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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깜짝 방문, 무엇을 의미하나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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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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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펑 /난징대 국제관계연구원

   
 

3월 26일 베이징의 기차역과 주요 도로, 외국에서 온 주요 손님들이 묵는 댜오위타이(釣魚臺)에 삼엄한 경비가 시작됐다. 26일 오후부터 밤까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베이징에 왔을 수 있다는 소식이 베이징의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 널리 퍼졌다. 확실히 놀라운 것이었다.

3월 28일 김정은이 베이징을 떠난 뒤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은 빠르게 김정은의 방중 소식을 발표했다. 중북 양측의 보도를 비교해 보면 명확히 다른 지점이 있다. 양측이 이번 방문을 다르게 정의하고 기대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중국 측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재선된 데 대해 김정은이 “당연히 중국에 와서” 직접 축하해야 한다고 말했고, 최근 한반도 정세에 변화가 생긴 데 대해 “의리상, 도의상” 당연히 중국에 와 “직접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북한 측 보도에는 이런 표현이 없다. 북한 측은 시 주석이 댜오위타이 양위안자이(養源齋)에서 김정은 부부에게 ‘가정식 오찬’을 대접하며 “많은 문제에 대해 흉금을 터놓고 서로 생각과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했다. 양측이 이견이 있음을 숨기지 않은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 측 보도는 김정은의 말을 인용해 북한 지도자가 시 주석 앞에서 비핵화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하지만 북한 보도는 비핵화 문제는 한 자도 꺼내지 않았다. 북한 보도는 김정은이 시 주석에게 편리한 시기 정식 방북을 초청했고 시 주석이 받아들였다고 했다. 중국 측 보도에는 이런 표현이 없다. 김정은의 이번 베이징행이 가져온 중북 관계 개선은 아직도 ‘충분히 한계가 있다’는 걸 보여준다.

중국의 (김정은에 대한) 대접은 충분히 성대하고 꼼꼼했다. 김정은의 체면을 충분히 세워줬다. 시 주석은 김정은에게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 입장을 견지함을 다시 천명했다. 중북 관계 개선의 뜻을 보여줬지만 중국은 북핵 정책의 ‘마지노선’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명확한 태도를 보였다.

중국은 김정은 방중을 통해 북한이 한국이든 미국이든 정상회담을 할 때 중북 정상회담이 ‘앞에서 갈 것’이라는 점을 세계에 알렸다. 중국은 북핵과 한반도 문제에 관한 역할에서 배제되지 않을 것임을 알렸다. 중국이 여전히 북핵의 외교적 정치적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알렸다. 김정은이 스스로 베이징에 온 것은 북한이 중국이 대해 어떤 불만이 있든 중국의 이해와 지지, 도움을 잃고 싶지 않음을 뜻한다. 김정은은 남북 정상회담 전에 베이징을 방문함으로써 중국을 ‘위로’하고 또 남북, 북-미 접촉 과정에서 낼 자신의 협상칩을 강화했다.

김정은이 북한 최고지도자 취임 이래 첫 해외 방문이 첫 중국 방문이었고, 또 시 주석과의 첫 만남이었다는 점을 거론할 만하다. 김정은은 평창 올림픽 외교 이후 다시 한번 자신이 ‘정세를 만드는’ 능력이 있음을 보여줬다. 또 김정은은 시 주석에게 아버지 김정일의 비핵화 유훈을 다시 거론했다. 얼마나 성의가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김정은이 처음 중국 지도자에게 김씨 일가 3대 지도자의 비핵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는 김정은 집권 이후 ‘핵 보유를 명기한 헌법’ 등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견지해온 것과 차이를 벌리기 시작한 것이다.

김정은은 ‘화제(를 만드는 데) 고수’다! 베이징 방문 이후 김정은은 남북 정상회담 전에 모스크바를 방문하고 싶을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라는 냉전시대 동맹의 힘을 빌려 한국과 미국에 대한 자신의 가격을 올리려는 것이다. 문제는 러시아가 동의하느냐다. 김정은은 이달 27일 군사분계선을 넘어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한다. 5월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일련의 정상회담을 통해 정말 북한이 극한 압박의 어려움으로부터 ‘역전’할 수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북한이 미래와 출로를 얻고 싶다면 김정은의 외교 능력에 기대지 말고 핵을 포기하겠다는 진짜 결심에 의지해 화해의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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