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붕앙 / 코리아NGO센터 도쿄사무국장 ]


오는 7월 9일(월)부터 재일외국인에 관한 법제도가 뿌리째 바뀐다. 전후 재일외국인관리제도는 1947년 외국인등록령(1952년에 외국인등록법(이하 ‘외등법’)으로 변경)과 1951년 출입국관리령(1982년 출입국관리 및 난민인정법(이하 ‘입관법’)으로 변경) 이 두 가지 법에 의해 일관되어 지속돼 왔는데, 그 중 한 축을 담당했던 ‘외등법’이 폐지된다. 전쟁 전부터 살아온 재일조선인이나 재일중국인에게는 관리의 상징이었던 ‘외국인등록증’이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기쁘게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인가. 유감스럽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 어떻게 바뀌나?

‘외등법’이 담당해 온 두 가지의 기능 -일본 체류 외국인의 행동관리, 각 지자체의 행정 서비스 실시에 필수인 주민으로서의 정보 관리- 이 각각 입관법과 주민기본대장법(이하 ‘주민법’)으로 나뉘게 돼, 체류관리업무가 ‘입관법’으로 일체화된다.
이로 인해 일본인만이 대상이었던 ‘주민법’에 외국인도 대상이 됐지만, 지금까지 외국인등록증을 가질 수 있었던 비정규체재자(미등록외국인)는 완전히 배제 당하게 되었다. 이번 개정에서 가장 큰 문제가 바로 이것이다.
체류자격이 있는 외국적자 중 특별영주자만 입관특례법에 의한 관리로 ‘별도 취급’을 받고, 그 이외의 체류자격자(단 3개월 이내 체류자는 제외)는 ‘중장기 체류자’라는 새로운 용어로 구별된다. 중장기 체류자는 IC칩이 들어간 ‘체류카드’를 새로 교부받게 되고, 상시 휴대의 의무를 지닌다. 또한 각종 신고 의무도 강화되어 취업이나 유학으로 일본에 오는 사람은 그 소속기관(회사나 학교 등)이 변경되거나, 소속기관자체가 이전하거나 소멸될 시에는 지방출입국관리국에 신고를 해야만 한다. 게다가 주소변경신고는 90일 이내에 하지 않을 경우 체류자격 취소 대상이 된다. 여기에는 영주자도 포함된다.
한편 특별영주자에게도 IC칩이 들어간 ‘특별영주자 증명서’라는 카드가 교부된다. 상시휴대의무가 없어지고, 단기간 출국일 경우 재입국허가를 별도로 받지 않아도 되는 ‘신규 재입국허가’ 제도 이외에는 지금의 외국인등록제도가 거의 그대로 유지되는 형태다.

■ 목적은 외국인관리 강화

이 법 개정이 일본국회에서 통과, 공포된 2009년 7월 전부터 외국적 당사자나 지원단체, 인권단체는 이번 제도개정 움직임에 강한 우려를 표명해왔다. 그 이유는 이 제도개정에 대한 논의의 출처에는 범죄대책각료회의의 ‘외국인 체류관리제도에 관한 프로젝트팀’ 등이 포함되어있다. 그곳에서의 논의는 전부 외국적자를 함께 생활하는 ‘주민’으로서가 아닌, 지금까지와 동일하게 일본정부가 허가하는 범위 내에서 생활해야하는 ‘관리 대상’으로서 취급하고, 통제의 용이함을 확보하는 데에 관점을 두고 진행해 왔기 때문이다.

끝으로, 이번 법 개정은 전후 최대의 제도변경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내용이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다. 2011년 6월말 일본의 외국인등록자는 약 210만 명으로 일본 전체 인구의 2% 정도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V나 신문 등 미디어를 통한 홍보가 일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금년 5월 7일 이후 각 지자체에서 ‘가(仮)주민표’의 기재사항 통지서가 해당 지역 거주외국적자들에게 발송되었지만, 이것을 받고나서 처음으로 제도변경을 알게 되어 ‘이게 뭐지? 잘 모르겠는데..’라며 불안감을 갖는 사람도 생기고 있다. 시행일을 목전에 두고 외국적당사자나 시민단체는 개정입관법에 반대하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살려 ‘함께 살아가는 1만인 선언’을 3월에 발표했다. 현재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온라인 서명 가능. 주소는 아래 참조)


※ 온라인 서명 사이트
일본어 : www.repacp.org/aacp/tomoni
영   문  : www.repacp.org/aacp/tomoni/indexEN.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