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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시대적 사명
미주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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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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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일/중앙일보 고문·전 재무부 장관

   
 

최근 어느 여론조사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거의 9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문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가 성공하기를 바라는 대다수 국민의 염원이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에 주어진 시대적 사명을 정확히 파악해 장·단기 국정과제로 구체화하고 이를 달성할 수 있는 전략과 정책을 마련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계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960년 100여 개의 중간소득 국가 중에서 2008년까지 소위 '중진국 함정'에서 벗어난 일본·스페인·포르투갈·아일랜드 등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 또한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는 이미 97년부터 우리나라를 '선진국'(고소득 국가)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2006년 이래 1인당 소득 2만 달러대의 문턱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아직도 우리는 명실상부한 '일류 선진국'을 향해 남은 먼 길을 재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현재 2% 수준에서 수년 내에 1%대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이는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제고하는 일이 시급하다. 따라서 인구 노령화와 저출산 등을 고려할 때 우리 경제의 체제적 효율성 제고를 통한 생산성 향상을 위해 4차 산업혁명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4차 산업혁명은 많은 전문가의 예상을 뛰어넘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 주어진 가장 중요한 시대적 사명은 4차 산업혁명에서 앞서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일이라고 본다. 따라서 국정 우선순위를 창의력 있는 인재를 길러 낼 수 있는 교육제도와 모든 근로자의 평생교육과 훈련·재훈련을 위한 민관 협력체제를 마련하는 데 둬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어린 학생들이 아주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국가(48개국 중 47번째)라는 놀랍지만 이미 예견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최근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과연 이런 현재 교육 여건 속에서 창의력 있는 인재 육성이 가능하겠는가.

다음으로 시급한 정책 과제는 모든 근로자가 수년마다 직종을 바꿔야 하는 4차 산업화 시대에 필수적인 노동시장의 유연화다. 문재인 정부는 독일의 경우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이끈 진보 성향의 사회민주당 주도로 어려운 노동시장 개혁을 성공시켰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4차 산업혁명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기존의 많은 법과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일도 추진해야 한다. 우선 4차 산업혁명의 기초 자원이라 할 수 있는 빅데이터가 제대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급하다.

여기서 우리는 중국의 4차 산업혁명 가속화 노력과 현재 중국의 AI 발전 수준이 미국에 단지 한 발짝 뒤져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국가 차원의 엄청난 4차 산업 관련 연구개발(R&D) 투자와 함께 창의력 있는 많은 외국 인재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고, 이미 성공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은 독일의 '산업 4.0'과 유사한 '메이드 인 차이나 2025'로 제조업의 4차 산업화를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도입과 관련된 중국의 경제적 보복은 관광 등 비제조업 부문에 한정됐다. 우리의 대중국 수출의 절반 이상이 중국 제품의 중간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이 '메이드 인 차이나 2025'에 따라 부품 중국산화율을 최고 70%까지 높이게 됐을 때에는 사정이 달라질 것이 뻔한 일이다. 우리 산업의 고도화는 이러한 지정학적 차원의 함축성도 지닌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대통령 직속으로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설치하겠다는 것은 이러한 모든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중요한 것은 위원회의 주 업무가 교육·노동·제도·기술 분야 등 주요 국정 분야를 포괄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대통령의 흔들림 없는 리더십 아래 이들 주요 분야별 장·단기 정책 과제를 일관되게,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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