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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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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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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구치 지로 / 호세이대학 법학과 교수

   
 

6월12일 북-미 정상회담을 향한 일본 정부의 움직임이 급하다. 아베 신조 총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로 가는 도중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했다. 이 건에 대해서는 일본 국내 뉴스를 보는 것만으로는 실상을 알 수 없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을 포함한 일본 언론은 북한이 비핵화를 실현하지 않는 한 제재를 계속한다는 ‘강경 노선’에 일-미의 외교 방침이 완전히 일치했다는 아베 총리의 견해를 크게 보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회담 중에 ‘납치 문제’(1970~80년대에 북한이 일본인을 납치한 문제. 2002년 9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북한은 당시 8명이 사망하고 5명이 생존해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지만 일본은 이를 믿을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를 다루겠다는 언질을 받았다는 것을 성과로 전했다. 일-미 정상회담 의제에 무역 불균형 시정을 위해 일본이 미국산 무기 등의 수입을 늘린다는 것도 있었지만, 이를 전한 미디어는 적었다.

같은 시기 <한국방송>(KBS) 뉴스를 <엔에이치케이> 위성방송(BS)을 통해 볼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기회로 한국전쟁을 종결하겠다는 의욕을 밝혔다는 것을 중대 뉴스로 다루고 있었다.

국제 관계에 대해 다룰 때 나라마다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은 당연하다. 납치는 일본인에게 중대한 문제다. 북한이 국제사회에 협조하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는 지금, 해결을 꾀하는 발상은 당연하다. 하지만 외교상의 현안은 시간과 공간이라는 2가지 축에 비춰 넓은 시야로 생각하지 않으면 전진시킬 수 없다. 북-미 회담을 계기로 북한을 국제사회에 복귀시키는 작업은 (한반도를 둘러싼) 몇개의 전쟁을 끝내는 도전이기도 하다.

한 가지는 말할 것도 없이 한국전쟁의 종결이다. 전투가 끝난 지 65년이 지나도록 정식으로 평화협정을 맺지 못한 것은 이상한 일이다. 전쟁 종결은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체에 최우선 과제이다. 유럽에선 30여년 전에 끝난 동서 냉전을 아시아에서도 끝낸다는 의미가 있다.

다른 하나는 제2차 세계대전 또는 이에 앞선 제국주의 시대를 끝내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당사자인 일본도 관여해야 한다. 일본은 한반도를 식민지로 만들어 제국주의 노선으로 치달았고, 끝내 세계대전에 돌입해 무참한 패배를 당했다. 그로부터 한반도 분단이 시작됐다. 한국과는 전쟁이 끝난 지 20년 만(1965년)에 국교를 수립하고, 식민지 지배에 대한 보상을 매듭지었다(한-일은 1965년 한일기본조약을 통해 국교를 수립했다. 또 이 조약의 부속협정인 ‘청구권·경제협력에 관한 협정’을 통해 유·무상 5억달러의 경제협력자금을 받고 대일 청구권을 포기하는 것에 합의했다). 그러나 북한에 대해선 전후 70년이 지나도록 그런 매듭을 짓지 못한 채이다.

납치 사건이 드러난 뒤 일본인은 북한에 대해서 ‘우리가 피해자’라는 감정을 갖고 있다. 이는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역사를 긴 눈으로 보면, 일본은 한반도 남반부에 대해서만 식민지 지배에 대한 보상을 하고 북반부를 적대시해왔다. 그에 대해 북한 사람들이 원한을 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한반도 문제에 관해 ‘절대 전쟁을 하지 않는 것’과 ‘북한의 비핵화를 실현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평화를 구축하는 것과 비핵화는 전쟁 종결과 일체가 되는 작업이다. 이와 관련해 일본은 식민지 지배의 청산이라는 형태로 매듭지어야 하는 책무가 있다. (일본은 수동적인 위치에 머무른 채) 미국으로부터 북한을 경제적으로 지원하라는 ‘청구서’만 받아드는 사태는 피해야 한다. 납치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일본 자신이 전쟁을 끝낸다는 의사를 나타내고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는 교섭의 틀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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