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 김기정 기자

▲ 매일경제 김기정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복심’으로 주목을 받은 마크 리퍼트 신임 주한 미국대사가 지난달 30일 한국에 부임했다.

그가 당초 한국에 도착하려던 날은 지난달 29일이었다. 갑자기 하루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주한 미국대사관은 “예상치 못한 비행 스케줄 지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메리칸항공(AA) 관계자는 “대사가 애완견 기내 탑승을 요구했지만 규정상 들어줄 수 없었다”고 다른 이유를 들었다.

주한 미국대사가 왜 미국 국적기인 AA를 타지 않고 관례를 벗어나 대한항공을 이용했으며, 애초 출발 공항인 댈러스 포트워스가 아닌 로스앤젤레스로 이동해 하루 뒤 한국에 들어왔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주한 미국대사를 보는 한국민 눈높이에 맞춰 미국대사관 역할과 기능도 과거와 달라져야 한다. 의전이 걸린 미국대사 부임 일정과 관련한 설명을 하지 않아 불필요한 오해를 낳는 것은 건강한 한·미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한·미는 중국이 반대하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한국 배치 등 민감한 문제를 놓고 머리를 맞대야 할 상황이다. 리퍼트 대사는 중국의 부상에 대항하기 위한 오바마 정부의 핵심 외교 전략인 ‘아시아 중심축 이동’ 입안에 깊이 관여한 인물이다. 그래서 기대와 동시에 염려가 교차한다.

우선, 한국계였던 전임 성 김 대사나 평화봉사단으로 오랜 기간 한국에서 활동하다 대사로 부임한 전전임 캐슬린 스티븐슨 대사와 다르게 리퍼트 대사는 한국 경험이 없다.

그는 1973년생으로 전임 대사들에 비해 어리고 직업 외교관이 아닌 정치인 출신이라 앞으로 어떻게 한국인들과 스킨십을 가져갈지도 관심사다. 결국 신임 대사를 보좌하는 주한 미국대사관 역할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또 하나. 한국을 방문하는 미국 외교안보 관계자들이 한·일 관계를 평소 습관대로 “일·한 관계”라고 말하고 다니는 것도 주한 미국대사관이 나서 서둘러 고쳐야 할 사안이다. 한국민 정서를 고려해서도 그렇고 무엇보다 한·미·일 협력을 이뤄내야 하는 리퍼트 대사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