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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위기 3.0과 새판 짜기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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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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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각수 / 법무법인 세종 고문·전 주일대사

   
 

최근 북한이 미국 본토에 대한 공격능력 확보에 근접함에 따라 3차 북핵위기는 정점을 향해 내닫고 있다. 북핵 문제의 `잃어버린 10년`으로 북한은 `사실상의 핵무장국가`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 북핵 문제는 신정부의 최우선 외교과제로 새판 짜기를 필요로 한다. 이를 위해 강점·약점·기회·위협(SWOT) 분석을 해본다.

강점으로는 신정부 출범으로 북핵 전략을 `리셋`할 기회가 주어졌다는 사실이다. 특히 진보정권이라는 점에서 남북관계를 일정 수준 복원할 여지가 커졌다. 이는 향후 교섭 국면으로 전환될 경우 우리의 전략적 입지를 높여줄 것이다.

약점으로는 주변국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한중 관계는 사드 배치 문제, 한일 관계는 일본군 위안부 합의 이행 문제로 각각 경색돼 있다. 신속한 특사외교로 분위기가 개선됐으나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한미 관계도 사드 비용, 방위비 분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에서 마찰 가능성이 있다. 또한 한미가 북핵 해결 접근 방식 관련 압력과 연계를 결합하는 데 있어서 강도·타이밍에 관한 이견으로 추동력을 잃을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대북 핵교섭에 사용될 레버리지의 대부분이 우리가 아닌 제3국, 특히 미국과 중국에 있는 점도 취약 요소다.

기회 요인으로는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이 폐기됐다는 점이 중요한 진전이다. 미국이 북핵 문제를 최우선 외교과제로 두고 모든 외교·군사 자원을 가동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미국이 독립 이래 처음으로 본토를 공격 당한 9·11테러 이후 중동에서의 행보를 보면 향후 북핵에 대한 미국의 엄중한 접근은 필지다. 미국 의회가 확고한 태도를 보이는 것도 긍정적 변화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비롯한 미국 정부요인들이 북한의 정권 변경, 정권 붕괴, 통일, 군사적 공격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사실도 분위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다. 동시에 북한의 경제적 숨통을 쥔 중국이 미국의 영향으로 북핵 문제에 적극적 자세를 취하기 시작한 것도 기회다.

위협 요인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성과 미국 조야 일부의 동향에 비추어 미국이 비핵화가 아닌 동결로 목표를 수정할 우려다. 또한 북한은 국제사회의 압력·비판에도 핵무장 달성을 향해 마이웨이를 고집하는 가운데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시험 가능성은 여전히 급박한 위협 요소다.

전체적으로 당면한 현실은 매우 위중하다. 그렇다면 새판은 어떻게 짜야 할까. 우선 미국의 `최대 압박·연계` 기조에 운을 맞출 필요가 있다. 북한의 핵개발 의도가 현실인 만큼 생존에 영향을 줄 정도의 압박 없이는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 처음으로 북한에 실효적 압박이 작동하려는 만큼 그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물론 압박의 목표가 정권교체가 아니라 교섭이라는 점도 분명히 해야 한다. 둘째, 남북관계 개선은 분야·타이밍·속도를 잘 선택해야 하고 관련국들과 충분한 소통을 통해 지지와 협력을 확보하여야 한다. 북핵 해결 동력과의 정합성이 없을 경우 북핵 해결에 역효과를 초래할 것이다. 셋째, 이란 핵교섭 타결 때와 같이 5자의 단합된 대응을 끌어내는 촉매 역할을 적극 수행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관련국들과 강화된 전략적 소통으로 추상적 지지가 아닌 구체적 행동을 얻어내야 한다. 넷째, 문제는 늘 디테일에 있는 만큼 우리 주도의 포괄적 단계별 로드맵을 꼼꼼하게 가다듬고 주변국들과 합의를 이루는 작업도 서둘러야 한다. 다섯째, 북핵 교섭이 동결·비핵화 순서로 단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만큼 대북 레버리지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동결 단계에서 대북 레버리지를 너무 많이 써버리면 비핵화 단계에서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그리고 미국 정부가 당면의 이익인 동결에 치중해 실질적으로 비핵화를 포기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비핵화 이익을 우리와 공유하고 있는 일본과의 공동보조도 모색할 수 있다. 여섯째, 미·중뿐만 아니라 EU, 동남아, 유엔 등의 지지와 협력을 확보하기 위한 다원적 외교노력도 필요하다. 끝으로 중장기적으로 주변국의 통일한국에 대한 전략적 신뢰를 쌓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북핵 문제는 주변국의 한반도 전략과 밀접히 관련돼 있기 때문에 넓은 맥락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제 북핵 문제는 마지막 기회의 창이 열려 있을 뿐이다. 이를 놓치면 한반도는 군사충돌의 위험에 노출되고 우리는 군사적으로 북핵의 인질이 될 것이다. 신정부가 실용적 자세로 고위험 전략게임에 치열하게 대응해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의 길을 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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