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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의 재발견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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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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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현 /논설위원

   
 

태국에선 한국 라면이 최고 인기다. 달고 밍밍한 일본 라면보다 맵고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한국 라면을 수입하는 현지 업체의 매출이 최근 5년 동안 연 120%씩 뛰었다고 한다. 한국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중간재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베트남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또한 비슷한 상황이다.

이들 국가와의 교역이 본격적으로 늘어난 것은 2007년 한·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다. 아세안은 1967년 5개국(필리핀·말레이시아·싱가포르·인도네시아·태국)으로 출범해 1990년대 브루나이·베트남·라오스·미얀마·캄보디아까지 뭉친 10개국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전체 교역에서 아세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9.9%(718억달러)에서 지난해 13.2%(1188억달러)로 증가했다. 중국(23.5%)에 이어 2위로 미국(12.2%)보다 높다.

한·아세안 FTA 발효 10주년을 맞아 한국무역협회와 KOTRA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한국이 새로 투자하거나 신설한 해외법인의 30% 이상이 아세안에 몰려 있다. 우리나라만 그런 건 아니다. 글로벌컨설팅법인 EY는 ‘아세안의 재발견’이란 보고서에서 미국 기업의 87%가 5년 내 아세안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3년 내 중국의 아세안 투자는 1500억달러(약 167조원), 무역 규모는 1조달러(약 1118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주요국들이 아세안에 주목하는 것은 안정적인 성장세 때문이다. 향후 5년간 아세안의 연평균 성장률은 5.1%, 이 가운데 캄보디아와 미얀마, 라오스는 7%를 넘을 전망이다. 빠른 경제 성장과 인구 증가에 따른 사회기반시설 투자도 늘어 2025년까지 연간 1100억달러 이상이 될 것이라고 한다. 주요 투자 부문으로는 물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교통운송, 디지털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보통신기술(ICT) 등이 꼽힌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장벽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아세안 시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어제 한·아세안 FTA 발효 10주년 기념식을 열고 ‘FTA 활용지원센터’를 늘리기로 했다. 아세안을 수출대체시장이자 제조기지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중간재 수출 비중이 76.6%(2015년 말 기준)에 이르는 만큼 수출 품목 다양화 작업도 돕기로 했다. 아직은 아세안 지역 수출활용률이 52.3%로 다른 지역 FTA의 평균 수출활용률(63.8%)을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잠재력이 큰 6억3200만 인구의 거대 시장 아세안. 이젠 외교도 주변 4강에만 치중할 게 아니라 아세안으로 눈을 돌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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