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8.7.20 금 18:15
재외선거, 의료보험
> 오피니언 > 본국지논단
두렵고 부러운 손정의 장학생
국민일보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05.16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이은형/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2008년생 모리타니 요리야쓰는 유치원 때 우연히 접하게 된 프로그래밍 언어 스크래치에 빠져 독학하던 중 영어도 함께 학습하게 됐다. 영어 검정시험 준1급에 합격했고, 2017년 U-22 프로그래밍 콘테스트 수상, 중학생 프로그래밍대회 우수상, 영어 독서대회 우승 등의 경력을 갖고 있다. 지금 인공지능(AI)을 접목하는 프로그래밍 작품을 만들고 있으며 어린이들에게 프로그래밍 배우는 즐거움에 대해 전파하고 싶어 한다.

일본 후쿠오카 국제학교에 재학 중인 히가키 오미네는 수학 영재이며 상어와 고대생물에 특히 관심이 많다. 인간이 바닷속에서 활동하고 생활하도록 하는 것과 지구 온난화, 해수면 상승 등을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역시 2008년생이다.

나이를 의심케 하는 성숙한 목표와 기술적 역량을 가진 이 어린이들의 공통점은 손정의재단 장학생이라는 점이다. 벤처캐피털로서는 세계 최대 규모인 1000억 달러의 비전펀드를 조성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손정의씨가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는 프로젝트가 바로 ‘인재 육성’이다. 2017년 7월 96명의 장학생을 선발했는데 당시 나이로 8∼9세 3명, 10대 41명, 20대 52명이었다. 초등학교 때 학교에 가지 않는 대신 책을 집필해 유명해진 13세의 나카지마는 ‘어른과 어린이가 파트너십을 발휘하면 세상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영국 뇌과학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은 사노 메구미, 의학에 로봇을 접목하는 데 관심이 많은 의대생 시라이 나나자, 신경의학자 시무라 유우키, 하버드 대학에서 재생에너지와 공공에너지 정책을 공부하는 다카시마, 포용적 금융을 실현시키기 위해 마이크로파이낸스 스타트업을 시작하려는 장 아키 등은 20대다.

손씨는 96명의 인재를 선발한 뒤 “여러분은 인공지능이 인류의 지능을 초월하는 ‘싱귤래리티’가 일어나는 시대에 인류를 대표하게 될 가능성이 큰 지도자 후보”라고 격려했다. 장학생은 유학비, 프로젝트 수행비, 자신의 진로를 개척하는 데 드는 비용 등 자신에게 필요한 비용을 지원받는다. 재단이 운영하는 연구시설 ‘인피니티’를 무제한 활용할 수 있으며 이곳에서 서로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협업도 하게 된다. 세계적인 전문가를 초빙해 특강을 개최해 인재 간 교류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네트워크도 구축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손정의재단의 장학생 선발에 두려움과 부러움을 동시에 느끼는 것은 지원금의 규모나 혜택 때문은 아니다. 무엇보다 장학생의 면면이 충격적이다. 독학으로 영어를 마스터하고, 프로그래밍 언어를 독파하는 유치원생이 ‘고민할수록 멀리 볼 수 있다’고 말하면서 세상을 바꾸겠다는 꿈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맑게 웃고 있는 어린 장학생의 프로필을 보면서 문득 두려움을 느낀다. 입시의 틀 속에 갇힌 교육, 학원을 전전하며 과제의 압박에 시달리는 우리나라 초등학생들 모습이 겹치면서 이런 성숙한 영재를 얻으려면 어디서부터 문제를 풀어야 할지 난감하다. 더구나 이들의 스폰서는 손정의씨가 아닌가.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비전펀드가 벤처캐피털의 역할을 넘어서는 임팩트를 세계 경제에 남길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계 IT 벤처 생태계의 주도권을 미국 실리콘밸리로부터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미 인도의 최대 이커머스 업체 플립커트, 미국의 우버, 위워크 등에 대한 투자에서 큰 수익을 올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대략 100개의 유망 벤처에 1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만으로도 세계 벤처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손씨는 이렇게 비전펀드의 품에 들어온 벤처기업들의 융합과 합병 등을 오케스트라 지휘하듯 아우를 것이라 하니 그가 키우는 인재들은 얼마나 마음껏 자신의 역량을 펼칠 것인가. 혁신성장과 벤처 생태계를 외치는 구호는 크지만 정부도 민간도 절실하지 않아 보이는 우리 실정을 돌아보면 손정의와 그 장학생들이 더욱 두렵고 부럽다.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회사소개광고문의기사제보구독신청찾아오시는길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 110-888 서울시 종로구 종로 19 B동 1118호 (종로1가, 르메이에르종로타운) | Tel 02)2075-7141~3 | Fax 02)2075-7144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 01003 | 등록일자 : 2009. 10. 24 | 발행인 : 이구홍(전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개인정보취급담당자 : 최유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유정
Copyright 2008 세계한인신문. All Rights Reserved.mail to oktime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