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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사회와 성공적 노후
정음문화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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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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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향 / 장강사범학원

국제적으로 6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7% 이상을 차지하는 사회를 고령화 사회라고 한다. 2010년 중국의 제6차 인구센서스에 의하면 65세 및 65세 이상의 고령 인구는 1억 1883만여 명으로, 전국 인구의 8.87%를 차지한다. 조선족의 경우 전체 인구 183만 여명 가운데 65세 및 65세 이상의 고령 인구는 18만 7천 여명으로, 전체 조선족 인구의 10.2%를 차지한다.

전국의 평균치를 웃도는 조선족의 고령화는 앞으로 조선족 사회가 풀어가야 할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특히 동북 3성에 집거해 살던 조선족이 북경이나 천진, 청도, 연태, 위해, 상해, 광주 등 산해관 이남지역과 한국 등 국가로의 이주가 증가하면서 자녀들을 따라 동북의 조선족 집거구를 떠나 노년을 새로운 이주지에서 보내야 하는 노인들이 증가하고 있다.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한 경우 낯선 이주지에서의 생활과 도시생활에 적응해야 한다는 어려움, 그리고 중국어가 서툴러 타민족과의 의사소통이 잘 안 되는 어려움, 자녀를 제외한 사회적 관계망의 결핍으로 인한 고독함 등을 겪게 된다. 때문에 고령화 문제는 이주 문제와 더불어 조선족 사회의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문제가 되었다.

고령화 사회의 특징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경제발전과 의료기술의 발달로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노인들의 노년기가 길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노인들은 신체적, 사회적, 경제적 등 여러 가지 형태의 문제들과 부딪치게 된다. 노화는 피할 수 없는 자연적인 과정이지만, 신체적 변화와 사회적 역할 상실 등으로 인해 노인들은 무력함을 느끼게 된다. 과거에는 이에 주목하여 질병과 고독 등을 노인의 주요 문제로, 노인을 바라보는 시각은 문제로서의 노인에 집중되어왔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노인은 생산적이지 못하다”는 부정적인 고정관념에 반대하는 일부 학자들은 노화라는 의미 속에 발달이나 성숙과 같은 긍정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요즘 국제적으로 높은 경제력과 교육 수준을 갖춘 노인들이 증가함에 따라 노년기를 독립적이고 생산적인 삶이 가능한 시기로 인식하고, 고령화 사회에서 잘 늙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잘 늙어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것은 곧 성공적인 노후를 의미할 것이다.

성공적 노후(Successful Aging)는 1980년대 후반 미국의 노년학회를 통해 처음 소개되었다. Wong에 의하면 성공적 노화는 “건강상의 쇠퇴에도 불구하고 심리적, 사회적 건강과 삶의 만족이 높은 수준”을 의미한다. 한편 Havighurst는 성공적 노후를 “노인들 스스로가 자신과 사회에 대해 성공적으로 적응해 나가는 과정”으로 보았다. 성공적 노화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나 이에 관한 논의는 노인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긍정적 시각으로 바꾸어놓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 노년학연구에서 생산적인 노년, 성공적인 노년을 자주 거론하는데 일부 학자들은 노년기의 적절한 건강관리와 끊임없는 학습, 적극적인 사회활동 참여를 권장한다. 그리고 우리 시대의 이상적인 노인상은 독립성을 유지함과 아울러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며, 젊은 시절 못 이룬 꿈과 자아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노인이라고 강조한다. 과거처럼 경로의 대상과 자녀에게 의존하는 의존적인 노인상이 아니라 보다 자립적이고 적극적으로 노년의 삶을 구가하는—적어도 수동적이고 고통스러운 노년기가 아니라 생산적이고 활기차며 보다 긍정적인 모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본다.

전통적으로 가족 중심의 삶을 유지해온 조선족 노인들의 경우 성공적인 노후를 위해서는 친자관계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자녀로부터의 독립이 필요하다. 노인들이 자신을 독립적인 개인으로 간주하고 본인의 취향과 능력에 따라 노년기의 발전계획을 만들어 취미활동, 평생교육, 사회봉사, 공연, 여행, 운동 등을 통해 자기를 개발하고 공익적인 활동에도 참여한다면 즐거움을 누리면서 성공적인 노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흔히들 후기 산업사회, 즉 오늘날의 정보화 시대의 노인은 예전과 달리 급변하는 사회에 적응하기 어려운 존재로 보고 있다. 하지만 노인들이 노년기에도 새로운 문물에 대한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젊은이들 보다는 좀 늦더라도 결코 시대에 뒤쳐진 존재가 아니라 어른으로서 어린이와 젊은이들에게 삶의 지혜를 나누어줄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몇 년 전, 조선족 노인에 관한 논문을 쓰기 위해 조선족 여성노인들을 심층 면접한 적이 있다. 온갖 산전수전을 다 겪으며 열심히 살아오신 그분들의 이야기는 감동 없이는 들을 수 없는 것이었다. 그분들의 근검절약습관과 억척스러운 생활력, 불행과 고난 앞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딸로서,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엄마로서, 할머니로서의 삶을 꿋꿋이 살아오신 그분들의 인생사는 이름난 영화 한편을 본 것보다 더 진한 감동을 주었다. 그분들의 삶의 지혜는 지식과 별도로 현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도 소중한 자양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분들 중에는 소싯적 여의치 않은 가정형편으로 학교 교육을 많이 받지 못해 한이 된 분도 계셨고, 한어가 서툴러 버스도 홀로 타기 힘들어하시는 분도 계셨다. 그래서 공부를 좀 더 해보고 싶어 하는 분도 계셨다.

요즘 조선족 언론의 보도를 보면 시간에 쫓기는 바쁜 일상을 살고 있는 조선족 중장년들 중에 자신의 시간과 자금을 내어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들을 받아들여 북경의 왕징이나 청도의 청양 등 조선족 집거지역에 노인 주말학교를 세워 무료로 한어나 서예, 댄스, 악기, 성악, 컴퓨터 등 강의를 해드리는 프로그램 같은 것을 시작한다면 젊은이들과 노인들 사이에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될 뿐만아니라 조선족 노인들이 성공적인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돕게 될 것이다.

성공적 노후는 노인들에게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를 보낼 수 있게 도와주며, 더 나아가 가족과 국가의 부양 부담을 감소시켜 줄 것이다. 이러한 성공적 노후를 위해서는 노인 개인뿐 만아니라 가족과 지역사회, 기업, 정부 등 여러 분야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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