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석환 / 호주동포(시드니 퍼트니 거주) ]


요즘 고국의 새 정부가 표방하는 ‘소통과 화합’이라는 이슈가 시드니에서는 홀대를 당하는 모양새이다. 지난 몇 주 동안 시드니한인회와 시드니총영사관과의 사이에서 벌어진 양상이 그것이다. “흥정은 붙이되 싸움은 말리라”는 심정으로 지면을 통하여 한마디 덧붙이고 한다.

그동안 교민 신문에서 전하여 진 이번 사건의 발단(해군순항함 행사, 대통령 취임식 참가 신청추천 건) 등으로 두 사람(시드니총영사와 시드니한인회장)은 심기가 불편하였으리라 이해되나, 우리 교민들에게는 그리 마음에 와 닫지 않는 ‘당사자들의 기 싸움’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물론 그들의 주장을 들어보면 ‘교민들을 위한 것’이라고 포장을 하고 있지만, 오히려 그 기 싸움으로 인해 우리 호주교민들은 얼굴에 먹칠을 당하는 꼴이 되는 불쾌감을 느낀다.
더욱이 ‘소통과 화합’이라는 새 정부의 표어가 여기 시드니 한인사회에서 오용을 당하고 있다는 생각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소통과 화합’을 진정 실천하고자 한다면 먼저 자기주장을 접고 상대편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전제로 되어야 ‘소통’이 이루어지고, 그런 연후에 같은 목표를 가지고 ‘화합’이라는 단계를 이루게 된다는 것은 우리 민초들도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소위 지도층 인사들 사이에 벌어진 이번 사건은 한마디로 우리 교민들을 우습게 여긴 처사라는 하지 않을 수 없다.

일반 가정에서도 집안싸움은 집안으로 국한하고 집밖에는 절대 나가서는 안 된다는 법도가 있다. 하물며 시드니 한인을 대변한다는 한인회에서 새 정부 인수위원회 등 고국의 대 정부기관에 투고행위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두 사람의 기 싸움 속에 벌어진 일임에도 우리 교민들을 등에 업고 마치 교민을 위한 정당한 행위로 자처하는 모습은 실망스럽다.

물론 한인회장과 공관장의 그동안의 노고는 높이 평가하고 싶다. 한인회는 한인회대로 각종 행사를 비롯하여 교민봉사에도 많은 일을 해왔음을 고맙게 여긴다. 또한 총영사관이 그동안 영사업무를 통해 좋은 업적과 성과를 거둔 것에 경의를 표한다. 영사관이 문화원을 통하여 한국문화와 한식 홍보활동과 대 호주와의 교역확대모색 등 교민 민원창구를 개선하고 최근에는 민원담당 직원들의 서비스교육을 실시했다는 보도는 교민들에게도 직접 와 닿는 부분이어서 더욱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이제 이러한 두 기관과 단체의 노고가 더욱 빛나기를 바라며 두 사람의 남은 임기에서 ‘유종(有終)의 미(美)’를 거두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한두 가지 조언을 하고자 한다. 우선 ‘소통과 화합’이라는 소명을 몸소 실천하는 모습을 교민들에게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어제 일은 이미지나간 과거로 어쩔 수 없지만 현재와 미래는 두 사람의 노력 여하에 따라 새로운 아름다운 면을 창출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해본다.
이러한 모습이야 말로 두 사람이 내세우는 ‘교민들을 위한’ 일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참 모습이 될 것이며 교민들은 그 모습을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