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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지켜본 한반도 정세
김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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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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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오/전 호주국립한국학연구소 수석연구원, 전 파이스턴 이코노믹 리뷰 서울특파원]

   
 

한반도 전쟁 위기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최근 핵무기 완성 단계에 온 북한이 핵탄두 미사일로 미국 본토까지 공격하겠다고 연일 호언장담함으로써 최절정을 맞이했던 것 같다.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북한 공연단과 응원단이 한국에 갑자기 나타나서 노래와 웃음을 선사 했고, 남북 실세 지도자들이 서로 만나 악수를 나눴다고 그게 사라질까? 천만이다. 핵이라는 게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21세기 대명천지에 3대를 걸쳐 정통성 없는 왕조정치 권력을 공고히 해야 하는 북한에게 핵은 생사를 가르는 무기다. 미국은 핵확산을 막지 못한다면 자국의 안보만이 아니라 국제사회의 리더로서 자격이 없다. 평창에 온 김여정이나 이방카를 국빈 대접을 했다고 해서 이게 달라질 수 있기에는 서로 간 국가이익의 간극이 너무 크다.

그간 한국 언론은 위기 관련 뉴스와 해설을 엄청나게 쏟아냈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당연하다. 다른 나라 언론들도 마찬가지다. 호주의 경우 전쟁이 일어나면 참전이 불가피하고, 대외 무역은 큰 타격을 받게 된다. 나는 한국의 텔레비전 토론에 매일 번갈아 나오는 북한, 통일 또는 안보 전문가와 교수들을 보고 놀랐다. 많다는 게 하나고, 많지만 하는 말들은 그게 그것이고, 과거와는 달리 눈치를 봐 톤을 낮춘 인사가 적지 않다는 게 다른 하나다. 그래서 나도 한 마디 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다.

이 분야 연구는 본래 과거 국제관계에서 일어난 사례와 당사국들에 대하여 모은 정보와 통찰력을 바탕으로 예측하는 게 보통이다. 그 정보는 물 흐르듯 유동적이거나 상당부분 정확한 게 아니어서 거기에 과학성은 있기 어렵다. 픽션은 아니지만 예측은 시나리오에 가깝다. 요즘 한 때 4월 전쟁설이 떠돌았지만 누구도 이걸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다. 설 또는 루머로 떠돌아다니다가 만다.

그래서일 것이다. 국제정치학 이론은 1950년대 중반 내가 다닌 대학 시절이나 지금 크게 달라진 게 없다. 그 때 나의 국제정치학 지식에 큰 영향을 미친 학자는 이 분야 거두였던 시카고대학의 한스 모겐쏘 교수 아래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돌아와 강단에 선 고(故) 민병기 교수다 (고려대 정치학과 교수, 공화당 국회의원, 주 프랑스 대사, 인천대학장 역임). 그의 강의와 책을 읽어 믿게 된 것인데 미국 외교정책의 근간은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세력의 등장을 어디든, 어떤 대가를 치르든 사전에 막는 것이다.

모든 전쟁에는 늘 핑계가 있지만, 미국이 멀리 지구 구석까지 자국민을 파병해 피를 흘리게 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세계 1, 2차 대전, 한국전쟁, 베트남전, 이라크전 등에 참전해 전쟁광이라는 명성을 떨쳤다. 막대한 희생을 감수하며 이라크전을 벌인 것은 굳이 대량살상 무기가 아니더라도 아랍권을 제압하여 미국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사담 후세인을 사전 제거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핵 금지조약

한반도에서 전쟁은 일어날 것인가? 관건은 미국이 막무가내인 북한을 내버려 둘 것일 건가, 아니면 그러기 전에 북한이 알아서 핵을 포기할 것인가라고 본다. 미국이 현 단계에서 선택한 1차 전략은 군사 공격이 아니라 국제공조로 북한에 경제적 제재를 가하여 꼬리를 내리게 하는 것이다. 미국은 그게 주효하고 있다고 보는 것 같다. 이번에 북한이 갑자기 평화공세로 나온 것도 그거라는 시각이다. 나 개인으로는 그게 사실이고 궁극적으로 성공한다면 전쟁은 피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러기 때문에 우리도 일단은 일사불란하게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고 볼 일이다.

요즘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은 미국 일변도였던 지난 두 정권 시절에 대한 큰 일탈이다. 주권 국가로서 자기 역할을 찾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리스크 또한 크다. 미국은 단수가 높은 나라다. 한 예로 한국 정부는 부인하지만 군산 GM자동차 공장의 철수 설, 날로 더 해가는 한국 제품에 대한 높은 수입 관세 부과 압력은 모두 우연은 아닌 것 같다.

한국 언론은 미국이 한국의 역할을 수용하고 있는 것처럼 보도를 내보내고 있으나 미국은 대화와 협상은 다르다고 말하고 있다. 경제적 제재에도 아랑곳없이 핵프로그램을 더 강행한다면 어떤 형태든 전쟁은 불가피하다고 나는 본다. 한국의 이른바 ‘운전자론’은 힘을 받지 못할 것이다. 미국은 동맹국 하나가 반대한다고 전쟁을 안 할 나라가 아니다.

강대국들이 핵을 보유하고 있는 마당에 우리는 못할 이유가 뭔가? 북한이 내세우는 주장이다. 이에 동조하는 일부 한국인도 있는 듯하나. 그러나 생각해보자. 북한이 핵을 갖는다면 일본, 대만, 태국도 결국 그렇게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 때가 아니라면 후손 때 가서 엄청난 재앙을 맞게 될 것이다. 1975년 핵금지조약(NPT)에 가입하기 전 한국은 핵무기 개발을 위하여 프랑스의 한 기구와 조용히 교섭하다가 미국으로부터 호된 압박을 받았었다. 그때 외신에 관련기사를 써봐 좀 안다.

북한이 핵보유국 인정을 받는다면 한국은 낙동강 오리알이다. 미국은 그런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초지일관 되게 비핵화 정책을 강력하게 밀어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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