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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평화와 공존’ 의 이정표, 남북정상회담
미주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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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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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정상이 손을 맞잡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은 27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 평화의 집에서 역사적 회합의 자리를 가졌다. 남북 최고지도자가 한민족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만난 것은 남북으로 갈린 지 73년, 군사분계선 생긴 지 65년만의 일이다. 한발짝 넓이 보잘 것 없는 경계선을 넘어서는 데 그 오랜 세월이 걸렸다. 웃음으로 서로를 맞는 두 정상을 보면 지난 연말까지만 해도 한반도를 뒤덮던 전운의 먹구름이 아득하다. 한반도에 마침내 평화와 공존, 번영의 봄이 도래할 것인지 기대가 높다.

이번 4.27 정상회담은 이전의 두 차례 정상회담과는 다른 무게감을 갖는다. 2000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주도한 1차 남북 정상회담, 2007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2차 정상회담은 한반도 평화체재 구축에 대한 부푼 기대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현실로 성사시키지 못했다. 국내외적 여러 상황들이 작용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북미 간 관계개선 실패이다.

한반도 문제를 실질적 당사자인 남북끼리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한민족이 안고 있는 또 하나의 아픔이다. 남북이 정전체제를 끝내고 종전에 이르려면 미국의 합의가 필수적이다. 이번 회담은 한달여 후 북미정상회담의 디딤돌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남북 화해무드의 상징성을 넘어서는 실질적 의미를 갖는다.

아울러 이번 3차 정상회담의 무게를 더 하는 것은 달라진 북한의 상황이다. 우선은 실질적 핵보유국으로서 북한이 갖는 자신감이다. 김정은 체제 출범 후 북한은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거머쥐면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반면 핵과 미사일은 양날이 칼이어서 국제사회의 제재를 불러들였다. 경제에 직격탄이 되었다. 인민들이 허리띠 조이지 않고 잘 사는 나라를 약속했던 김 위원장은 공식 천명했던 경제와 핵 병진노선을 수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지난 20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그는 병진노선을 종식하고 경제사업을 우선시 하겠다고 선언했다. 남한과 미국을 향한 김 위원장의 화해 제스처 배경에는 핵보유가 주는 자신감, 경제를 살려야하는 절박함이 자리하고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번 정상회담이 한반도의 운명을 바꿀 역사적 출발점이 될지는 더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 두 정상이 보인 우호적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아직 낙관은 금물이다. 물론 비관도 금물이다. 역사는 어느 생각지 못한 순간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물꼬를 트기도 한다. 한민족의 목표는 분명하다.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체제가 들어서서 더 이상 군사적 충돌 없고 긴장이 해소되면서 경제협력을 통해 남북이 함께 번영하는 것이다. 그리고 평화로운 통일의 길로 접어드는 것이다.

이 모두의 출발점은 한반도 비핵화이다.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토대로 북미 정상회담에서 확실한 비핵화 합의, 구체적인 로드맵이 도출되어야 할 것이다. 한두번의 회담으로 타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미국과 북한 사이의 간극이 쉽게 좁혀들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최고의 제재와 압박을 계속하면서 단기간 내에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CVID)를 요구하고 있다. 북한은 핵보유국이라는 전략적 지위를 포기하지 않으면서 단계적 조치에 의한 비핵화 입장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

모든 시작은 만남이다. 두 정상의 만남으로 신뢰가 쌓이면서 한반도 평화의 봄바람을 기대할 기틀이 마련되었다. 하지만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거쳐 항구적 평화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그 먼 길을 가는 동안 한국과 미국은 같은 게임 플랜으로 긴밀하게 팀플레이를 하면서 양국 간 공조를 그 어느 때보다 공고히 해야 하겠다. 북한은 현실을 직시하며 하루 속히 완전하게 핵을 포기하고 평화와 공존의 장으로 나와야 할 것이다. 그래서 남북의 이산가족들이 다시 만나고 우리 모두 자유롭게 남북을 넘나들며 한 역사, 한 문화를 가진 한 민족으로서 상생공존하기를 바란다. 2018년 4월27일이 ‘평화, 새로운 시작’의 날로 역사에 길이 기록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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