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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동포 자살 시도가 던지는 질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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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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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진/ 사회부문 기자

   
 
지난 13일 새벽 20대 여성이 세 살배기 아들을 안고 한강으로 걸어 들어갔다. 동반자살 시도였다. 하지만 강물이 얼어 있어 입수가 쉽지 않았다. 추위를 이기지 못한 이 여성은 아이를 물가에 그대로 내버려두고 물 밖으로 나왔다. 아이는 결국 저체온증으로 세상을 떠났고 엄마인 김모(28)씨는 경찰에 체포돼 살인 혐의로 구속됐다. 3년 전 한국에 온 한 중국동포 가족의 이야기다.

김씨는 2013년 같은 중국동포인 남편(33)과 함께 방문취업비자(H-2)로 한국에 왔다. 그해 12월 아들을 얻었다. 부부는 식당 등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며 아이를 키웠다. 아이를 맡아 키워줄 이가 없어 김씨가 일을 하지 못한 때도 많았다. 그렇다 보니 궁핍한 생활이 계속됐다. 마땅히 도움을 청할 곳도, 도움을 줄 곳도 없었다.

아이는 출생 직후 고열 증세를 보였다. 그 때문인지 성장이 더뎠고 종종 발작까지 일으켰다. 김씨는 아이가 아픈 것을 자신의 탓으로 여기며 괴로워했다고 한다. 사건 당일 김씨의 가방에서 ‘미안하다. 전에 말한 대로 아이만 두고 갈 수는 없다’는 내용의 남편에게 남긴 유서가 발견됐다.

이 가족의 비극을 취재하며 최근 논란이 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발언이 떠올랐다. 김 대표는 지난달 29일 새누리당 저출산대책특별위원회 7차 회의에서 독일이 터키에서 400만 명의 이민자를 받아들인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문화적 쇼크를 줄이는 좋은 길이 있다. 조선족(중국동포)을 대거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동포를 많이 받아들여 출산율을 높이자는 취지였다.

김 대표의 발언은 곳곳에서 반발을 샀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중국동포들은 애 낳는 기계가 아니다”며 비난했다. 더민주 전국여성위원회는 김 대표의 발언이 “중국동포와 국민에 대한 비하이자 여성을 바라보는 잘못된 시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온다. 그들은 김씨처럼 이곳에서 ‘사회안전망’ 밖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 그들에 대한 보호와 배려는 제도적으로 결여돼 있다. 이주여성지원센터를 만든 김해성 지구촌사랑나눔 대표는 “중국동포를 비롯한 이주 노동자들은 의료보험 등 기본적인 사회 복지로부터 소외돼 있는 점을 가장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에서 ‘남’으로 여겨지는 중국동포들에게 ‘같은 민족 출신이니 귀화해서 대한민국의 아이를 낳아달라’는 여당 대표의 말은 어떻게 들렸을까. 김씨가 김무성 대표의 발언을 알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만약 그가 들었다면 ‘먼저 한국을 우리 같은 이들도 보호받으며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 달라’는 말을 하고 싶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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