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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교민청(僑民廳)’ 아니라 ‘재외동포청(同胞廳)'이 옳다
뉴욕일보  |  admin@ok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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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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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계, 특히 민주당이 급작스레 재외국민, 재외동포에 대한 정책을 선회하여 참정권 허용 범위를 영주권자까지 확대하더니 ‘재외동포청’ 설립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반가운 일이다.

지난 해 정기국회에서 공직선거법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아 재외국민들이 투표권을 갖지 못한 것은 투표권 부여 범위를 둘러싸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이견을 보였기 때문이다.[뉴욕일보 2008년 11월28일자 사설 ‘국회의원, 뭐하는 사람들인가-여야는 재외국민 투표권 연내 처리하라’ 참조] 한나라당은 영주권자들에게도 투표권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민주당은 영주권자는 빼고 유학생, 해외 출장자, 주재원 등 일시 체류자에게만 허용하자고 맞섰다. 이 같은 주장의 근저는 해외에 오래 거주한 영주권자들은 보수적 경향이 짙어 한나라 편이 많다는 생각이었다. 보수성향의 한나라당은 영주권자에게 투표권을 주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하고, 반대로 진보성향의 민주당은 불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합의를 이룰 수 없었다.

이 같은 양상을 보고 많은 재외동포들은 민주당의 생각이 왜 이리 편협한지, 참 어리석구나하며 안타까워했다. 법적으로 엄연히 한국국민인 영주권자에게 보수의 올가미를 씌워 투표권을 주고 안주고 한다는 것은 바른 정치의 길도 아니오, 법의 원리에도 어긋나기 때문이다. 더구나 ‘영주권자=보수적, 일시 체류자=진보적’이라는 편 가름은 전혀 근거가 없는 착각이다. 이런 엉터리 논리에 근거를 둔 치졸한 당리당략에 따라 영주권자의 투표권이 왔다 갔다 한다는 것은 재외국민으로서 지극히 불쾌한 일이었다.

그런데 지난 22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민주당이 이 같은 생각을 버리고 영주권자에게도 투표권을 허용키로 함으로써 사태가 급진전, ‘재외국민 투표권’을 29일 법안심사소위를 거쳐 전체회의에서 통과시킬 방침이라 하니 참으로 다행이다.
우리는 민주당의 이 같은 발상전환을 환영하면서도, 아직도 민주당이 왜 이리 재외동포정책에 옹졸하고 생각이 모자라는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그것은 민주당이 27일 “재외국민 선거권 부여를 계기로 효율적인 재외동포정책 집행이 필요하다고 보고 재외동포에 대한 실질적 지원과 주재국에서의 법적지위 향상을 위해 정부조직법을 개정, ‘해외교민청’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해외교민청’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정책은 당연하다. 교민청 신설, 잘하는 일이다. 진작에 그랬어야 했다. 그러나 ‘교민청(僑民廳)’이라는 이름은 부적절하다.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국민은 ‘동포(同胞)’이지 ‘교민(僑民)’이 아니다. 두 용어 모두 ‘다른 나라에 살고 있는 같은 민족’이라는 뜻이나, ‘동포’는 ‘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형제자매’ ‘같은 나라 같은 민족의 사람을 다정스레 이르는 말’, ‘brotherhood'인 반면, ‘교민’은 정다운 맛, 끈적끈적한 일체감이 없다. 더구나 ‘교(僑)’는 ‘기댈 교’자 이기 때문에 ‘모국에 기대어 살고 있는 해외 거주자’나 ‘3등 국민’이라는 뉘앙스를 풍긴다. 민주당이 이런 용어를 채택 했으니 어찌 우려가 없을 수 있겠는가. 재외동포들은 ‘교민’으로 불리기를 거부한다.

말(言語), 용어(用語)는 인식과 사상의 표출이다. 사람의 행동이나 미래를 지배 한다. 민주당이 재외동포를 위한다면서도 ‘해외교민청’이라는 용어를 쓴 것은 해외동포를 ‘모국에 기대어 사는 귀찮은 3등자리’라거나 ‘민주당과 반대되는 계륵(鷄肋)같은 존재’라는 숨은 의식에서 나온 것이나 아닌지 조심스런 의구심까지 일게 한다.

민주당은 ‘해외교민청’을 ‘재외동포청’으로 고쳐야 한다. 용어뿐만 아니라 재외동포에 대한 인식도 하루 빨리 바로잡기를 바란다. 700만 재외동포는 하늘과 역사가 준 한민족의 보물이다. 한민족 비약의 원동력이자 발판이다. 우리는 ‘한국’만 생각하지 여도, 야도 없다.

[뉴욕일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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