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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청년이 일본서 조사한 『일본 속의 한류문화와 재일동포론』
이수경  |  oktime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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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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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경 / 일본 도쿄가쿠게이대 교수]

   

▲ 이수경 도쿄가쿠게이대 교수

을미년 새해 아침, 독일의 자매대학인 트리어(Trier, 독일 서부의 고도, 칼 맑스의 고향)대학교 미디어 문화 전문가인 고스만 히라리아 교수로부터 제자 마누엘 사도프스키(Manuel Sadowski)가 최고의 성적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하여 취업을 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 논문은 마누엘이 일본 유학을 통해 조사한 통계 등을 바탕으로 적은 『일본 속의 한류문화가 재일동포에게 미친 영향』에 대한 내용이었기에 반가워서 소개하려고 한다.

필자가 2010년 케임브리지대학에 있을 때 트리어대학 재학생인 마누엘이 꼭 필자의 세미나에서 연구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고 그가 일본유학을 오게 되면서 사제지간이 되었다. 2004년에 『한류문화가 일본 사회에 미친 영향』에 대해 발표한 필자의 논문을 고스만 교수가 수업교재로 채택하여 사용한 것을 듣고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고스만 교수와 필자를 이어준 가교도 마누엘이었다.

일본에 유학 온 마누엘은 제자라서가 아니라 서양인으로 태어나고 컸으면서도 완벽한 일본어 발음을 구사할 뿐 아니라 정중한 경칭 사용과 겸손한 태도로 학교 및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연구에 있어서도 재일동포들의 의식문제와 한류문화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같은 세미나의 동기인 이시다 마코(石田眞子)와 함께 조사활동을 하였고, 관서지방의 동포거주지나 도쿄 주변의 동포들을 직접 찾아가서 설문조사를 하는 등, 발로 뛰며 독자적 통계를 뽑아 일본의 한류 분석에 임했다. 정직하고 성실한 태도로 논문을 적은 그들 중에 이시다는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생 대표를 맡으며 졸업과 동시에 도쿄에 취직을 하였고, 마누엘은 독일 귀국 후 높은 평가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벨지움의 유명 기업 인턴을 거쳐 1월 5일부터 룩셈부르크의 기업에 첫 출근을 한다.

그가 조사한 일본의 한류문화 및 재일동포에 관한 논문의 내용 요지를 독일어에서 일본어로 번역한 것을 우리말로 소개를 해둔다.

한류가 재일 코리안 사회에 미치는 영향

이 논문은 일본의 한류 열풍이 재일코리안 사회에 주는 영향에 대해서 고찰한 것이다. 한류는 한국이 발신하고 있는 문화적 재산이고, 1990년대부터 아시아 각국에 전파되어 최근엔 세계 각국에 보급되고 있다. 2002년에 개최한 한일월드컵 이후 급속히 인기를 모으며 한국 드라마의 명작 「겨울연가」 등 드라마가 일본사회, 특히 중년층 이상의 여성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그 영향은 일본인 뿐 만 아니라 일본에서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재일코리안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그들에게 한류문화가 구체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가에 대해서 논고하려는 게 본 논문의 목적이다.

1. 재일코리안의 100년간의 역사를 개괄하며 제2차 세계대전까지 계속된 일본에 의한 식민지 지배에 대해서 논하고, 전쟁후의 재일코리안 상황을 고찰한 뒤, 현재에 이르기까지 사라지지 않는 재일코리안에 대한 차별문제 사례에 대해서도 고찰한다.

2. 2002년부터 한국 드라마나 영화 등 한국 미디어 콘텐츠가 일본에서 열풍을 일으키며 사회현상까지 나타나게 된 경과, 현재 상황을 분석해 세계 속의 한류 인기 현상에 대해서도 고찰한다.

3. 한류 열풍과 더불어 발생한 일본 내에서의 한류 인기를 맹렬하게 반대하는 움직임 등에 대해서 생각한다. 그 중에서 2005년부터 야마노 샤린(山野車輪)에 의해 집필된 「만화 혐한류(マンガ嫌韓流)」와 「재일 특권을 용서하지 않는 시민의 모임(在日特權許さない市民の會)」의 움직임과 한류 인기와의 관련성에 대하여 고찰한다.

   
▲ 마누엘 사도프스키(Manuel Sadowski) 씨.
본론에서는 일본의 한류 인기가 재일코리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상세히 연구하여 논하기 위해 2014년 4월에 도쿄가쿠게이대학교 교육학부 인권교육수업에서 실시한 184명의 일본인 학생(주로 1학년 대상)대상의 설문조사와, 2014년 4월~6월에 도쿄 조선대학교에서 119명의 재일코리안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분석하여 의식을 비교했다. 비록 한정된 대상의 조사였지만 하나의 고찰 사례로서 의미 있는 조사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일본인 학생 측의 견해부터 시작해 한류 인기를 통한 재일코리안 사회에의 이해도의 깊이, 한일 및 조일 관계가 개선되었는지 아닌지를 묻고 있다. 또 한류 인기에 의해 재일코리안의 생활환경이 어떻게 변화했다고 생각하는지, 일본의 한류 인기가 무엇을 가져왔는지, 현재 시점에서 보면 이미 끝났다고 생각하는지 어떤지 등, 다양한 질문을 통하여 의식을 자세히 밝히려 했다.

