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철 / 재미칼럼리스트

김재권씨 측이 버지니아 주 대법원에 제출한 이정순씨에 대한 항소기각 요청이 기각됨에 따라 ‘미주 총연’ 사태는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며 결과에 대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 6월2일 김재권 씨는 이정순 씨가 항소할 경우를 대비해 버지니아 주 대법원에 항소 기각 요청을 제출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이정순 씨는 주 대법원에 항소 의향서만 제출하고 정식 항소장은 내지 않은 상태였다.

한마디로 이정순 씨가 항소 할 경우를 대비한 김재권씨 측이 취한 선제 조치였다고나 할까!!
이러한 김재권 씨 측의 요청을 버지니아 주 대법원이 지난 9월 6일 기각 한 것이다.
그렇다면 향후 절차는 어떤 식으로 진행될까?

첫째는 버지니아 주 대법원이 이정순 씨 측 변호사가 제출한 항소 이유서와 김재권 씨 변호인이 제출한 반론을 두고 심의 후 판결을 내리는 것이고.

둘째는 양측 변호사가 주심 그리고 부심 2명으로 구성된 재판부가 양측 변호인의 변론을 청취 한 후 판결을 내릴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은 최소 3개월에서 6개월까지 걸릴 수가 있다는 것이 변호사들의 견해이다.
해를 넘겨 내년 3월까지 장기화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미주총연의 기능을 마비시킨 사태의 본질은 무엇일까?
미주총연 사태의 문제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펼쳐진 사건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시작은 지난 2011년 24대 미주 총연 회장 선거를 앞두고 남문기 회장 시절 시작된 선거 직후부터이다. 당시 김재권 씨는 유진철 씨를 상대로 펼친 선거전에서 100여 표를 넘게 리드하며 승리를 거두었다.

이후 선거에서 유진철 후보를 도운 이민휘 전 회장을 필두로 부정 선거였다고 주장하며 문제를 제기 한다. 한마디로 돈 뿌린 부정선거였다고 했다.
당시 선거에서 패배한 유진철 씨는 임시 총회를 개최해줄 것을 남문기 회장에게 요청한다.

남 회장은 유진철 씨의 요청을 받아들여 시카고에서 임시총회를 개최한 후 김재권 씨의 당선자 자격을 박탈하고 유진철 씨를 24대 회장으로 선출한다.
물론 시카고 임시 총회에 모인 100여명의 미주 총연 회원들 대부분이 지난 선거에서 유진철 씨를 지지했던 사람들이니 당연한 결과라 하겠다.

문제는 ‘미주총연’ 회칙에서는 선거 결과에 대한 이의가 있을 경우 조정위원회를 통하여 해결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회칙에서는 조정위원회 위원장이 선거 과정에서 중립을 유지해야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데 당시 미주총연의 조정위원장이 이민휘 씨였다.
문제는 이 같은 회칙 규정에도 불구하고 이민휘 씨가 유진철 후보의 선거 운동을 진두지휘한 장본인이라는 사실이다.

선거 결과를 낙관하던 유진철 씨 진영은 시카고 총회에서 김재권 씨가 100여표 이상으로 승리하자 이민휘 씨를 비롯한 유진철 씨의 지지자들은 이 선거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며 법적 조치를 강구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이민휘 씨는 당시 선거 관련 사안을 회칙에 규정된 조정위원회가 아닌 임시 총회를 통하여 해결하려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사실 이때부터 미주총연에서는 회칙이란 무용지물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여하튼 이민휘 씨를 비롯한 시카고에 모인 유진철 씨 지지자들은 김재권 씨의 24대 회장 당선자 자격을 박탈함과 동시에 향후 김재권 씨의 회원 자격을 4년간 박탈한다고 의결했다.

김재권 씨가 차기 선거에도 나설 수 없도록 족쇄를 채워 버린 것이다.
이후 유진철 씨는 시카고 임시 총회 결과를 근거로 버지니아주 훼어팩스 카운티 순회 법정에 김재권 씨를 제소해 승소 판결을 얻어낸다.

당시 고소장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가 있다.
고소인은 유진철 씨가 아닌 미주총연이며 이때 유진철 씨가 고용한 변호사가 현재까지 미주총연 사태에 개입하고 있는 챕 패터슨 버지니아 주 상원의원이며 법사위 소속이다.
뿐만 아니라 미주총연 재판이 열리는 곳은 매번 버지니아 주 훼어 팩스 카운티 순회법원이며
챕 패터슨 의원의 선거 지역구내에 위치하고 있다.
때문인지 챕 패터슨 변호사는 재판부로 부터 시카고 임시 총회가 합법이라는 판결을 받아냈다.

