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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인 일본영화 ‘야키니쿠 드래곤’스크린에 스며든 재일동포의 땀과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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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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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서울과 도쿄에서 양국 관객의 마음을 울린 연극 '야키니쿠 드래곤'이 10년 만에 동명의 영화로 한국을 찾았다.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이다. 연극에 이어 영화 '야키니쿠 드래곤'의 각본·감독을 맡은 재일동포 감독 정의신(61·사진)은 3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1970년 일본이 고도로 성장하고 번영할 때 소외된 재일 가족들의 이야기”라며 “지금 기록하지 않으면 잊혀질 이야기를 영화로 기록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 '야키니쿠 드래곤'은 1969~1971년 일본 간사이공항 근처 동네에 모여 사는 재일동포 이야기다. 조선인 노동자들이 비행장 건설을 위해 거주하는 곳이다. 태평양전쟁에 강제징용됐다 한쪽 팔을 잃은 용길(김상호)이 이곳에서 곱창구이 장사를 한다. 가게 이름은 자신의 이름 ‘용’을 따 ‘야키니쿠 드래곤’이다. 용길은 영순(이정은)과 재혼해 살고 있다. 두 사람 슬하에는 용길의 전처가 낳은 큰딸 시즈카(마키 요코)와 둘째딸 리카(이노우에 마오), 영순이 데려온 셋째딸 미카(사쿠라바 나나미), 부부가 낳은 막내아들 도키오까지 네 남매가 있다.

재일동포 가족의 삶은 녹록지 않다.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한다. 대학을 졸업해도 취직할 곳이 없다. 일용직도 구하기 쉽지 않다. 재일동포 3세인 정의신은 자신의 경험을 녹여냈다. 정의신은 “처음 한·일 합작 연극 극본 제의가 들어왔을 때 어떤 이야기를 할지 고민했다”며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란 제가 (공감하는 재일동포 이야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987년 극작가로 데뷔한 정의신은 연극뿐 아니라 다수의 영화 시나리오도 썼다. 영화 연출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정의신은 영화 작업이 꿈만 같았다고 했다. 그는 “촬영 시간이 짧아 힘들긴 했지만 열심히 했다. 배우들이 여러 요구를 잘 들어줘서 좋은 작업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재일동포 가족의 갈등과 화해, 사랑을 다룬 영화 <야키니쿠 드래곤>의 한 장면.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정의신은 연극에서 표현하기 힘들었던 학교·카바레 장면을 영화에서 구체적으로 담아냈다. 영화의 장점인 클로즈업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스크린 속 감정을 오롯이 관객에게 전달했다. 정의신은 “한국에 처음 연극을 올리러 왔을 때 한 기자가 ‘한국 사람들은 재일동포의 상황을 잘 몰라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소재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정말 많은 분들이 좋아해줬다. 가족·사랑이라는 이야기인 만큼 이번 영화도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실 것 같다”고 말했다.

회견에 나온 이충직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1970년대 재일동포 사회뿐 아니라 (점차 가족이 분열되는) 지금의 한국·일본 사회의 모든 갈등과 화해를 다룬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배우 김상호는 재일동포의 아픔을 간직한 아버지 용길을 일본 배우들과 함께 완벽히 소화했다. 김상호는 “‘아버지’는 극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 역할이다. 일본 배우들에게 믿음을 주려고 많이 노력했다. 촬영이 진행되면서 일본 배우들이 믿고 좋아해줘 막바지에는 정말 가족처럼 담벼락이 다 허물어졌다”고 말했다.

'야키니쿠 드래곤'을 시작으로 전주국제영화제는 열흘간 여정에 들어갔다. 역대 최다인 총 241편(장편 197편·단편 44편)이 전주 고사동 영화의거리 일대 5개 극장, 19개관에서 상영된다. 지난해와 같이 ‘영화 표현의 해방구’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각종 사회문제와 논쟁적 주제를 담아낸 영화를 곳곳에 배치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제 평가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전주국제영화제에 대한 열기도 뜨겁다. 지난달 17일 예매 시작일에 152회차가 매진됐다. 지난 1일까지 총 220회차가 팔렸다. 전년 143회차에 비해 65%가량 늘어났다. 역대 가장 높은 예매율이다.

매진된 상영작은 개막작 '야키니쿠 드래곤'과 폐막작 '개들의 섬'을 비롯해 '어른도감' '성혜의 나라' '홀리데이' '그해 여름' '도블라토프' 등이다.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18의 '굿 비즈니스' '겨울밤에' '파도치는 땅' '노나' 등도 매진됐다.

이날 영화의거리 옥토 주차장에 마련된 ‘전주돔’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150여명의 유명 배우와 감독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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