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5일 만에 다시 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 불과 나흘 지나 이뤄졌다는 점에서 새 정부 떠보기 성격이 짙다. 북한은 한국 정권 교체기에 상습적으로 군사도발을 감행해 왔다. 2013년 2월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을 13일 앞두고 3차 핵실험을 실시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 후 한 달 만인 2008년 3월 서해상에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 취임 하루 전인 2003년 2월 24일엔 동해상에서 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 매번 이런 식으로 새 정부의 대북 대응 태세와 의지를 시험해 보고 있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화가 가능하더라도 북한의 태도 변화가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도 했다. 당연한 말이다. 현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적이고 상황이 허락하면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지난 정권보다 유화적인 새 정부를 상대로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내기 위해 여러 전략을 짜고 있을 것이다. 새 정부의 열린 대북 정책이 김정은 정권 유지에 일방적으로 이용당하지 않고 근본적인 북의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대화에도, 제재에도 원칙이 있어야 한다. 특히 북한의 강온 양동작전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은 한편으로 대화 분위기를 띄우면서 다른 한편으론 뒤통수를 치는 데 능한 집단이다. 이번에도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 국장이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북미 간 비공식 채널인 1.5트랙(반관반민) 대화를 마친 후 귀국길에 "(미국 정부와) 여건이 되면 대화하겠다"고 밝힌 지 불과 하루 만에 미사일을 쐈다. 심지어 17명의 한국 정부 관료를 숨지게 한 1983년 아웅산 테러 하루 전에도 "미국과 남북한 간 3자 회담을 수용하겠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전했던 북한이다. 앞으로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을 먼저 제안하고 나올 가능성이 있는가 하면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과 같은 무력도발 가능성도 있다. 과거 우리는 북한의 이 같은 술책에 내부 교란을 겪기도 했다. 정부는 북한의 대화 제안에 들떠서도 안 되고 무력도발은 주저 없이 응징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북한을 바꿀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