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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 이후의 비전과 과제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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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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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휘 /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국제 정치학

한·미 정상 중요 메시지 교환 등 / 관계 발전에 기여한 성공적 회담 / 한반도 평화와 안보의 여정 위해 / 체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박2일의 방한(訪韓) 일정을 모두 마치고 떠났다. 평택 미군기지 방문,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 환영만찬, 국회 연설, 국립현충원 방문 등 짧은 시간 동안 숨가쁜 일정이 진행됐다. ‘미국 제일주의’라는 슬로건으로 당선된 대통령이었고, 그의 취임 이후 미국 국내정치가 바람 잘 날 없었던 관계로, 방한 중 만에 하나 한·미 관계에 불리한 돌출 발언이 있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국회 연설은 그 특성상 우리 국민을 상대로 직접 연설한다는 의미를 가지므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국민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지 온통 관심이 집중됐던 터였다.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꼭 필요한 시점에 한·미 두 정상이 만나서 중요한 메시지를 서로 교환하며, 양국 관계 발전에 기여한 전반적으로 잘 진행된 정상회담이었다. 북한의 위협과 도발이 정점에 달한 상황에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절대로 한국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는 ‘코리아 패싱’은 없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주장은 매우 정교한 논리로 뒷받침되고 있는데, 6·25전쟁 이후 한국이 이룩한 의미 있는 성취에 대해서도 충분한 예를 갖추면서, 북한 리더십과 일반주민을 차별적으로 접근하는 전략까지 취하고 있다. 이는 지난 6월 한·미 정상회담 당시의 비판을 의식한 듯, 한국에 대해 많이 공부한 듯한 인상을 주었고, 국회 연설에서는 불필요한 이슈는 제거한 채 한반도 평화와 한·미동맹의 중요성에만 집중하면서 우리 국민이 듣고 싶어하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문제는 지금부터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발전과 성장이야말로 북한이 느끼는 가장 큰 위협이라고 말했다. 결국 우리가 추구하는 한반도 평화의 비전은 한국의 성장과 평화로운 리더십을 기반으로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또한 미국은 끝까지 평화를 원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북한의 위협이 두려워 절대 물러서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추후 예상되는 북한의 도발에 한·미동맹이 적극 협력하고, 대북한 제재도 지속하겠다는 약속이다. 북한이 쉽게 응하지 않겠지만,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의 의지를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될 것이고, 결과적으로 우리가 바라는 일종의 평화프로세스와 비핵화를 어떻게 결합시키느냐 하는 어려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몇 가지 의미 있는 약속이 있었다. 지금까지 미국이 불허하던 최첨단 무기, 특히 정찰 감시기능 관련 무기의 판매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고, 연동하여 핵추진 잠수함 도입이 구체화될 전망이다. 자유무역협정(FTA)을 중심으로 한 무역압박이 드러나지 않게 가해졌지만, 이것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서 던진 무역적자 해소 메시지에 비하면 훨씬 조절된 톤이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의 대통령이 자국민의 경제적 이익을 지켜주겠다는 입장 자체가 문제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를 향해서도 더욱 강력한 대북제재에 동참해 달라고 아주 간결하게 언급했는데, 짐작건대 미·중 사이에서 커다란 외교적 고민을 하고 있는 우리의 상황을 잘 고려한 수준에서 입장을 밝힌 것으로 판단된다.

지금까지 실패한 정상회담은 한 번도 없었다는 말이 있듯이, 이번 한·미 정상회담도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지속적으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잘 조화로울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는 일부 국민에게는 의혹을 해소할 좋은 기회였다. 더불어 한국의 문화, 역사, 정체성 그리고 멋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넓히고 돌아갔으니, 이는 분명히 향후 한·미 관계에 긍정적인 자산이 될 것이 분명하다. 다시금 확인한 공고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아직은 갈 길이 먼 한반도 평화와 안보의 여정을 위해 더욱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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