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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호치민 한인회, 분규를 넘어 정상화 - 교훈과 과제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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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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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근 신임 한인회 회장 - “한인회를 교민에게 돌려주겠다”는 포부로 취임

   
▲ 이충근 베트남 호치민 한인회 회장.

2년여 가까이 분규의 와중에 휘말려 있던 베트남 호치민 한인회가 각계 교민단체와 교민들의 노력으로 분규를 수습하고 조직을 재정비하여 올 1월 11일 이충근 14대 신임 한인회장 취임식과 더불어 “한인회를 교민에게 돌려주겠다”는 다짐으로 본연의 한인회 활동을 시작했다.

2월 13일 떠이닌 성을 비롯하여 4월 26일에는 빈푹 성에서 ‘사랑의 쌀나눔’행사를 가졌으며, 2월 21일에는 임기를 마치고 이임하는 배대희 경찰영사를 초청하여, ‘베트남 공안부에 코리안 데스크를 설치하여 범죄예방에 공헌하고 또 베트남에 진출한 보이스피싱 집단을 색출하는’ 등 교포사회의 안전을 위해 노력한 공로로 감사패를 전달하였고, 5월 9일에는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초청하여 교민들과 함께 담화를 나누었다.

한인회의 활동이 정상화되자 대한노인회 베트남 지회장(양필석)은 4월에 진행된 ‘호치민 한인회 자선골프대회’에 참석하여 “한인회의 위상은 이곳에 사는 우리 모두의 얼굴이자 희망이고 꿈이자 자존심이다. 이제 땅에 떨어진 호치민 한인회의 위상을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긴다.”며 한인회 임원진들을 격려하고 교민들의 힘을 북돋아 주었다. 이에 호응하는 교민들의 힘찬 박수소리는 결코 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이에 OK Times(월간 해외동포)는 한베경제문화협회 대회를 계기로 방한한 이충근 회장을 초청하여 이구홍 본지 발행인과 대담을 가졌다.

이충근 회장과 이구홍 발행인은 다각적인 토론을 통하여 호치민 한인회의 분규 사태는 호치민 한인회만의 특수한 문제가 아니고 오히려 세계에 산재한 한인회에서 다반사로 일어나는 고질적인 문제라는데 공감하고, 동포사회의 발전을 위하여 정부 정책과 제도로써 보완하고 지원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하 그 대담의 주요 내용을 싣는다.

   
▲ 2018년 1월11일 떤선넛컨츄리클럽에서 이충근(오른쪽) 제14대 호치민 한인회장 취임식이 열렸다. ⓒ호치민 한인회 제공

한인회 분규의 근원 - 한인회장의 자질과 덕목을 중시하는 시스템 부족
- 학력 경력의 허위 기재로 분규 폭발

이구홍 이사장: 호치민 한인회가 분규에 휩싸여 소문이 자자한데 이제 해결이 된건가요. 그 분규 원인이 어디 있다고 보십니까?

