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최근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다문화가족정책위원회를 개최하여 ‘다문화가족정책 개선방안’을 확정했다.

이 개선방안의 핵심은 ‘다문화가족정책위원회’와 ‘외국인정책위원회’를 합동 운영하여 다문화·외국인 정책 간 연계를 강화하고, 법무부·여성가족부·안전행정부가 가진 결혼이민자 정보를 공유하여 정책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이는 정부의 다문화정책에 대한 중복사업과 업무의 비효율화 그리고 예산낭비를 지적하는 목소리를 수용해 이를 조정하고, 효율적인 다문화가족정책 추진방안을 마련했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총리의 지시에 따라 이뤄진 여성가족부를 중심으로 한 다문화정책 전반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관계부처 다문화정책 T/F를 구성했다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 하는바가 크다.

정부의 창조경제를 뒷받침하고 글로벌 한민족공동체 구현을 위해서는 700만 재외동포의 역할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러나 재외동포에 대한 정부와 국회, 국민의 인식은 겉으로 드러나는 경우와 너무도 다르며, 가시적인 목표도 나오지 않는 실정이다.

글로벌시대에 맞춰 개방성과 다양성을 내세워 다문화가족의 국내정착 및 국민대통합을 위해 펼치는 다문화정책과 재외동포의 민족적 유대감을 강화하고 거주국에서의 모범적 구성원이 되도록 하는 재외동포정책을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재외동포의 중요성을 상기할 때 재외동포와 연관되고 비교대상이 되는 다문화정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문화가족 83만 명(결혼이민자 및 인지․귀화자는 28만 명, 2013년 기준)에 대한 여성가족부 올해 예산은 652억 원이며,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 158만 명에 대한 정부 각 부처와 지자체 예산을 포함하면 3천억 원 이상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700만 명 이르는 재외동포에 대한 지원업무를 처리하는 재외동포재단의 올해 예산이 467억 원에 불과한 것을 볼 때, 정부와 국회 국민의 재외동포에 대한 낮은 인식 수준을 방증한다는 측면에서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또 재외동포관련 업무의 일원화와 정책의 효율적 집행을 위해서는 재외동포관련 부처의 협력과 지원이 이뤄져야 하나, 일 년에 한두 번 열리는 국무총리실 재외동포정책위원회 모임만으로는 효과적인 재외동포정책 집행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음도 안타깝다.

오래전부터 각 부처에 산재해 있는 재외동포관련 업무를 재외동포재단을 중심으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있었음에도 아직까지 T/F 조차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정부의 재외동포정책 이정표를 말해준다고 할 수 있다.

정부가 내세우는 ‘재외동포는 우리국력의 외연이자 소중한 자산’이라는 측면에서 보더라도 다문화정책 못지않게 중요한 정책이 바로 재외동포정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정부의 재외동포정책 전반에 대한 인식과 패러다임의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윗 글은 월간 'OKTimes' 2014년 1월호 권두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