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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동아시아 전략을 준비하자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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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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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순 / 중국차하얼(察哈尔)학회 고급연구위원

   
 

남북 정상의 판문점선언 이후, 동북아 국제 정세에 몇 가지 큰 변화가 나타났다. 새로운 변화에 대해, 우리는 여섯 가지 영역에서 새로운 전략과 전술을 준비해야 한다.

우선,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와 ‘북한식 개혁개방’을 유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중국과 일본은 판문점선언의 후유증에 빠져 있고, 러시아는 남북과의 경협을 기대한다.

변화된 주변국의 한반도에 대한 기대감과 소외감을 어떻게 ‘국익’에 활용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둘째, ‘차이나패싱’을 두려워하는 중국을 이용해야 한다. 1992년 8월 한중 수교에 대한 북한의 불만으로, 중국은 북한으로부터 계속해 패싱을 당했다. 시진핑(習近平) 1기에서도 중국의 협박성 만류와 회유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중국의 중요한 행사마다 핵과 미사일 실험을 일삼았다.

한국의 차이나패싱은 없었고, 중국은 ‘사드 보복’과 ‘의전 하대’ 등으로 오히려 한국에 고압적 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김여정의 평창 외교와 남북 정상의 판문점선언 과정에서 중국은 ‘스스로’ 차이나패싱의 딜레마에 빠졌다. 한국의 의도는 아니었지만, 남북은 중국의 아킬레스건이 무엇인지를 발견했다. 미적거리기를 즐기는 중국을 어떻게 다급하게 할 수 있는지 알게 된 것은 큰 수확이다.

셋째, 중국의 ‘한반도 역할론’을 역이용해야 한다. 차이나패싱을 자각한 중국은 다급하게 ‘중국 역할론’을 강조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연이은 정상회담으로 차이나패싱은 없음을 강조한다. 상대의 약점은 급소가 된다. 한반도 문제에 중국이 적극 참여하겠다는 전략 변화는 남북 협력으로 역이용할 수 있다.

과거 중국의 한반도 정책은 양다리 걸치기, 즉 ‘등거리 외교전략’과 ‘미중 관계의 전술 카드 활용’이었다. 두 가지의 공통점은 한반도 문제의 본질과는 상관없이 중국의 국익 확대와 이를 위한 현상 유지가 주요 목표라는 점이다. 이번 남북관계의 긍정적 변화를 통해 중국에 대해 ‘No’라고 할 수 있고, ‘자율성’도 확보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은 매우 중요하다. 남북은 공동이익을 위해 중국의 역할론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지혜를 모아야 한다.

넷째, 뚜렷하게 나타난 ‘재팬 패싱’ 현상이다. 한일 관계로 발생되는 문제는 미국과의 동맹관계 영향으로 인해 해결 과정이 매번 껄끄러웠다. 그러나 일본의 ‘몽니 외교’는 북한으로부터 철저하게 소외되었다. 일본은 북한의 자발적인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행사에 초대받지 못했다. 동북아 안보문제와 공동 발전에 대한 ‘대의’보다 자국 국내 정치가 항상 우선이었던 일본 우파에 북한은 치명적인 ‘망신’을 주었고, 아베 총리의 입지는 불안해 보인다. 남북 협력은 일본에도 유용한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다섯째, 남북러가 주도하는 에너지ㆍ자원ㆍ물류 등의 동북아 경협에 대한 러시아의 기대감을 활용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와 ‘신북방정책’은 남북이 협력하고 러시아가 참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남북러가 주도하는 동북아 경협은 중국과 몽골은 물론이고 미국과 일본의 적극적인 참여도 유도할 수 있다.

여섯째,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파급 효과다. 시진핑 주석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장 주변에서 대화 참여의 기회를 엿본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체면을 중시하는 중국의 다급함이 재확인된 것이다. 이는 본격적으로 차이나패싱 전략을 구상하여 적절한 ‘밀당 카드’로 활용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은 남북미 또는 중국이 참여한 4자 회담의 ‘종전선언’, 이후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평화협정’ 체결을 기대하게 한다. 남북은 협력하여 기존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신북방정책 ▲신남방정책을 업그레이드해 ‘남북 2.0 버전’의 ‘동아시아 신 경제협력’을 준비하고 주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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