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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한 유권자가 스마트한 선거 만든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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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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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년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국가적으로 매우 엄중한 시기다. 헌법기관인 국회가 탄핵소추를 의결했고 헌법기관인 헌법재판소가 탄핵안을 인용하면서 대통령 궐위선거가 확정되었다. 이제 헌법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가 그 마무리를 맡고 있다.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국민들 걱정이 많다. 국론이 분열되었던 대한민국이 이번 선거를 통해 하나로 통합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무엇보다 클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 역시 국민과 같은 마음이다. 이번 선거의 슬로건을 `아름다운 선거,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정한 데서 볼 수 있듯이 참여와 화합의 아름다운 선거를 만들어 국민 통합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선거일을 일주일 앞둔 현재 선거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기대는 이전 선거보다 높다. 4월 30일 종료된 재외선거의 경우 지난 대선에 비해 6만3000여 명 증가한 22만여 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투표율도 71%에서 75%로 상승했다. 2000㎞를 비행기로 날아와 투표하는 재외국민도 있었다고 한다. 최근 선거관리위원회가 실시한 유권자 의식조사에서는 10명 중 8명이 투표 참여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 대통령선거 투표율인 75.8%를 뛰어넘는 수치다. 국민 모두가 위기 상황을 인식하고 있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적극적 참여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선거는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유일한 국가적 행사다. 특히 대선은 나라를 이끌어갈 리더를 선출한다는 점에서 국가의 명운을 가르는 초대형 공개 오디션이다. 그래서 비용도 많이 든다. 투표소·개표소 운영 등 선거 관리에 직접 소요되는 순수 비용만 1800억원, 후보자를 추천한 정당에 지급된 선거보조금이 421억원, 선거공영제의 원칙에 따라 선거가 끝난 후 후보자가 당선되거나 일정 수를 득표한 경우에 국고에서 보전해주는 선거보전금이 제18대 대통령선거를 기준으로 919억원이다. 모두 더하면 3000억원이 넘는 규모다.

이 많은 비용은 어디에 쓰이며 또 어디에서 나올까. 선거운동을 하려면 사람을 고용해야 하고 사무실도 빌려야 한다. 선거벽보와 선거공보를 비롯해 의류와 각종 소품 제작, 유세차량 운영, 컨설팅 등에도 비용이 수반된다. 스스로 선거비용을 충당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 국가보조금을 받는 정당이 후보자의 선거운동을 지원하기 때문에 사실상 선거에 투입되는 모든 재원이 국민 호주머니에서 나온다. 이처럼 막대한 국민의 부담이 `민주주의 비용`이라는 이름으로 헌법이 정한 60일간의 선거에 집중적으로 투입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민주주의의 비용은 적을수록 좋다. 세계적인 경제 불황과 저성장 그늘 속에서 소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상품이 살아남듯이 선거도 다이어트가 필요한 시점이다. 전 세계를 강타한 가짜 뉴스와 구태의연한 네거티브 전략은 유권자의 눈과 귀를 막고 올바른 선택을 어렵게 만든다. 미래 정치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트러스트`에서 신뢰가 낮은 국가는 그만큼 큰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한다고 경고했다. 선거가 신뢰라는 토양 위에서 정책 대결로 치러지고 국민들이 선거 결과에 승복할 때 민주주의 비용은 줄어들고 궁극의 민주주의, 즉 절차적 민주주의를 넘어 실질적 민주주의가 약속된다.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연간 손실이 최대 246조원에 이르는 오늘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한국의 사회갈등지수가 OECD 평균까지 떨어지면 사회적 비용이 3조3000억원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사회 갈등 해소에는 많은 시일과 노력이 소요된다.바라건대 이번 선거가 갈등을 완화하고 화합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되었으면 한다. 선거 이후에 결과를 둘러싼 또 다른 민주주의 비용이 청구되지 않도록 유권자의 역할도 중요하다.

후보자의 정책을 꼼꼼하게 따져 후회 없는 선택을 하기 바란다. 지금은 스마트한 유권자가 스마트한 선거를 만드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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