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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 메시지는 '한반도 평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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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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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폭주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주원인으로 규정하고, 핵무기의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포기를 통해 "스스로 평화의 길을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1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진행된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6차 핵실험과 잇단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해 "우리 모두에게 말할 수 없는 실망과 분노를 안겼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고 "스스로 고립과 몰락으로 이끄는 무모한 선택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붕괴를 바라지 않고, 흡수통일이나 인위적 통일을 추구하지 않으며, 북한이 올바른 결단을 내린다면 국제사회와 함께 도울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천명했다. 지구촌 193개 회원국의 지도자와 대표가 모인 유엔총회장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날 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들에 대한 북한의 지속적인 위반에도 불구, 북핵 문제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북한의 도발 수위에 비례해 제재 강도를 높이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들도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 테이블로 나오도록 북한을 압박하는 "평화적, 외교적, 정치적 해결"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유엔 회원국들에 안보리 결의의 철저한 이행을 호소하는 한편, 북한의 추가 도발 시 상응하는 새로운 조치 모색 등 국제사회의 강도 높고 단호한 대응을 촉구했다. 한반도 문제의 직접 당사국인 한국의 대통령으로서 북한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퇴로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북한의 대응이 주목된다.

긴장이 최고조에 이른 일촉즉발의 한반도 위기 상황에 대한 '안정적 관리'의 중요성도 설파했다. "우리의 모든 노력은 전쟁을 막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제한 문 대통령은 "지나치게 긴장을 격화시키거나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로 평화가 파괴되는 일이 없도록 북핵 문제를 둘러싼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북한에 더는 무모한 도발을 하지 말 것을 경고하는 한편, 대북 경고 발언 수위가 극단으로 치닫는 미국에도 냉정을 촉구하는 뜻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동맹국을 방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단서를 달았지만,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엔 연설 내용을 우회적으로 겨냥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미국이 북한을 초토화하려고 한다면, 북한의 맞대응을 불러 한반도에서 전면전으로 비화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이날 연설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평화', 특히 '한반도의 평화'였다. 문 대통령은 30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한국전쟁의 참상을 거론한 뒤 "그 전쟁은 냉전이 해체된 이후에도, 정전협정이 체결되고 64년이 지난 지금에도, 불안정한 정전체제와 동북아의 마지막 냉전 질서로 남아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언젠가는 한반도에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인식이 엿보인다. 그러면서 "전쟁을 겪은 지구 상 유일한 분단국가의 대통령인 나에게 평화는 삶의 소망이자 역사적 책무다. 나에게는 인류 보편의 가치로서 온전한 일상이 보장되는 평화를 누릴 국민의 권리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고 역설했다. 연설에서 '평화'라는 단어를 30차례 언급한 데서도 한반도에서 다시는 전쟁이 없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묻어난다. 문 대통령이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따른 한반도 안보 위기를 해결하려면 평화 정신의 구현을 추구해 온 유엔이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개입해야 한다"고 '다자주의 대화'를 제안한 대목이 눈에 띈다. 북미 대화와 6자회담이 난망인 상황에서 유엔의 틀 안에서 해법을 모색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다만,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의 궁극적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으로 가기 위한 그랜드 디자인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한 부분은 다소 아쉬움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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