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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여 사할린 동포, 이렇게 방치할 건가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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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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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윤선 / 고려대 인문역량강화사업단 근무

   
 

2011년 일본 의회에 다녀왔다. '사할린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의원회의' 진행을 위해서였다. 한·일 의원이 결의문을 내고, 우리 국회에서 법안을 발의했다. 제헌 국회 이후 사할린 관련 법안은 16건 발의됐는데, 절반 이상이 시효 만료로 폐기됐다. 작년 2월에도 더불어민주당 의원 12명이 '사할린 동포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으나 아직 외교통일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여기서 '사할린 동포'란 일제강점기에 동원된 15만명 가운데 아직 생존한 1세대나 그 직계 후손 4만3000여 명을 말한다.

사할린 동포들은 일본 군경에게 학대당하며 노동에 시달렸다. 일본 패망 후 그들은 고국으로 돌아갈 희망을 안고 코르사코프항에 몰려들었다. 그런데 사할린의 일본인 30여만명은 철수했으나 일본군이 보내겠다던 귀향선은 끝내 오지 않았다. 동포들은 울부짖다 얼어 죽고, 미쳐서 죽고, 굶어서 죽었다. 1950년대, 일본이 마지막 자국민을 철수시킬 때도 사할린 동포의 귀향은 허용되지 않았다. 그렇게 무수한 한인이 사할린에 남았다. 한국인도, 일본인도, 소련인도 아닌 채로다.

1990년 한·소 수교 이후 모국 방문이 허용되었지만 부모·형제는 대부분 세상을 떠났고, 안산사할린고향마을과 인천복지관에 영주 귀국한 1세대들이 살고 있다. 현재 사할린에는 3만명으로 추정되는 2세·3세가 있다. 고국에 가고 싶으나 또 한 번 이산가족이 걱정돼 남은 사람도 수두룩하다. 2016년까지 영주 귀국한 사할린 동포는 4136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대부분 2010년 이전에 왔고, 이후로는 2015년 83명, 2016년 11명 등 급격히 줄고 있다. 영주 귀국 사업이 1세와 배우자, 장애 자녀 1명에 국한된 탓이 크다. 귀국 1세를 대상으로 한 징용 및 가족 관계 등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도 문제다. 지원 대상부터 정확히 파악한 뒤 지원을 바라는지를 확인해야 매듭지어질 문제다.

사할린 동포 문제는 한·일·러가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 일본 상대의 임금 반환 소송 문제 등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최일선 당사국인 우리 정부가 소극적이니 동포들의 한(恨)만 쌓여갈 뿐이다. 현재의 국적과 주권을 따지거나, 또 다른 외교 마찰 가능성 등을 우려해 마냥 방치할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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