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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을 다룬 영화의 흥행과 시사점
동북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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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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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송 / 논설위원

   
 

최근 ‘조선족’을 다룬 영화가 한국에서 크게 흥행하고 있다. 지난 8월에 개봉된 영화 ‘청년경찰’은 무려 565만명의 관객이 동원됐다고 한국 언론이 보도했다. 추석연휴에 개봉된 ‘범죄도시’역시 조선족을 ‘소재’로 한 영화로, 일일흥행순위 1위에 올랐다고 한다. ‘조선족’을 폄하한 영화가 한국에서 흥행하는 원인은 무엇이며, 왜 한국인들은 이런 영화에 열광하고 있을까? 그것이 궁금하다. ‘조선족’을 다룬 영화의 흥행 원인을 분석하고, 시사점을 도출해 본다.

영화 ‘청년경찰’과 ‘범죄도시’의 흥행 원인은 스릴이 넘치는 경찰액션물이며, 공통점은 조선족을 ‘조폭’으로 등장시켰다는 점이다. 또한 조선족을 ‘범죄자 집단’으로 왜곡하고 중국동포타운인 서울의 대림동을 범죄집단과 연루된, 조직폭력배의 ‘범죄 소굴’로 묘사했다. 영화 ‘청년경찰’에는 가출소녀를 납치해 난자를 강제 적출해 매매하는 조선족 ‘조폭’들이 등장한다. 또한 ‘범죄도시’ 역시 조선족을 범죄자로 왜곡하고 비하하는 장면이 다수 포함돼있다. 이것이 재한조선족 단체와 동포 언론이 강력하게 항의하고 있는 이유이다.

한국의 한 ‘대중문화평론가’가 ‘조선족 소재’영화 흥행에 대한 변명은 실로 가관이다. 중요한 것은 그의 ‘변명’이 대다수 한국인들의 조선족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편견을 대표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범죄도시’는 2004년 중국 하얼빈에서 넘어온 조선족 ‘조폭’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비판 받을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특급 흥행배우 없이 대박을 기록한 두 영화는 콘텐츠 자체에 대한 만족도 덕택이며, 영화 속 ‘조선족 소재’와 다룬 방식에 대해 절대 다수 관객들이 ‘동의’하고 사실상 ‘공감’했다는 것이다. 아전인수 격의 주장이며 항변이다. 또한 영화 속 ‘조선족’은 한민족이 아닌, 미개한 ‘중국인’이다.

최근 7~8년 간 한국에선 ‘조선족 범죄’를 다룬 영화가 심심찮게 등장했다. 2010년 ‘황해’, 2013년 ‘신세계’, 2014년 ‘차이나타운’등이다. 그러나 올해에는 ‘청년경찰’과‘ 범죄도시’, ‘악녀’까지 세 편의 영화가 만들어졌다. 특히 조선족 깡패가 등장한 ‘청년경찰’과‘ 범죄도시’는 흥행수치가 훨씬 향상되었고, 한국 관객들의 반응도 열렬해지고 있다. ‘조선족 소재’ 영화 흥행에 대해 한국 언론들은 대체로 네 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①한국사회에 충격을 준 조선족 강력범죄의 영향 ②최근 경제불황 정서에 의한 이방인 배타심리 ③강력범죄에 따른 ‘조선족 공포’와 부정적 인식의 확산 ④ 조선족의 ‘중국인’ 정체성과 한중(韓中)관계 악화 등이다.

2012년, 모 재한조선족의 ‘엽기적 살인’에 대해 한국 언론은 끈질긴 보도와 상황 추적을 진행했다. 이는 당시 한국인들의 조선족에 대한 ‘공포 분위기’와 부정적 이미지를 확산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최근에도 일부 무지한 재한조선족들의 살인과 강도 등 강력범죄가 한국 언론에 심심찮게 보도되고 있다. 현재 강력범죄는 한국인들의 가장 큰 관심사로, 한국 언론이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톱뉴스이다. 따라서 이를 ‘조선족 편견’ 보도로만 보긴 어렵다. 요즘 언론사마다 집요하고 끈질기게 다루는 ‘톱뉴스’가 바로 ‘어금니 아빠’의 살인 사건이다.

일각에서는 재한조선족의 범죄가 한국인의 범죄율보다 낮다고 주장한다. 2014년 한국 경찰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조선족을 포함한 중국인들의 절도와 강간, 강도 등 범죄는 내국인들보다 발생률이 낮았다. 그러나 강력범죄 발생률은 내국인의 2.5배, 살인미수는 3.4배 까지 치솟았다. 2016년 ‘형사정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05~2014년 외국인 강력범죄가 5배나 증가했다. 그중, 조선족을 포함한 중국 국적자 비중이 가장 높았다. 대다수 한국인들이 ‘조선족 범죄’를 경계하고 두려워하는 이유이다. 특히 외국인의 강력범죄는 한국 언론의 ‘집요한 보도’로, 개인이 저지른 범죄가 그 ‘집단 전체’에 악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법의식 제고와 법률 준수는 중국동포들이 심사숙고해야 할 중차대한 문제이다.

2000년대 한국의 영화와 TV드라나마에 자주 등장한 것은 ‘조선족 여성’들이었다. 물론 당시에도 ‘조선족’ 이미지 왜곡으로 조선족 여론의 질타를 받았으나, 조선족의 ‘한국살이 애환’을긍정적 시각으로 바라보았다. 최근 들어 한국 영화가 ‘조선족 범죄’에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은 단순히 경제 불황에 따른 ‘이방인 배타심리’로만 치부하기엔 무리가 있다. 한편 한국 언론이 개별적인 ‘조선족 범죄’를 크게 부각시키면서 재한조선족을 ‘범죄자 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은 삼가고 지양해야 할 바라고 생각된다. 또한 재한조선족 집거지역을 우범지대로, ‘범죄 소굴’로 왜곡하는 것은 논리적인 비약이며 짜장 어불성설이다.

현재 한국에서 ‘조선족’을 다룬 영화가 흥행하는 또 다른 중요한 원인이 있다. 최근 한중관계 악화에 따른 반중감정이 한국사회에 만연돼 있는 것과 직결된다. 즉 ‘중국인’인 재한조선족이 그들의 ‘화풀이 대상’이 된 것이다. 영화를 통한 조선족폄하, 매도로 얻는 한국인의 대리만족이다. 그야말로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기는 격이다. 이래서는 곤란하다. 결국엔 한민족인 한국인과 중국동포가 ‘서로 타격을 입는’ 불행한 결과를 맞게 될 것이다.

조선족의 ‘정체성’ 문제는 진부한 이야기이다. 현재 재한조선족은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한국에 귀화한 중국동포는 ‘동화노력’을 해야 함은 당연지사다. 그러나 체류허가를 맡고 생활하는 중국 국적자들은 기한이 만료되면, 귀국해야 하는 ‘엄연한 중국인’이다. 중국 국적자인 조선족을 무조건 ‘100% 한국인’으로 보려는 시각은 협애한 민족주의가 아닐 수 없다. 조선족의 한중 가교 역할을 소재로 한 영화가 개봉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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