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시 모드갈/ 노벨리스 아시아 사장

한국과 인도는 역사적으로 훌륭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 바탕에는 포용적이고 관용적인 세계관, 즉 차이보다는 인류 보편성에 무게를 두는 유사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양국 모두 수세기에 걸쳐 외세 침입을 경험했고 식민 지배를 받기도 했다. 불교 전래와 함께 2000년 전 인도 공주가 가야국 시조 김수로왕과 결혼했다는 설화는 한·인도의 친선 기조에 보탬이 됐다.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양국 관계는 비즈니스를 통해 더욱 성장할 것이다. 삼성, LG, 현대는 인도에서 누구나 아는 이름으로, 각 제품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협력사들로 구성된 산업 생태계는 인도 내에서 한국 위상을 공고히 해주고 있다.

인도 시장은 또다시 고성장 단계로 진입하고 있어,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한 한국 기업들은 생산 능력 확대에 매진할 것이다. 나아가 이들 기업은 현대가 추진한 바와 같이 인도아대륙을 넘어 주변 지역까지 포괄하는 생산 기지로서 인도를 보고 있다. 인도 정부의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은 12억5000만 인구를 위한 생산 기지로서, 또한 수출기지로서 인도 진출을 장려하고 있다.

한국의 방위산업과 인프라산업은 인도 진출에 유리한 분야다. 인도는 세계 1위의 군사장비 수입국이며, 한국은 이 중 전자부품과 조선 분야의 강국이다. 인도의 인프라는 저개발 상태로 한국 건설업체들에는 상당한 기회의 땅이다. 이 분야의 한국 협력업체들 또한 인도 비즈니스 확대로 이득을 보게 될 것이다.

한국이 외국인 투자에 대해 적극적이라는 점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인도의 제조업이 한국에서 새롭게 선보일 수 있는 분야는 많지 않아 보인다. 서비스업의 경우, 한국에서 인도 IT기업들이 성장하는 데 저해 요인이었던 언어 장벽이 가장 큰 극복 과제다.

개인적으로 양국 간 비즈니스는 인도 내 한국 기업의 진출 확대를 통해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입지 확대로 인한 뜻밖의 성과라면, 한국 관리자들이 상대적으로 체계화되지 못한 인도 방식을 경험하고 배우는 학습 효과가 아닐까. 혼란이 주는 부작용도 있지만 동시에 창의성과 혁신을 촉진하기도 한다. 이런 창의성과 혁신이 다시 한국으로 유입되어 한국이 열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창조경제 건설에 보탬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