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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관계와 일본군위안부 문제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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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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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종 / 성균관대 교수·행정학

위안부 문제 양국 타협 힘든 시점
당분간 의제화 않는 것이 현명해
당초 정부 협상으론 해결에 한계
민간에 맡기는 것도 생각해볼 만

   
 

내일이면 8월이다. 바로 광복절이 떠오른다. 해방을 자축하면서 희망찬 국가 건설을 다짐하는 날이다. 그래서 대통령들마다 광복절 기념사에서 주요 국가정책을 제시한다. 한·일 관계의 기저를 문재인 대통령이 어떻게 밝힐지, 일본군위안부 정부 간 합의안을 어떻게 다시 처리할지 궁금하다.

한국인의 대일관을 조사해 보면 일본과의 관계를 중시하면서도 과거사 문제로 항상 비판적이다. 과거에는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가 으뜸이었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는 일본군위안부 문제가 가장 중요해졌다. 국내 시민단체들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 이어, 유엔에서 이를 전시 여성폭력과 인권문제로 다루며 한국 정부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이명박정부 말기 당시 이 문제에 전향적이었던 일본의 민주당 정권과 협상이 진전되다 불발된 바 있다. 후임 박근혜 대통령은 몇 달 앞서 정권교체로 집권한 아베 신조 총리를 상대하게 됐는데, 두 정상이 과거사 문제에 강경하게 대립하면서 한·일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워싱턴서 외교전을 벌이던 양국 정부는 미국으로부터의 한·일 관계 정상화 종용 속에 2015년 12월 28일 합의안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일본 정부 예산 10억엔으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재단을 설립하고, 이 문제로 국제사회에서 상호 비판을 자제하며, 이 합의로 양국 간 일본군위안부 문제가 최종적으로 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는 내용이다.

합의안에 대한 비판은 시간이 흐르면서 한·일 양국 모두에서 커졌다. 한 연구기관이 6∼7월마다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우리 국민의 경우 작년보다 18%가 늘어난 56%가 부정적이다. 일본에서도 긍정과 부정의 비율이 작년에 48% 대 21%였는데 올해는 42% 대 25%로 긍정은 줄고 부정은 늘어났다. 정부 간 합의에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답한 비율은 한국 75%, 일본 50%로, 해결됐다는 비율 한국 20%, 일본 25%를 압도한다. 그렇다면 향후 이 논란거리인 합의안을 어찌 할 것인가. 일본인들의 대다수는 재협상에 부정적이다. 지난달 조사에서 정부 간 합의에 대한 한국인의 불만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일본인들에게 물었더니 절반은 “이해할 수 없고 합의한 이상 양국이 이를 존중하고 이행해야 한다”고 답했다. “왜 한국인들이 합의에 불만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답한 23%를 합치면 7할 이상이 한국 측 반응에 부정적이다. “이해할 수 있고 한국 측의 의견을 고려해 내용을 수정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9%에 불과했다. 올 2월 실시된 갤럽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7할이 재협상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으니 거의 정반대 조사 결과이다.

문 대통령은 캠페인 당시에는 재협상을 언급했었으나 취임 이후는 직접 재협상을 주문하지 않고 있다. 대신에 합의안 이행을 줄기차게 요구하는 아베 총리에게 국민 정서상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만을 유지하고 있다. 합의안 이행이 불가하다면 일본에 돈을 돌려주고 합의안을 파기하거나, 재협상을 하거나, 합의안을 보완하는 세 가지 방안이 있다. 파기는 외교적 파장이 너무 크고, 재협상은 일본 정부가 받을 가능성이 낮다. 일본 정부가 성의 있는 보완책을 내놓아 합의안을 수정 계승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인데 이마저도 최근에 지지율이 낮아진 아베 총리가 취하기에는 부담이 따른다.

함부르크 주요 20개국(G20) 회담장에서 양국 정상은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고 셔틀외교를 복원하기로 했다. 따라서 우리 대통령이 위안부 문제 재협상을 걸어 한·일 관계를 경색시킬 타이밍은 아니다. 일본 사회에서 공고해지고 있는 한국 포기론도 우려할 만하다. 줄기차게 일본에 사죄를 요구하는 한국에 질렸고 무슨 대책을 내놓아도 한국이 불만이니 협력 노력을 포기하자는 여론이다. 정부도 여론도 한·일 상호간에 타협점을 찾기 어려운 시점인 만큼 한동안 양국 정부가 이 문제를 의제화시키지 않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 애시당초 정부 간 타협으로는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수 없는 성격의 문제였으므로 학계를 비롯한 민간이 답을 찾도록 일임하는 것도 생각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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