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섭 / 재중동포

요즘 매체에서는 장인정신(工匠精神)이란 단어가 자주 사용된다. 선진적 노동 문화를 나타하는 이 단어는 중국이 제조 대국에서 제조 강국으로 부상하는 필요 조건이며 현대사회를 건설하는 불가결의 정신적 요소이기도 하다. 장인정신으로 민족성의 높낮이를 평가하는 것을 보며 조선족이 더욱더 우수한 노동 민족으로 부상할 수 없는가. 우자천려(愚者千虑) 해봤다.

본래 장인정신의 의미는 수공업자들이 어느 한 부분에 있어서 손재주에 정통하고 정교하고 섬세하게 제품을 다듬질하는 태도를 말했는데 세월이 흐름에 따라 그 의미에 새로운 뜻이 부가되어 내용의 폭이 늘어나면서 현재는 모든 제조업, 서비스업과 행정직으로까지 인간의 사업 정신을 상징하는 수식어로 되었다. 분석해 보면 "작다고 기피하지 말고, 번거롭다고 나무라지 말고, 세밀하다고 꺼리지 말고, 수고스럽다고 멀리하지 않는 고도의 완비성을 추구하는 일터 철학"이다. 이 정신은 수요자에게 최대의 만족을 이끌어 내는 직업 윤리이고 최고의 제품(서비스)로 보상을 받는 교환적 경제 이념이 포함되어 있다.

생산력의 발전과 더불어 1, 2차 산업 분야에서의 노동력은 대폭 줄어들었지만 새로운 일터에서는 지식과 장인정신을 동시에 구비한 능숙한 기술과 대량의 생산력을 필요로 하는 노동자의 수요가 증가했다. 정보지능사회가 발전할수록 단순한 직업에서 조차도 완벽한 기술과 충실한 노동 관념을 소유한 자를 고용주는 우선적으로 선택한다. 학력의 고저를 과신하던 낡은 습관을 버리고 모든 일터에서 전력투구하는 정신이 수요자들의 우선 조건임을 알아야 한다. 현재 선직국에서는 단순 노동, 기계 노동과 행정 노동 등 직업 사이의 차별(급여포함)이 대폭 줄고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예의전심(锐意专心)으로 투신하는 일군들을 우선 선발하고 있다.

취직이란 관점에서 장인정신의 필요성을 언명해 본다, 요즘 박사출신 마저도 취직에 고민이 깊고 일자리 창출이 정부의 중대한 과제로 상정되어 있다. 그러나 취직이란 어떠한 통치자로 군림하더라도 만능한 묘책이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이 문제를 슬기롭게 타개하는 데는 학력의 고저를 불문하고 직업에 귀천을 두지 않고 임하는 자세가 묘약이다. 이러한 관념을 보편적으로 토착화시키는 실천이 취직의 골목을 대통로로 전화시키는 결정적인 대안이고 구직자들이 장인정신으로 생계와 안락의 길을 찾는 최선책이 되어야 한다.

투철한 장인정신으로 이름을 알린 일본인들의 제품이 세인의 찬탄을 불러낸 지 오래다. 그들을 만만하게 보던 부류들마저도 머리를 끄덕이며 수긍하고 있다. 지진의 위협 속에서 덜덜 떨며 살아가는 그들이 최고의 상품을 만들어내는 데는 최대의 충성과 정력을 쏟아 최고의 정밀을 실천하는 범민족적 장인정신이 밑거름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영혼 깊이 뿌리내린 이 정신은 사회의 대격동 속에서도 경제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모든 인류가 추구하는 절대가치라는 점에서 진지하게 배워야 한다.

조선족은 일거에 빈곤을 내칠 수 있었던 행운의 민족으로서 난의포식(暖衣饱食)의 초요(稍饶) 시절에 들어선 지 오래이다. 이젠 물질적 추구로부터 직업관과 윤리를 바꾸어 물질문화생활의 전면적 향상에 눈길을 모아야 할 때이다. 특히 소문이 많던 민족의 단점과 결점들이 지금도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어디에 가도 피부로 느끼게 된다. 충성심의 결여, 기술의 부족, 향학열(向学热)의 저하, 직장의 빈번한 교체, 사고방식의 경직, 포용정신의 빈약, 한탕 치기 냄비 관습 등등 무성한 소문이다. 거기다 심지가 비뚤어진 언론인들이 간혹 튀어나와 매체에다 이러쿵 저러쿵 하면 그 추종자들이 뒤따라 침소봉대(针小棒大) 과장을 하고 가시 돋친 추문을 유포하여 우리 얼굴을 뜨겁게 하기도 한다. 생계가 절절하여 눈코 뜰 새 없었던 시대적 불미(不美)리라. 일단 민족의 이익을 잠식하는 해코지군 들의 쓴 소리는 제쳐놓고 우리에게는 확실히 반성하고 고처야 할 비문화적 결점들이 많다는 점은 수긍해야 할 바이다. 핵심은 장인정신의 부족이다.

두루 돌아보면서 노동문화를 승화시키는 작업이 우리 민족이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기 위한 준비 자세라는 점을 절감하였다. 매개 민족 구성원은 충직, 최선, 최고를 지향하는 소신을 물질문화 생활에서 전통으로 만들어 나가야 디지털 사회와 동행하게 된다. 경제적 시각에서 보면 장인정신을 수립해야만 노동의 질과 양에 따라 보수를 받는다는 안로취수(按劳取酬）의 목적을 이룰 수 있고 세인과 공존 영하는 길을 넓혀갈 수 있다.

조선족이 춤과 노래에 능란하다는 소문은 옛말이다. 우리 민족은 구시대에 도취된 태고연한의 모습에서 벗어나 장인정신이 갖추어진 노동자 집단으로 업그레이드시켜 민족의 새 지평을 열어야 한다. 약소민족이 시대에 앞장서지 못하면 바로 세월 속에 침몰되고 사멸하고 만다는 역사의 교훈을 살려야 한다. 최고 품질의 상품과 최선의 봉사를 사회에 헌납하는 민족이 될 때에 전도가 무궁하다.
숭고한 장인정신을 조선족의 민족정기로 키워간다면 가능성이 없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