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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코리안 피버’ 성공방정식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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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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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 / 뉴욕 특파원]

미국 뉴욕에서 부동산개발사업을 크게 하는 데이비드 웨이스필드 W브러더스리얼티 부사장은 요즘 새 아이디어에 몰두해 있다. 허드슨 강을 사이에 두고 뉴욕 맨해튼과 마주 보고 있는 뉴저지 지역의 오래된 쇼핑몰을 사들여 한국의 외식과 엔터테인먼트 브랜드로 채우는 ‘한국몰’ 프로젝트다.

일이 착착 진행되면 내년 4월쯤 웨이스필드 사장은 이 쇼핑몰을 열 것이다. 멀리 남쪽 자유의 여신상까지 훤히 보이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66층 웨이스필드 부사장의 집무실엔 벌써 한국 브랜드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었다.

파란 눈의 유대인 부동산사업가는 왜 한국을 선택했을까. 웨이스필드 부사장은 “뉴요커들이 20년 전 일본 문화에 빠진 것과 비슷하게 요즘 ‘코리안 피버(Korean Fever·한국 열풍)’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 브랜드가 아시아계 주민 외에도 젊은 미국인 고객을 끌어오는 ‘자석’이 된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한국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뉴욕 플러싱 지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웨이스필드 부사장이 요즘 보고 느끼는 한류는 과거 경험했던 것과는 꽤 다르다. 그는 “아버지 세대엔 한국 식품과 문화가 한국인을 위한 것이었지만, 요즘엔 미국 밀레니얼 세대들을 사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2000년대 이후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는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쓰면서 자라 낯선 문화에 거부감이 없다는 거다. 웨이스필드 사장은 “미국 문화에 익숙한 한국 젊은 세대의 감성과 미국 밀레니얼 세대가 만나면 ‘코리안 피버’가 폭발력을 가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젊은 세대들이 주도하는 코리안 피버는 코리아타운의 담을 넘어섰다. 맨해튼 번화가에 교포 2, 3세들이나 젊은 한국인들이 경영하는 한국계 식당이 늘고 있다. 김치에 이어 고추장과 소주도 미국식으로 변용돼 뉴욕의 K푸드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올여름 뉴욕은 K팝의 성지로 바뀌었다. 지난달 지드래곤과 몬스타엑스가 공연을 했고, 이달엔 에릭 남과 세븐틴이 온다. 한국의 대형 엔터테인먼트 회사 두 곳이 뉴욕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고 한다. 한류 스타들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북한은 핵미사일로, 한국은 문화로 세계를 공략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K팝과 K푸드 등이 만들어내는 코리안 피버는 내수시장에 발이 묶인 한국 서비스업의 돌파구다. 사람들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디지털과 세계화를 역이용해 성공한 것이 K팝이다. 미국 일본 중국 캐나다 등 다국적 가수를 발굴하고 유튜브와 모바일 등을 이용해 세계시장 공략에 성공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시장과도 접점을 찾고 있다. 네이버는 이달 초 뉴욕 최대 번화가 타임스스퀘어에 캐릭터 브랜드인 라인 프렌즈의 공식 매장을 열었다. 김성훈 라인프렌즈 대표는 “캐릭터를 활용한 감성상품은 언어장벽 등을 극복할 수 있다”며 “AI 스피커에 캐릭터를 입힌 감성 AI 스피커로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할 일이 있다. 젊은 세대들이 만들어가는 코리안 피버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열심히 부채질을 해대는 것이다. 하지만 해외에서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 쓰이는 예산은 아직도 일본 등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그나마 예산의 대부분이 어디 어디에 쓰라는 꼬리표가 한국에서 달려서 내려온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 문화계 인사는 “한국에 ‘아빠의 무관심’이 수험생의 성공 비결이라는 말이 있다. 문화산업도 비슷하다. 꼰대처럼 옛날 생각하며 이것저것 간섭하면 될 일도 안 된다”고 꼬집었다. 정부가 할 일은 ‘지갑은 열고 입은 닫으라’는 말처럼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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