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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성 김’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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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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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평인 / 논설위원

   
 

외교는 본래 비밀외교로 시작됐다. 오늘날의 공개외교가 오히려 제1차 세계대전 이후에 나타난 새로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정보원들은 주로 외교부에 속했다. 각국 대사관 직원은 정보의 최전선이었다. 공개외교가 대세를 이루면서 정보기관이 외교부에서 독립하기는 했지만 오늘날에도 중요한 외교 무대의 막후에서는 늘 외교부와 정보기관이 함께 펼치는 비밀외교가 펼쳐진다.

▷북-미 정상회담의 길을 닦는 미국 측 두 주요 실무자가 모두 한국계다. 먼저 중앙정보국(CIA)에서 한국지부장 출신의 앤드루 김 코리아임무센터장이 나서 회담의 발판을 깔았고 이번에는 국무부에서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가 나서 실무회담을 벌이고 있다. 앤드루 김은 서울고 1학년 때 이민 가기 전 한국 이름이 김성현이다. 미국명을 따로 갖기 전까지는 성현 김이었고 일상에서는 미들네임을 생략하는 관례를 따라 성 김이라 불렸다고 하니 두 ‘성 김’의 활동에 싱가포르 회담으로 가는 청신호가 켜질지 말지가 결정된다.

▷성 김 대사의 풀네임은 영어로 ‘Sung Yong Kim’이다. 그는 따로 미국명을 만들지 않고 중학교 1학년 때 이민 가기 전에 쓰던 한국명 김성용을 그대로 쓰고 있다. 성 김 대사가 주한 미국대사를 지낼 당시 한국 외교통상부 장관이 김성환, 그 밑의 2차관이 김성한이던 때가 1년 남짓 있었다. 당시 미국 외교관들 사이에서는 한미 양국에서 ‘성 김’이 판을 친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성 김 대사가 한국통인 건 분명하지만 근무지인 마닐라를 떠나 홀연 판문점과 서울에 나타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앤드루 김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을 만날 때 유일한 미국 측 배석자로 깜짝 등장했다. 북한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의 미국 방문길에 안내를 맡을 적임자도 그다. 다음 달 12일로 예정된 북-미 회담이 성공적으로 열린다면 두 ‘성 김’은 역사에 남을 외교 드라마의 진정한 연출자였다는 소리를 들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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