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교육제도 개혁 민족언어문자로 교수
중국조선민족의 최고학부 연변대학 창설

‘8.15’해방은 연변조선민족이 일제에 빼앗겼던 우리말과 글로 교육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전망을 열어주었다. 예로부터 우리민족은 자식공부를 위해서는 소를 팔아서라도 뒷바라지를 해준다고 했다.

일제에 글과 말을 빼앗기고 황민교육을 받아야만 했을 때, 민족의 지성인들은 얼마나 가슴 치며 통탄했던가. 그러나 8.15 해방을 통해 우리는 우리글과 말을 되찾게 되었다. 민족의 지성인들은 우리글과 말을 가르치기 위해 손을 쓰기 시작했다. 그들의 노력과 알선으로 선생들을 모셔오고 학교를 마련하여 소학교, 중학교를 건립했다. 이런 행동은 타성적이며 자발적으로 교육을 중시하는 우리 민족의 전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1946년 9월, 동북행정위원회에서는 “학교교육을 개혁하고 동학운동의 전개에 관한 지시”에 따른 동북해방구 교육 사업은 “일제강점기의 노예교육과 장개석의 봉건적, 파쇼적 교육의 영향을 숙청, 민족적이고 민주적이며 대중적이고 과학적인 신민주주의교육을 확립해 신민주주의 정치적 투쟁을 도움으로써 동북인민들의 평화민주건설을 위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동북지역에서의 우리민족 교육사업의 방향을 명시했다.

그 후 동북정무위원회에서는 건국전야에 이르기까지 4차에 걸쳐 동북해방구 교육 사업 회의를 소집했고 ‘사립학교 잠정방법’, ‘중등교육에 대한 지시’ 등 문건을 발부했다. 하여 우리 민족의 교육 사업은 커다란 발전을 가져왔다.

민족 언어와 글로 강의하는 제도 확립

1945년 9월, 최문호, 김유훈 등이 핵심으로 된 ‘교육동맹’이 연길에서 결성되었다. 이들은 일제강점기에 학교를 인수해 원래의 교원들과 새로운 지식인들을 초빙해 ‘연길시사범학교’, ‘연길중학교’, ‘공업학교’, ‘광성중학교’, ‘고려여자중학교’와 소학교를 운영했다.

용정에서는 장남섭, 주채와, 림룡호 등이 또 하나의 ‘교육동맹’을 결성했다. ‘동흥중학교’, ‘대성중학교’, ‘영신중학교’, ‘은진중학교’, ‘근화여자중학교’, ‘명신여자중학교’ 등 중학교 및 소학교를 운영했다.

그리고 도문에서는 심인갑, 강상락 등 지식인들이 ‘교육조사회’를 구성했다. 이들은 괴뢰만주시기의 학교를 인수해 중, 소학교를 운영했다.

또 조양천에서도 민주대동맹이 주최하는 ‘교육후원회’가 결성되어 중, 소학교가 운영되었다.

해방전쟁시기의 해방구교육은 신민주주의 교육으로서 신민주주의 정치와 경제를 가르쳤으며 해방전쟁과 해방구경제건설이 필요로 하는 혁명 간부를 양성하고 인민군중의 계급각성과 문화수준을 높이는 것을 자체의 과업으로 정했다.

이 과업을 실현하기 위해 “간부교육은 군중교육보다 더 중요하며 성인교육은 아동교육보다 더 중요하다”, “중등교육에서 사범교육은 1위, 직업교육을 2위로, 보통 중학교 교육을 다음 순서로 해야 한다”는 학교운영방침을 제시해 여러 가지 간부학교와 단기강습반들이 운영됐다. 이것은 해방전쟁, 토지개혁, 정권건설에 급히 필요로 한 간부를 많이 양성하기 위하여 실시된 정책이었다.

해방전쟁시기에 인력과 자원력의 제한으로 정부에서는 많은 학교들을 건설하고 운영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인민들을 동원해 자체적으로 학교를 운영하며 정부에서 방조하는 원칙”을 제창했다. 이것은 학교교육을 크게 발전시키는 올바른 시책(施策)이었다. 그리고 해방전쟁과 토지개혁의 실질적 수요에 적응하기 위해 학제(學制), 과정 및 운영방법은 여러 가지 형식이었다.

해방이후 우리민족은 우리말과 글을 사용하고 발전시킬 자유과 권리를 가지게 되었으며 이에 따라 연변에서는 민족의 말과 글로 강의하는 제도까지 확립하게 되었다. 이제도는 민족의 말과 글을 사용함으로써 평등을 제창하는 공산당의 정책이 학교교육에서 시행돼 민족문화교육의 빠른 발전을 위해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1945년 11월 1일, 간도임시정부에서는 일제강점기의 간도사범학교를 인수하고 개조(改造)하여 연길사범학교로 설립했다. 1946년 8월 26일, 길림성정부의 결정에 따라 사범학교는 길림성민주학원 교육학부로 귀속됐다가 1948년 3월, 급속히 발전하는 학교교육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연변고급사범학교’로 되었다. 여기는 중학교 교원을 양성하는 고급사범학급이 개설되어 있었다. 이 학교에서는 중화인민공화국 창립 전까지 모두 1,230명(중학교 교원 330여 명, 소학교 교원 900여 명)에 달하는 교원을 양성해냈다.

