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석 / (재미)시민참여센터 상임이사 ]

▲ 김동석 상임이사

이번 주엔 ‘시론’을 쓸 소재가 넘쳐난다. 어느 것을 어떻게 써야 할까? 궁리하느라 2시간을 허비했으니…. 큰 것부터는 프랭크 로텐버그 연방 상원의원의 사망으로 미정치권의 변동을 예상하는 내 생각을 쓰고 싶었다.
특히 주류 언론에선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주지사가 10월 보궐선거까지 로텐버그 상원의원을 대행할 신임 연방 상원의원으로 한국계인 케빈 오툴 뉴저지 주 상원의원을 지명할 가능성도 있다는 보도가 필자를 흥분케 하기도 했다.

최준희·윤여태 후보

크리스티 주지사는 8월에 예비 선거를, 10월에 본 선거를 통해서 공석이 된 연방 상원의원을 뽑겠다고 했다. 후임을 지명하고 선거일을 정하는 문제는 100% 주지사의 권한이다.
공화당계는 은근히 후임을 지명하고 선거일을 질질 끌기를 바랐지만 크리스티 주지사는 오히려 민주당 쪽이 기대한 즉각적인 보궐선거를 결정했다. 주지사의 공정하고 중도적인 결정이 그의 지지율의 상승으로 나타났다.

뉴저지 연방 상원의원 선거는 민주당의 몫인데 하원의 가장 고참인 6지역구의 프랭크 펠론 연방 하원의원이 가장 많은 선거자금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프랭크 펠론의 하원의원 자리를 오랫동안 노리고 준비를 해오고 있는 한인 전직 에디슨시장인 ‘최준희(미국명 JUN CHOI)’를 흥분케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한편, 뉴저지 주 정치1번지의 최대 권력인 저지시티 시의원에 도전한 윤여태(미국명 마이클 윤) 후보의 결선투표일이 코앞(11일 화요일)이다. 한인들이 좀 지원하면 당선이 되는 선거이기 때문에…, 다 이긴 것 한인이 지켜야만 하는 선거이다.

뉴저지 주 정가는 정말로 이번 주말이 중요한 정치 아젠다의 중첩이다.
연방 상원의원의 자리가 공석이 되면 그로부터 200여개의 선출직이 자리이동을 한다고 하는데, 뉴저지 주에서 가장 빠르게 정치력이 신장되고 있는 한인사회는 이번 기회를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될 때다.

11일 화요일 윤여태 선거를 가리켜서 그 지역 매체는 “무소속의 시민대표인 윤여태 후보가 저시시티의 정치역사를 바꾸고 새 역사를 쓰려고 한다.”고 보도 하고 있다. 화요일 그의 캠프에서 빅토리파티의 감동을 기대하는 주말이다.

오바마의 외교·안보팀

이어서 백악관이 ‘미국의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수전 라이스 유엔대사를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임명을 했고 유엔대사의 후임엔 그 보다 더 강경론자로 알려진 사만타 파워를 임명했다.
지난 6일자 목요일 뉴욕타임스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수전 라이스, 사만타 파워 와 함께 어깨동무 팔짱을 끼고 백악관 프레스룸으로 들어가는 뒷모습이 대문짝만 크기로 실렸다.
비로소 오바마의 안보팀이 완벽하게 꾸려졌다. 외교·안보팀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순서로 나열하자면, ①탐 도닐런 퇴임하는 국가안보보좌관 ②수전 라이스 신임 국가안보 보좌관 ③사만타 파워 신임 유엔대사 ④벤자민 로드 국가안보 부보좌관 ⑤존 브레넌 중앙정보국장 ⑥존 케리 국무장관, ⑦척 헤이글 국방장관…이러한 순서다.

▲ 5일 오바마 대통령이 주유엔대사로 임명한 (왼쪽부터)사만다 파워, 수전 라이스 새 국가안보보좌관과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백악관 프레스 룸으로 들어가고 있다. 맨 오른쪽은 톰 도닐런 전 국가안보보좌관. ⓒ사진=뉴욕일보

오바마 대통령은 2007년, 2008년 선거기간 동안 외교와 안보에 관해선 두 여인(수전 라이스, 사만타 파워)으로부터 공부를 했다.
특히 사만타 파워의 역저 'A Problem From Hell'은 오바마에게 세계 인권에 관해서 충격적인 각성을 하게끔 한 책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외교의 어떠한 아젠다도 인권을 앞서는 것은 없다’란 철저한 의지가 두 여인의 공통점이다.
대통령과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서로 허리를 감싸고 백악관 브리핑 룸으로 들어가는 뒷모습(뉴욕타임즈 6월6일자 16면)이 이러한 내용을 웅변하고 있다.

