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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간첩사건’ 김태홍씨 재심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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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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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사에 영장 없이 연행돼 35일간 구금·고문
법원에서 무기징역형 선고받고 15년간 복역
“헌법과 형사소송법 위반해 증거능력 없다”
재심 청구 5년 만에 서울고법 무죄 선고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 “실제 간첩 행위가 있었다”고 밝혔던 재일동포 김태홍씨가 법원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 김태홍(왼쪽에서 네 번째)씨가 재심 무죄 선고를 받은 뒤 조영선 변호사와 일본에서 온 동료 등과 함께 법원 앞에서 기뻐하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10부(재판장 이재영)는 15일 북한의 지령을 받고 한국에 유학 와 간첩활동을 했다며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김태홍(60)씨의 재심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국군보안사령부(보안사) 소속 수사관이 임의동의 형식으로 보안사로 데려가서 구속영장 집행 때까지 약 35일간 감금한 행위는 헌법과 형사소송법을 위반한 것으로 진술증거 등은 증거능력이 없다”며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1977년 고등학교 졸업 뒤 서울대 재외국민교육원을 마치고 다음 해 연세대 경제학과에 입학했다. 그러나 1981년 보안사는 김씨를 35일 동안 감금한 상태에서 고문했다. 김씨는 당시 법정에서 “보안사에서 조사를 받을 때 3일간 잠을 못 잤고, 얻어맞았으며 나중에는 힘이 들어서 수사관이 써주는 것을 보고 썼다”고 밝혔으나 법원은 이를 외면한 채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이 판결로 김씨는 1996년까지 15년간 복역하고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그러나 김씨가 무죄를 선고받기까지는 지난한 과정이 이어졌다. 2007년 국방부 과거사위는 ‘재일동포 및 일본 관련 간첩조작 의혹사건 조사결과’를 발표했는데, 김양기·김정사·이헌치씨 사건은 조작 개연성이 높다고 판단했지만 김씨만 간첩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과거사위의 진실규명이 없는 상태에서 김씨는 2012년 재심을 청구했고 서울고법은 3년 뒤 2015년 재심개시를 결정했으나, 이번엔 검찰이 즉시항고로 맞서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김씨는 선고 뒤 “속이 시원하다”면서도 “오랜 시간이 걸려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씨의 변호인 조영선 변호사는 “무고한 재일동포 유학생을 수사권한이 없는 보안사가 체포·수사했는데도 묵인하고 방조한 검찰과 법원이 재심과정도 지연시켰다”며 “아직 100여명에 이르는 재일동포 간첩 조작사건 피해자들이 있는 만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위원회를 다시 꾸려 빨리 구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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