그 뒤, 위와 거의 유사한 질문에 대하여 재일코리안 학생 측의 견해를 구했고, 각자 관점의 차이에 대해서 숙려함과 동시에 한류 문화를 즐기는 것이 재일코리안의 아이덴티티에 미친 변화에 대한 고찰을 하였다.

마지막에 한류 인기가 재일코리안에 미친 다양한 영향을 분석하여 보다 정확한 결과를 결론짓고 있다.
이렇게 일본의 한류 인기가 재일코리안 사회에 미친 영향에 대한 상세한 연구를 통해서 여러가지 사실이 확인되었다.
우선 재일코리안이 받는 영향이나 한류 인기에의 관심도는 세대에 따라서 다르고, 크게는 재일코리안 1, 2세와 젊은 세대인 3, 4세로 분류할 수 있다.

1, 2세의 경우에는 많은 재일코리안이 K-pop보다는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고, 한국 미디어 콘텐츠를 수용하는데 있어서 사극 드라마나 다큐멘터리에 흥미를 가지고 있으며, 도쿄의 최대 코리안타운인 신오오쿠보에 대한 관심이 희박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 지금까지 몇십년이나 조총련을 지지하고 북조선만을 응원해 온 재일코리안 속에는 한류 인기를 즐기면서 처음으로 한국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사람도 있었다. 그 외에 한류 문화를 즐기는 것은 일본인 측에서 더 받아들이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는 재일코리안도 있었다. 그와 동시에 한류 인기에 의해 재일코리안 측의 일본인에 대한 의식도 변화하여 보다 긍정적으로 되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일본인의 관심이 한국이나 한류만에 한정되어 있고, 재일코리안과의 접촉에 대해서는 일본인 측에서 무관심인 것을 느끼는 재일코리안도 적지 않았다.

3세 4세의 젊은 세대의 경우에는 1세 2세 세대에 비해서는 많은 재일코리안이 K-pop을 즐겨 듣거나 한국 드라마 중에서도 멜로드라마를 즐기는 경향이 있다고 볼 수 있었다. 한류를 즐기는 일본인과 같이 한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한 젊은 세대의 재일코리안이 많았다. 또, 조총련계 민족학교인 조선학교 및 조선대학교를 졸업한 재일코리안은 어릴 때부터 한국어에 익숙해 조선 문화를 내면화 하고 있기에 그들은 한류의 최신뉴스를 일본어로 번역하면서 한층 빨리 일본의 한류팬들에게 정보를 전하려 하는 메신저 역할도 하여 한국과 일본을 잇는 소중한 가교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게다가 재일코리안이 한류를 수용하면서 받는 민족적 아이덴티티에의 영향은 전반적으로 적은 편이긴 하나 변화를 주면 대체적으로 변화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기존에 사용했던 통명(편리상 일본사회에서의 통하는 이름)을 버리고 본명을 사용하게 되었다는 사실과, 한국어를 진지하게 배우기 시작하여 자신의 문화적 뿌리에 접근하려 하는 것이 그를 입증하는 것이다.

그 외, 한류가 미친 영향에 대해서 많은 재일코리안이 ‘모르겠다’‘특별히 없다’라고 생각한 것에 비하면, 적지 않은 일본인 학생들이 ‘한국문화나 언어에의 관심을 환기시켰다’‘한국 문화나 언어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라고 생각한다는 것이었다. 또 한류 인기가 끝났는지 아닌지에 대해서 재일코리안의 대다수는 ‘존속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한편, 일본인 학생 측은 반반의 의견이었다. 일본인 측 조사에 대해서는 설문 조사에 응한 상대가 1학년생들에 국한되었기에 대표적인 결과라고는 결코 볼 수 없으나 2014년 7월에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KOFICE)에서 발표한 ‘한류 인기의 존속/종언’에 대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그들이 일본사회전체의 반응을 반영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재일코리안의 문화적 교류나 생활 환경개선에 있어서의 영향에 관해서 한류 인기가 재일코리안의 커뮤니티 내(뉴커머 포함)에서 교류를 넓혀가며 일본인과 한국의 한국인을 보다 강하게 이어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본 국내 상황을 보면 재일코리안과 일본인의 상생에 있어서는 본론에서 분석한 바와 같이 지금도 몇 가지 차별문제가 미해결로 남아 있고, 일본인 측의 흥미는 한류 문화에 그치고 있다고 비판하는 재일코리안도 있기 때문에 한류가 일본과 한국간을 잇는 정도만큼 국내 한일/조일 사이를 이어주고 있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하지만 앞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조총련계 학교의 배경을 가진 재일코리안이 메신저 역할도 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점차 진척을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한류 인기가 재일코리안에 미치는 영향은 세대에 따라서 다르다는 사실과, 민족의 정체성에 좋은 변화를 주고 있고, 한국 문화의 접촉이나 언어 습득의 증가에도 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재일 코리안의 커뮤니티 내에서의 상생 의식도 개선되어 지고 있고, 일본 국내의 교류 면에서는 일부 일본인과 재일코리안의 결속을 강화시켜주고 있는 가교역할도 하고 있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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