수전 라이스 신임 국가안보 보좌관은 클린턴 행정부 때에 국무장관을 지낸 매들린 울브라이트가 가장 아끼고 신임하는 장관의 보좌관이었다.
그녀의 소신 있는 총명함에 반한 울브라이트 장관은 그녀가 갓 30을 넘긴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국무부 아프리카담당 차관으로 임명을 한 사건은 워싱턴 외교가에선 아직도 이야기 거리로 내려오고 있다.

클린턴이 그녀의 능력을 지켜보고서 백악관으로 끌어들였다.
그녀가 클린턴 대통령 밑에서 아프리카담당 보좌관으로 있을 때에, 21세기 인류역사의 가장 참혹한 인종대학살 사건으로 기록되는 ‘르완다의 대학살’이 발생했다.
국제사회가 자국의 이해관계에 얽혀서 100만이 넘는 사람들이 영문도 모르고 비참하게 죽어가는 것을 보고 그냥 침묵해야 했다. [클린턴 대통령의 가장 고통스런 ‘길티 휠링(죄책감)’이 르완다의 인종 학살 사건이라고 한다] 수전 라이스 신임 국가안보보좌관은 “숨 쉬는 동안에 한명의 인권도 모르고 지나쳐서는 안 된다”고 되뇐다고 할 정도다.

미국의 대북한정책과 인권

수전 라이스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려면 “인권문제에 있어서는 나 이상의 강경론자는 없다”는 그녀 자신의 말을 생각해보면 된다.
그런데 수전 라이스의 뒤를 이어서 유엔대사로 임명된 사만다 파워는 오히려 라이스보다 한 발 더 나간다.
그녀는 백악관의 안보보좌관으로 있으면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General Secretary)이 세계 인권문제에 너무 미온적인 대응을 한다."며 “반기문 총장은 General(장군)은 아니고 비서(Secretary)”란 발언을 해서 화젯거리가 되기도 했다.

필자는 사만다 파워를 오바마 선거캠프에서 한두 번 만난 적이 있다. 2008년 9월 한반도정책에 관해 존 맥케인, 오바마 양 진영의 외교전문가를 초청했을 때에 접촉한 적이 있다.
당시 그는 자신은 외교정책 전문가라기보다는 인권문제 전문가라고 사양을 한 적이 있었다.

사만다 파워는 거침없는 소신파다.
2008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뽑는 예비선거전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괴물 같은 사람”이라고 발언했다가 곤욕을 치루기도 했을 정도다.
오바마 제2기의 외교·안보 정책에서 두 여인을 생각하면 외교와 대화를 강조하는 존 케리 국무장관과의 불협화음이 눈에 선하게 보인다.

오바마 외교·안보의 핵심인 두 여인의 전면 등장을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가 이례적으로 쓰고 있다.
오바마 2기에서 북한문제의 중심은 ‘인권’이다. 아마추어인 필자의 눈에도 아주 선명하게 보일정도다.

인권 챔피언-마이크 혼다

주말 또 한 가지는 일본군위안부결의안의 챔피언, 일본계 3세인의 마이크 혼다 연방하원의원이 7일 뉴저지 팰리세이즈파크의 위안부 기림비를 방문했다.
팰팍의 기림비는 역사적인 조형물이다. 세계 역사상 최초의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다.
2010년 한인 풀뿌리정치력신장 운동 단체인 ‘시민참여센터’가 지역의 시민들을 교육·홍보하고, 건립을 요구하는 서명을 받아서 시민의 뜻으로 정치인을 움직여서 건립한 기림비다.

2007년 연방하원에서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만 3년 만에 기림비를 세웠다.
당시 기림비 건립 추진 소식을 접한 마이크 혼다 의원은 “결의안 통과의 쾌거를 이어가는 한인들의 인권승리”라고 전해 왔었다.
바로 그 마이크 혼다 의원을 시민참여센터가 팰팍의 기림비로 초청한 것이 다.

일본의 권력이 역사의 진실을 부인하고 부정하고 회피하고 억지를 부리고…, 그러한 행태에 가장 강력한 쐐기는 미국으로부터의 메시지다.
일본을 진실의 역사로 이끌 가장 강력한 힘의 정치인이 마이크 혼다 의원이다.
전쟁으로 인하여 갓난아기 때부터 철저하게 평화주의자로 성장한 마이크 혼다 의원은 한인들에게는 물론이고 미국정치권, 그리고 전 세계 인권문제의 중심인물이다. 바로 그가 팰팍의 위안부 기림비를 방문하여 한인들의 수준 높은 인권의식을 만났다.

주말의 뉴스에 대해서 그 뉴스의 행간을 보지 않고서는 그것이 왜 한인들에게 특종거리인지 알 방도가 없다. 평소의 참여는 일상을 흥미롭게 만든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