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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과 일본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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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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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구/문화부 차장

“나가사키(長崎)와 히로시마(廣島)는 축제 분위기입니다.”

   
 

5일 노벨문학상, 6일 노벨평화상이 잇따라 발표되고 난 이후인 7일 오전 일본 한 민영방송의 아침 프로그램 앵커는 웃는 얼굴로 이렇게 뉴스를 전했습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이시구로 가즈오(石黑一雄·63)가 일본계 영국인으로 본래 나가사키 태생이고, 노벨평화상을 받은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은 1945년 원자폭탄이 투하된 나가사키·히로시마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일본의 신문과 방송은 나가사키 시민들의 들뜬 표정, 주요 서점가에서의 작품 구매 열기, 그리고 민간인 피폭 단체의 환영 인사 등을 전하며 ‘노벨상의 감격’을 만끽했습니다. 올해 12명(1개 단체 포함) 수상자 중 이시구로가 유일한 아시아인이자 일본인이라는 점에서 무척 고무된 모습이었죠.

이를 곁에서 지켜보는 기자로선 은근히 시기와 함께 부러움의 감정이 일었습니다. 만약 우리나라 고은 시인이 노벨문학상을 받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쉽게 가시지 않았습니다.

1901년 시작된 노벨상은 올해까지 117년 동안 6개 분야에 걸쳐 총 585회 선정되고, 923명(또는 단체)이 수상했는데요. 그중 일본인이 무려 26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271명으로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하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독일·프랑스 등에 이어 일본은 세계 5위권의 노벨상 강국인 셈입니다.

일본이 노벨상을 받을 때마다 지적되는 비결은 한마디로 ‘한 우물 정신’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연구자 간 활발한 교류로 폐쇄성을 극복하되 ‘오타쿠(御宅)’로 대변되는 장인정신을 발휘해 특정 분야에 몰입하는 연구 풍토 말입니다.

중성미자 천문학의 창시자인 고시바 마사토시(小柴昌俊)가 2002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원동력도 한 우물 정신에 있었습니다. 도쿄(東京)대 재학시절 동료들보다 수학 성적이 낮았던 그는 실험에 탁월했던 재능을 살려 미국 유학 후 돌아와 폐광이었던 가미오카(神岡) 광산의 지하 1000m 아래에서 ‘가미오칸데’라는 중성미자 축출 장치를 만들어냈습니다. 한 우물을 파는 천재들의 노력과 괴짜들의 무모함도 믿고 지원해준 시스템의 합작품이었습니다.

물론 노벨상 수상자 수가 뭐가 중요하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요즘엔 노벨상이 정치 논리에 빠져 있다고 해서 그 가치를 깎아내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과학 기술 육성, 문학 탐구 등 기초 학문을 중시하는 일본의 뚝심이 이룩한 성과는 우리가 분명 거울로 삼아야 할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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