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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의 나라' 된 중국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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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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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언 / 논설위원

   
 

중국이 세계 최고의 ‘창업 국가’로 탈바꿈하고 있다. 전통적인 창업 강국인 미국 이상으로 중국인들의 기업 설립 열기가 뜨겁다.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지난해 1~9월 451만 개의 신설 기업이 생겼다. 하루 평균 1만6500개꼴이다. 정보기술(IT) 서비스와 공유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매일 새로 생긴 기업 수가 2012년(5000개) 대비 2.6배나 늘었다. 신설기업 증가에서 미국(1.1배), 이스라엘(1.3배), 영국(1.3배) 등 창업 선진국들을 크게 앞서고 있다.

단순히 창업 관련 숫자로만 보면 한국은 중국 발뒤꿈치도 못 쫓아가는 형국이다. 한국의 하루 평균 신설법인은 270개 정도로 중국의 60분의 1도 안 된다. 인구 1만 명당 신설 기업으로 따져도 중국은 32개로 한국(15개)의 두 배 이상이다.

중국 청년들의 꿈은 '기업인'

중국의 창업 붐은 중앙정부가 추진한 강력한 창업 활성화 정책에다 청년들이 장래 직업으로 기업가를 선호하는 사회 분위기가 제대로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중국 정부는 2015년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대중창업, 만중혁신(大衆創業, 萬衆革新)”을 선언하며 ‘창업국가’로의 시동을 걸었다. 값싼 노동력 기반의 ‘세계의 공장’에서 벗어나는 경제구조 전환을 창업과 혁신을 통해 이루겠다는 것이다.

곧바로 기업 설립에 장애가 되는 행정규제 축소가 뒤따랐다. 사업자등록증과 기업등록코드, 세무등기증을 통합한 삼증합일(三證合一)제도를 넘어 사회보험과 통계등기증까지 합친 오증합일(五證合一)제를 도입한 게 대표 사례다. 지난해에는 한발 더 나아가 모든 창업 서류를 사업자등록증 하나에 통합한 다증합일(多證合一)제를 시행했다.

꼭 필요한 것만 금지하고 나머지는 자율에 맡기는 산업별 네거티브 리스트도 도입했다. 과거의 규제 때문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무인자동차 등 4차 산업혁명 분야 창업이 가로막혀서는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기업가를 존경하는 중국의 사회 분위기도 창업 열기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영국의 글로벌기업가정신연구(GEM)에 따르면 ‘좋은 경력 경로로서의 기업가 선호도 지수’에서 중국은 70.3으로 미국(63.7)과 영국(58.8), 한국(45.3)을 훨씬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래 직업으로 기업가를 선호하는 젊은 인구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중국 청년층은 제2, 제3의 마윈 알리바바 회장을 꿈꾸며 창업에 도전하고 있다.

굴뚝시대 규제에 막힌 한국

전통 산업 분야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기술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는 경고가 울린 지 오래다. 조선업은 중국과의 수주 경쟁에서 밀리며 위기를 맞고 있다. 철강 자동차 등도 낙관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4차 산업혁명 분야 창업에서도 중국은 두세 걸음 앞서 달려가고 있다. AI와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드론 등 신산업 경쟁에서 중국의 부상을 걱정하는 얘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그런데도 한국에서의 신사업 분야 창업은 굴뚝시대 규제에 묶여 출발조차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누가 보더라도 우리나라 경제의 역동성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안 되는 게 없는’ 중국과 ‘되는 게 없는’ 한국이 수시로 비교되지만, 체감할 수 있는 규제 개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청와대에서 열린 혁신성장 토론회에서 직접 “규제유연성이 세계 95위로 까마득하게 뒤처져 있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타했지만 달라진 건 없다.

기업인들은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가능한 사업이 자유시장 경제체제인 한국에서 불가능해선 미래가 없다”며 한숨을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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