낡은 교육사상을 개조

학교의 학생들의 신분도 큰 변화가 생겼다. 80%이상의 학생이 근로자, 농민 가정 출신이었다. 당시 사범학교 학생과 농민간부반의 학생은 국비로 공부할 수 있었기 때문에 빈부의 차이에 의하여 이루어진 교육 불평등의 역사는 끝났다.

반면, 지식인들에게 존재하는 노예사상, 봉건사상, 전통적 관념은 신민주주의 교육의 발전을 심각하게 저애하고 있었다. 때문에 정부에서는 그들의 낡은 교육사상을 개조하고 노농병(노동자, 농민, 병사)과 결합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었다. 한편 학생들에게도 정치사상 교육을 적극적으로 실행했다.

1946년 7월부터 1947년 7월까지 연변지역에서는 ‘중학교 지도일군’과 ‘우수교원 강습반’을 설치하고 ‘신민주주의 이론’, ‘형세와 임무’, ‘중국근대사’, ‘중국공산당과 중국혁명’, ‘중국공산당의 민족정책’, ‘노해방구교육’, ‘학교 교육을 개선하고 동학운동 전개에 관한 동북행정위원회의 지시’ 등 모택동 저작(著作)과 교육문건을 학습하면서 사상개조운동을 진행했다. 이번 운동으로 교원들은 정치인식을 통일하고 토지개혁을 옹호하며 ‘노농병’과 함께 ‘노농병’을 위한 사상과 관점을 수립하게 되었다.

1946년 9월, 중·소학교 교과서를 편찬하고 심사하는 연변교육연구회가 결성되었다. 10월 13일에는 연길시 문학단체 대표 40여 명이 모여 ‘연길한글연구회’를 설립했다. 11월 26일에는 ‘연길조선문교재편집위원회’가 구성되었는데 리호원 씨가 총괄 주임으로, 림민호 씨가 부주임으로 당선되었다.

1947년 3월, ‘연변교육출판사’가 설립되어 조선말로 된 우리 교재를 정식 출판할 수 있게 되었다.

해방초기 교과서들은 각 학교마다 자체로 편찬했기 때문에 각양각생이어서 통일된 것이 없었다. 그러다가 토지개혁과 계급투쟁을 반영한 글들이 많이 실린 교과서가 출판되자 각 학교에서는 그것을 통일적인 교과서로 사용하였으며 조선의 박상중이 쓴 초급중학교용 ‘조선어문법’을 보충교재로 정했다.

1948년 3월에는 소학교의 한글, 상식, 산수, 자연 등 교과서와 중학교의 한글교과서가 출판되었다. 이해에 50만 권의 교과서를 출판하여 남만을 제외한 전 동북 조선족 중, 소학교에 공급하게 된다.

1948년 6월 12일, 길림성교육청에서는 학교교육에서 문화지식 과목을 위주로 가르쳐야 한다는 방침을 제시하였다.

고급인재 양성을 위해
 

연변에 공립중학교가 9개, 민영중학교가 19개(그중 고중학급을 설립한 학교가 3개, 고중을 증설한 학교가 2개)가 있었는데 교원은 409명, 학생은 1만813명이나 되었다.

학생들의 사상의식은 뚜렷하게 높았으나 문화지식수준은 매우 낮았다. 하여 학생들에 대한 정치사상교육을 강화하면서 문화지식 전수를 위주로 하여야 한다는 새로운 과업을 제기됐다.

동북지역의 일반중학교에서는 문화지식과목 90%, 정치과목 10%, 사범학교는 문화지식과목 70~75%, 정치과목 10%, 실무과목 15~20%로 전수하도록 했다. 학과목의 성격과 목적에 대해 처음으로 통일적인 요구를 제기한 것이었다.

그리고 조선족 중학생들에게 진학의 길을 열어주는 것이 또 하나의 주요한 문제로 제기되었다. 1948년 3월의 통계에 따르면 연변지역의 소학생수는 모두 18만7236명이었고 졸업생은 3,638명이었으며 이듬해에는 졸업생이 5,645명으로 늘어나게 될 전망이었다. 그러나 연변지역에서는 고등학생 400명 정도만 모집했다. 이러한 형편에서 1950년 3월, 용정에 연변고급중학교를 설립하고 각 현 중학교의 고중학급을 연변고급중학교에 귀속시켰다.

연변지역의 749개 농촌마을에 13만700여호 농가가 있었는데 각 마을에 중학생이 평균 15명이 있었다. 이것은 12호마다 중학생이 1명씩 있는 셈이다. 연변지역 80만 인구 중에서 학생이 1.4%를 차지했다. 일제강점기에 비하면 학교는 150개, 학급은 660개, 학생은 1만500명, 교원과 직원은 761명이 더 늘어났다. 길림성에 중학교가 모두 41개가 있었는데 그 중에서 연변지역만 26개나 있었다.

해방을 맞이한 우리민족 앞에는 정치, 경제, 문화, 교육 등 여러 부문의 발전에 필요로 한 전문 인재, 고급 인재들을 양성하여야 할 역사적 과업이 나타났다.

1945년 9월, 용정에 용정의과대학이 설립되었고 1945년 말에는 길동군정대학(吉東軍政大學)이 설립되었으며, 1946년 9월에는 연길에 길림성립민주학원, 1948년 4월에는 연변정치간부학교, 1949년 3월 20일에는 연길에는 첫 소수민족대학인 연변대학이 설립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