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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교포 간첩조작' 고문수사관, 1심서 징역 1년"가족들 탄원·고령의 나이" 선처 호소에 法 "피해자들 역시 가족 있었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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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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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재일 교포 간첩 조작 사건' 당시 무고한 시민을 잡아 고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보안사령부 수사관 출신 고병천씨(79)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이성은 판사는 28일 위증 혐의로 재판을 받은 고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고령이고 가족들이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는 고씨 측의 호소에 대해 "피해자들 역시 가족이 있었고, 고령의 나이에 재판을 받는 것은 피고인이 자초한 것"이라며 실형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고씨의 가혹 행위로 피해자들은 고통의 시간을 보냈고,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피해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재심에서도 허위진술을 했다"며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과거 보안사에 근무하던 고씨는 재일 교포 유학생 중 간첩을 색출하겠다는 보안사의 '수사근원 발굴계획'에 따라 이종수씨(1982년)와 윤정헌씨(1984년)를 불법 연행해 고문했다. 구타와 물고문, '엘리베이터 고문' 등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한 이들은 결국 간첩이라고 허위 자백했다.

간첩 누명을 쓴 윤씨는 재심을 청구했다. 2010년 열린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고씨는 '(윤정헌에게) 구타나 협박 등 가혹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고씨의 이같은 진술에도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윤씨는 고씨를 위증 혐의로 고소했고, 지난해 12월 검찰이 고씨를 기소하면서 고씨는 법정에 서게됐다.

재판부는 고씨의 자백과 관련 증거에 따라 고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이어 '당시 국가 안보를 최우선시하던 특수한 사회 상황 때문에 수사기관에서의 가혹행위 등 불법수사는 관행이었다', '조직 문화를 고려하다보니 허위 진술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등 고씨의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재판부는 "당시 민간인 피해자들을 상대로 수사권을 행사할 수 없었는데 수사를 한 것 자체가 위법"이라며 "수사 관행 등은 이유가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간첩을 검거해 포상을 받은 적도 있는 등 개인적인 사리사욕을 취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위증을 한 것이) 조직과 동료의 명예를 실추시키지 않으려는 의도였다면 증언 거부권을 행사해 곤란한 상황을 모면할 수 있는데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기억에 반하는 답을 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위증을 한 것은) 당시의 인권침해 행위를 은폐, 축소하려는 의도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며 "이는 과거 고문·가혹행위를 할 때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고문 행위를 관행이었다고 규정해 본인에게는 그다지 책임이 없다거나 지금와서 달리 평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식의 잘못된 인식을 표출하고 있다"며 "피고인은 어쩔 수 없는 시대 상황이었다고 하는데 피고인의 가족에게 고문이 가해졌을 경우에도 지금과 같은 입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피고인이 진지하게 반성해 자백한 것인지 심각하게 의심하게 만든다"며 "선처의 이유로 삼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피고인이 노환이고 가족들이 선처를 탄원하고 있다'는 변호인의 주장에 대해서도 "피해자들 역시 기다리는 가족이 있었다"며 "이를 고려하지 않았던 피고인이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고 고령에 형사 재판을 받은 것은 피고인이 자초한 것으로 죄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침을 놨다.

앞서 고씨는 재판 과정에서 '얼굴을 물수건으로 덮고 물을 붓는 고문' '손목을 묶고 사이에 막대기를 넣어 두 책상 사이에 걸쳐놓는 통닭구기 고문' '욕설과 구타' 등의 고문을 행했다고 인정했다. 결심 공판에서 고씨는 미리 준비해온 반성문을 통해 "진심으로 부끄럽고 수치스럽게 생각한다"며 "뼈를 깍는 마음으로 반성을 하고 있다. 모든 분들께 사죄드린다. 제가 취급하지 않았더라도 한 조직원으로서 죄송하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고씨는 '다른 기억나는 피해자가 있느냐'는 등 자신에게 불리한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는 등 즉답을 피해 피해자들의 공분을 샀다. 진정성 없는 사과로 일관하던 고씨는 결국 법정 구속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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