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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위대한 귀향 행진’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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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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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 / 나눔문화 사회행동팀장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감옥이 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다. ‘수인’은 200만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 이스라엘은 11년간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가자지구 사람들은 식수와 전기, 의료 등을 제때 공급받지 못하고 인구의 80%는 구호물품에 의존하고 있다. 유엔은 2020년이면 가자지구에서 생존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생존 위협 앞에, 그리고 수천년 살아온 터전을 이스라엘에 빼앗긴 인간 존엄에 상처를 품고 가자지구 사람들이 역사적 걸음을 내디뎠다. 3월30일, 고향 땅을 향해 대규모 행진을 시작한 것이다. 이른바 ‘위대한 귀향 행진(Great Return March)’이다. 행진은 팔레스타인 ‘땅의 날(Land Day)’을 맞아 시작됐다. 42년 전 3월30일은 최초의 민중봉기가 일어난 날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매년 이날을 기리며 자유와 해방을 외쳐왔다.

수만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가자지구-이스라엘 접경지역에 천막을 쳤다. 주최 측은 5월15일, ‘나크바(Nakba)’ 대재앙의 날 70주기까지 행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한다. 이날은 이스라엘의 ‘건국일’이자 팔레스타인 땅이 강탈된 날이다. 이스라엘군의 저격 위험에도 현장은 평화로웠다. 노인들은 고향 마을이 적힌 깃발을 내걸었고 아이들은 천막에서 공부했다. 청년들은 전통춤을 췄고 어머니들은 음식 준비에 바빴다.

이스라엘군은 이들에게 조준 사격과 탱크 포격을 했다. 팔레스타인 사람 17명이 목숨을 잃었고 1500여명이 다쳤다. 2014년 ‘가자 학살’ 이후 최대 규모의 학살이었다. 그럼에도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10대 때 고향 땅에서 쫓겨났던 한 할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위엄으로 죽는 것이 굴욕으로 가득 찬 삶을 사는 것보다 낫습니다.”

미국은 이 전쟁범죄의 공범이다. 미국은 이스라엘 국방 예산의 20%를 넘게 지원하고 있으며, 팔레스타인을 고립시킨 높이 8m, 길이 700㎞의 분리장벽 건설 자금을 지원해왔다. 또한 2008년과 2012년, 2014년 3번에 걸쳐 4000여명이 살해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학살에 동조해왔다. 특히 올해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발표한 것은 ‘세기의 폭력’으로 기록되고 있다. 사실상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불법 점령을 승인하고,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소유’로 인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국제사회도 책임이 있다. 1948년 유엔 안보리 결의안 194호, 1993년 오슬로 평화협정, 2004년 국제사법재판소의 최종 판결 등엔 이스라엘의 불법 점령지 철수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귀환, 불법 정착촌 건설 중지 등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미국과 유대 민족주의자들의 로비와 협박에 국제사회는 침묵해왔고, 이스라엘의 국제법 위반은 용인되어 왔다.

이미 많은 희생을 치러온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말한다. “풍요로운 팔레스타인 대지와 가을 추수, 마을 결혼식과 노랫소리, 올리브나무 아래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설렘, 예루살렘에서 드리는 간절한 기도. 이 모든 순간들을 빼앗겼습니다. 이 모든 희생은 우리 삶을 신성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를 물러서지 못하게 했습니다. 우리는 마침내 이룰 것입니다. 팔레스타인 땅에 아이들이 돌아갈 그 순간을.”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목숨 건 행진은 전 세계로 울려 퍼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학살과 불법 점령을 중단해야 한다. 미국은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수도 지정 및 대사관 이전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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