.
-주말인데, 어디 가까운 데로 여행을 다녀 와 보시죠.
(긴 한숨)
"떠나는 날, 상급자의 부탁이 있었는데요. ‘월화수목금금금으로 일하는 본사 사람들 생각해서 화려한(?) 주말여행 등은 삼가 바란다! '이었습니다.”
-안타깝네요,
"다른 분들은 아마 파리출장이라는 것이 무지개인줄로 착각하고 있을 겁니다."
식당을 나서면서 제안한다.
-자, 그럼 이제 ‘김치 없어요! 카페’에 가서 뒤풀이를 해 볼까요?
세 사람이 가던 걸음을 멈춘다.
(이건 또 무슨 소리란 말인가?) 식의 의아한 표정.
"‘김치 없어요!' 라뇨?"
간단한 설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우선, ‘김치 없어요! 카페’는 몽마르트르에 위치한다. 과연 코딱지만 한 공간의 카페다. 이름 자체가 불어로 ‘작은 몽마르트르 카페’(Le Petit cafe de Montmartre).
-가 보시면 이해하실 겁니다. 갑시다!
지척거리의 이 작은 카페에 들어가며 우렁차게 인사를 던진다.
-‘봉주르’!
아닌 밤중에 웬 한국인 네 명의 큰 목소리에 단골 프랑스인들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아녕- 하쎄요!”
-와, 한국말 잘 하시네!
주인장의 재미나는 한국말 화답에는 스탠드.바- 에 서있던 고객들의 표정이 얼어붙은 모습들이다. 이어지는 ‘띠에리’(Thierry)씨의 익살 유머.
“김치 없어요!”
이번에는 또 출장자 세 명의 표정이 얼떨해진다.
-김치라니?
“주문부터 하고 난 뒤, 제가 설명 드리죠.”
-커피에 분홍 포도주 한잔!
“프랑스 맥주 한잔!”
-모나코 맥주 한잔 등등.
한 잔씩 기울이며 ‘김치 없어요!에 대한 유래를 소개할 차례이다.
추억은 3년 전.
한 여름, 파리 인구의 절반이 떠났다는 바캉스 때이다. 카페들조차 ‘휴업’ 간판을 내건 기간. 근무하는 분들과 카페를 찾았다. ‘몽마르트르의 작은 카페'이다. 주인장이 엉뚱한 제안을 한다.
“김치를 안주로 제공해도 될까요?”
-?
포도주 안주로 김치를 먹는다? 듣도 보도 못한 희한한 앙상블이다.
“집사람이 한국방문 중이죠.'
‘띠에리'씨의 설명.
"저를 위하여 김치를 담가줬는데, 오늘 먹지 않으면 쓰레기통에 버리게 되었단 말입니다.”
-(파리에서) 김치는 금치(금)인데요.
"너무 많이 남은 데다가 너무 시어서 저는 도저히 다 먹지 못하겠어요. 도와주십시오."
-요상한 음식 궁합이기는 하지만, 한번 해 보십시다.
"이렇게 고마울 데가!"
그리하여 한국인 부인을 두신 프랑스 카페 주인님이 제공하여 주시는 신 김치에 포도주를 마시기 시작했는데. 결론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희한한 조화입니다.
"한불 합작이 따로 없네요. 한국 김치에 프랑스 포도주라!"
-의외의 앙상블인데요?
“훌륭합니다."
한마디로, 이 모험은 새로운 입맛의 신대륙 발견에 버금갔다. 김치를 한 입 씹은 뒤, 포도주로 입속을 헹궈내는 맛이라니!
이어지는 주인장 ‘띠에리’씨의 익살 만족 코멘트.
“(이제) 김치 없어요(떨어졌어요, 또는 다 막었어요)!”
그로부터 이 ‘몽마르트르 꼬마 카페’는 우리들 사이에 ‘김치 없어요’ 카페로 이름이 바뀌었는데...
바로 어제.
태권도 사범 최윤수 님과 만났다. 물랭지기가 제안한다.
-갑시다!
“어디로?”
-‘김치 없어요’ 까페로.
며칠 전, ‘띠에리’씨는 말했었다.
“제 스승인 최 사범님을 뵌 것이 3년 전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과연 두 사람의 만남을 조직하니, 이 도령. 춘향의 만남이 저리 가라- 이다. 두 사람의 따뜻한 과거사를 귀동냥했다.
. ‘띠에리’씨는 최사범과 태권도를 10년 전에 시작한 애제자였다.
. 당시 최사범의 최초 3명의 제자 가운데 한 명이 바로 그였다. 지금은 제자 수가 1백여 명으로 폭발적 증가.
. 태권도에 푹- 빠진 '티에리'씨는 운명적인 만남으로 한국인 여성을 만나 사모관대를 쓰고 고전적 결혼식을 한국에서 올리는 퍼포먼스.
. 두 사람의 한불 합작 따님이 지금 6살.
. 이 따님의 미모가 장차 미스 .프랑스, 또는 미스. 코리아 수준이다.
이날 저녁, '김치 없어요' 까페가 '우정 있어요'로 변하는 현장의 산 증인이 될 수 있어 행복했다.

(*)
“Le petit cafe de Monmartre"
7, Rue Joseph Maestre 75018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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