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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브랜드
황성규(문화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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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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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베이징 올림픽은 화려한 개막식 때 중국의 한자 문명을 자랑하는 일도 빠뜨리지 않았다. 거장 장이머우(張藝謀) 감독다운 총연출이었다. 그보다 6개월 가량 앞선 지난해 2월11일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한어병음’ 50주년을 기념해 ‘한어병음 정책이 문화 창달을 촉진했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한어병음이란 중국어 한자음을 로마자로 표기하는 것. 컴퓨터나 휴대전화에 한자를 입력하거나 사전을 편찬할 때에도 이 방식이 사용된다. 1958년 한어병음 정책 도입 당시 중국의 문맹률은 80%에 가까웠고 이는 그 고민을 해소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한자는 중국의 자랑이자 ‘고민거리’이기도 한 것이다.

한자(간체자)의 나라 중국의 고민은 여전하다. 오늘에는 새로운 과제까지 생겼다. 정보기술(IT) 시대의 특징인 스피드를 따라잡는 문제다. 중국어와 한글의 컴퓨터 자판 입력 속도를 비교했더니 한글보다 7배나 뒤지더라는 실험 결과도 있다. 또 청나라 말기의 정치인 위안스카이(袁世凱)는 한글의 우수성에 주목, 이를 도입해 문맹률을 개선해 보려 했다. 하지만 단념할 수밖에 없었다. ‘국운이 기운 나라의 글을 사용할 수 없다’는 강력한 반발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글의 우수성은 IT 시대에 더 돋보인다. 10개 남짓한 휴대전화 문자 입력 버튼으로 엄청난 속도로 문장을 입력, 전송할 수 있다. 게다가 철자 수가 적으니 외국인이 배우기에도 큰 어려움이 없다. 문화체육관광부가 17일 ‘한글의 세계화’를 통해 국가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겠다고 한 정책을 주목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우선 해외의 한글 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이 세종학당, 한국교육원, 한국문화원, 한글학교 등으로 여럿인 명칭을 ‘세종학당(King Sejong Institute)’ 하나로 통합할 것이라 한다. 우리 교민이냐 순수 외국인이냐 등 교육 대상과 목적에 따라 추진 주체도 다르고 해외 한글 교육 기관의 이름도 달라 혼란스러운 문제점을 개선해 보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과 함께 당국이 힘써야 할 일이 있다. ‘한글 = 대한민국의 문자’임을 세계인이 기억할 수 있도록 국내의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다. 공·사기업의 명칭과 길거리 간판의 영문 표기 확산, 공문서의 한글·영문 병기, 외래어 홍수 등 한글의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 다반사이지 않은가.

[문화일보 09.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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