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한국문화원이 '전세계 외국인 한식 요리대회' LA예선 참가자가 적어 곤혹스러운 입장이라고 한다. 12개팀 선발이 목표였지만 참가팀이 4~5개에 불과한 실정으로 알려졌다. 행사가 다음달 1일이니 참가팀 전체를 통과시켜도 목표에 미달인 상황이어서 대회라고 부르기도 민망하게 됐다.

이 대회는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다. 15개국 16개 도시에서 예선을 치르고 7월 중순에 서울에서 본선을 연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외교부 등이 주최·주관하는 행사이니 문화원만 뭐라고 할 수는 없겠다.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이 있다. 음식을 포함해 한 나라의 문화가 다른 문화권으로 퍼져나가는 방식이다.

한류라고 부르는 한국 문화 확산은 정부의 주도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민간과 개인이 이룬 것이다. 대중음악, 영화, 음식 모두 그렇다. LA에서도 한식이 이 정도로 타인종에게 인기를 끈 것은 한국 정부의 노력이 아니다. 타인종과 함께 한식을 먹은 한인들과 한인식당이 오랜 시간에 걸쳐 이룬 것이다.

한국 정부는 뉴욕 맨해튼에 직접 한국 식당까지 열었었다. 한식 이름을 영어로 번역해 표준화 하려고도 했다. 이런 모든 시도는 사실상 실패했다. 이번 요리대회도 마찬가지다. 설사 대회가 성황을 이뤄도 한식 확산에 어떤 보탬이 될지 의문이다. 한때 이런 저런 행사에서 외국인에게 한국음식을 공짜로 주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인 2세들까지 제외시키면서 국민 세금으로 외국인들에게 참가 경비와 상금을 주는 이런 방식의 행사는 이제 그만 해야 한다. 이는 일하는 것을 보여주는 게 목적인 전시행정이다.

문화는 좋으니까 받아들인다. 싫으면 떠먹여도 안 먹는다. 좋으면 내 돈을 쓰면서 기뻐한다. 공짜나 상을 준다고 되는 게 아니다.

오히려 국내에서 문화가 꽃피도록 지원하고 외국 시장의 흐름과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 시간이 걸리지만 가장 효과적이라고 입증된 방법이다. 또 한국 문화는 정부 주도로 무엇을 할 수준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