유진철 씨가 법원으로부터 미주총연 24대 회장이라는 사실을 인정받은 셈이라고나 할까?
여하튼 이후 3년간 미주 총연에 얼굴조차 내비치지 않던 김재권 씨는 와신상담 끝에 이정순 씨의 회장 임기 1년 정도를 남긴 시점에서 26대 회장에 재도전을 결심한다.
하지만 26대 회장에 재도전하기 위해서는 우선 두 가지 선결과제가 따른다.

첫째는 유진철 씨에게 회장 감투를 넘겨준 후 재도전을 결심할 당시까지 회장 출마자격의 의무 사항인 미주총연 회비를 납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둘째는 시카고 임시 총회에서 자신에게 내려진 미주총연 회원 자격 박탈이 2015년 6월 30일까지 유효하다는 사실이다.

두 가지 문제점을 일시에 해결하기 위해 김재권 씨가 택한 선택이 법정 제소이다.
김재권 씨는 과거 자신에게 패배를 안긴 챕 패터슨 변호사에게 미주총연과 이정순 회장을 상대로 하는 고소건을 의뢰한다.

과거 미주총연 변호사로 김재권 사건을 다루던 변호사가 이번에는 반대로 김재권 씨의 변호사로 변신하여 미주총연과 회장인 이정순 씨를 고소하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진 것이다.

사건을 의뢰받은 챕 패터슨의 능력때문인지는 몰라도 과거 김재권 씨에게 시카고 임시총회가 적법하다며 김재권 씨에게 패소 판결을 내린 동일한 법정이 미주총연은 김재권 씨의 미납 회비를 수납하고 회장에 출마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라는 상반된 판결을 내린다.

미주총연 측 변호사는 즉각 대법원의 판결의 부당성을 상급 법원인 버지니아 주 대법원에 상고하자 대법원은 훼어 팩스 재판부의 재판 자체를 무효화 시키는 행정 명령을 내렸다.

당황한 팹 패터슨 변호사는 재판 무효 보다는 Non suit 즉 자신들이 고소를 하지 않은 것으로 하자는 타협안을 제시해 재판부가 받아 들여 미주총연 사태는 일단락 되는 듯 싶었다.

헌데 이민휘 씨의 재등장과 함께 미주 총연 사태는 상당히 복잡하게 꼬이기 시작한다.
국승구씨가 이민휘가 조정위원장으로서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당시 이민휘 씨는 자신은 조정 위원장이 아니라며 이정순 당시 회장에게 국승구씨가 보내온 자료를 반송했다.
왜 이런 자료를 국승구씨가 자신에게 보냈는지 모르겠다는 메모와 함께 말이다.

헌데 어는 순간부터 이민휘 씨는 자기가 조정위원장으로 행세하기 시작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민휘 씨가 그동안 이끌어오던 ‘미주 한인 후원재단’이라는 단체가 남문기 씨의 사태로 공석이던 이사장자리를 김재권 씨가 맡았다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이민휘 씨와 김재권 씨가 한배에 탄 격이라고나 할까?

이후 이민휘 씨는 회칙에도 없는 조정위원장의 권한을 휘두르며 이정순 씨의 직무를 정지 시키고 별도의 선거관리 위원회를 구성해 L.A에서 김재권 씨를 미주총연 회장으로 선출한다.
한개의 단체에 두명의 회장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어디 그뿐인가?
이민휘 씨는 챕 패터슨 변호사를 미주총연의 조정위원장 자격으로 고용해 미주총연의 이름으로 이정순 씨를 고소한다.
그 결과가 지난 3월 21일 재판이다.

우선 챕 패터슨 변호사가 미주총연 변호사로 활동하다 미주총연을 고소하는 것은 conflict Interesting 즉 이해 상관관계 충돌에 해당한다.
때문에 챕 패터슨은 이 같은 문제점을 피해 나가기 위해 해당 사건을 맡기 전 이민휘 씨에게 편지를 보낸다.

내용인 즉 당신은 내가 과거 김재권 씨 변호사로 미주총연을 상대로 고소한 사실을 알고도 고용 할 것인가라고 묻고 있다.

특이한 사항은 수신인 이민휘 조정위원장 참조 김풍진(P.J. Bradly)라는 사실이라고나 할까!!
과거 2015년 6월 30일까지 김재권 씨의 회원 자격을 박탈한 시카고 총회의 적법성을 인정한 버지니아 주 대법원에서 진행되는 항소 재판에서 과연 어떤 판결이 내려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