이충근 회장: 사실 선거가 치뤄지는 한인회는 분규가 다 있기 마련이에요. 선거에서 떨어진 사람이 승복을 안 하니까 분규가 시작되는 거죠. 그래서 입후보자는 ‘학력증명서’ 등 학력과 경력의 입증서류를 제출하게 하고 취임 후에라도 허위로 밝혀지만 당선을 무효로 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각서를 써요. 그런데 그런 사실이 밝혀져도 일단 당선된 사람이 쉽게 승복을 하겠어요. 결국 분규가 외부로까지 확산되는 겁니다.
저는 올해 1월, 14대 한인회장에 취임하였지만, 사실 호치민 한인회장을 2012년부터 4년간 역임했습니다. 11대, 12대 회장으로 두번 연임한 겁니다. 제 후임으로 13대 회장 선출시(황의훈, 김규) 두 입후보자의 상호 비방으로부터 분규가 시작된 것인데, 분규의 근원을 따지자면 저 자신의 부덕함도 통절히 느낍니다. 후임회장을 위한 덕목과 전통을 제대로 세우지 못했기 때문이죠.
아무튼 김규 후보자가 13대 회장으로 선출되어 2016년 1월 취임식까지 마쳤지만, 공금횡령 의혹에다가 학력과 경력을 허위 기재한 사유로 임원진으로부터 탄핵을 받게 됩니다. 이를 조사한 선거관리위원회는 허위기재 사실을 확인하고 결국 당선 무효를 선언했습니다. 김규 씨가 후보등록 시 제출한 최종학력인 ‘아메리칸 웨스턴대학교 대학원 박사’는 ‘존재하지 않는 기관’으로 확인되고, 또 ‘호치민 인문사회대’에서 강의 한번 한 것을 ‘명예교수’라고 경력을 과장 기재한 사실이 확인된 거죠. 그런데 김규 씨는 ‘2014년 화재로 학교가 폐교됐다’고 변명하면서 선관위의 결정에 승복하기는커녕 ‘취임 후 선관위 재소집은 정관 위반이다’며 선관위 자체를 부정하고 나섰습니다.
선관위의 당선 취소 결정을 무시한 김규씨의 활동이 계속되자 한인 단체장들과 한인회 원로들은 ‘정상화추진위원회’를 꾸리고 2016년 7월 총회를 소집하여 새 회장으로 황의훈 회장을 추대했습니다. 이때부터 내부 갈등이 더욱 증폭되었는데 급기야 황의훈 회장은 공관 별관을 사용하고 있던 한인회 사무실 폐쇄조치를 공관에 요청하였고 총영사관은 더 큰 불상사 방지를 위해 국유재산 무상사용 허가를 취소하게 됩니다. 그러자 또 김규 씨는 이 조치의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심판 청구서를 제출했지요.
그런데 이 소송이 오히려 분규 해결의 실마리를 만들어 주게 됐어요. 2017년 5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판결이 나왔는데 판결문의 요지는 “김규는 적법한 한인회 대표자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행정심판청구를 각하한다.”는 것이었어요. 또 “호치민 한인회 선관위는 김 회장의 당선 무효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고 적시되었지요.
이렇게 되자 황 회장도 스스로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며 정상화추진위원회를 만들 것을 권고하며 사직했지요. 이를 계기로 평통, 코참, 노인회, 중소기업중앙회, 여성회 등 40여개 한인단체가 중심이 되어 2017년 7월부터 호치민 한인회 정상화추진위원회가 꾸려지고 한인회의 정상적 작동 시스템을 정관에 반영코자 5개월간의 노력끝에 ‘특별회원의 범위 축소, 위임장 및 서면결의 삭제, 자문위원단 설립’ 등의 내용을 추가한 새 정관을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2017년 12월 29일 정기총회를 열어 새 정관을 통과시키고 14대 회장을 선출하였는데 제가 단독 후보로 추천되고 승인되어 신임 회장에 취임한 것입니다. 오로지 저의 이번 임기의 목표는 임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한인회를 교민들에게 돌려주는 것’입니다. 이제 정상화되지 않았냐 해도 교민들은 ‘이제 좀 얼굴을 들 수 있게 되었는데 무슨 엉뚱한 소리냐, 적어도 1년은 임기를 넘겨야지’ 하며 신뢰와 활기를 되찾고 있습니다.

과정이 결과를 결정한다 - 결과 만능 풍조를 경계하다

이구홍 이사장: 참 어려운 경험을 겪었군요. 교포사회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여러가지 사회적 병폐는 사실 ‘결과’만 중시하는 풍조가 만연해서 그렇기도 해요. 당선만 되면 그만이라는 거죠. 사실은 과정이 훨씬 더 중요하고 그래서 자연법칙에는 ‘과정이 결과를 결정한다’는 말이 있어요. 수습되는 모습을 보니까 과정 하나 하나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어요. 그럼 이제 다 수습이 됐나요.

이충근 회장: 아직도 태산입니다. 한번 반기를 든 사람이 쉽사리 승복을 하겠어요. 정관상의 임기가 2년이니까 분규가 없었더라도 2018년이면 임기가 끝나지 않습니까. 그런데 작년에 또 측근 몇 사람을 끌어다가 임의로 선관위를 꾸리고 회장에 당선되었다며 아직까지 명함을 돌리고 다녀요. 뭐 하자는 건지 법에 호소할 수도 없고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영사관도 한인회는 친목단체니까 당사자들끼리 알아서 해결하라며 나몰라라 하는 실정이니 무시하고 모든 한인회 활동에서 쫓아내는 수밖에 없지요.

   
▲ 지난 5월 9일 소피아호텔에서 이충근 호치민 한인회장이 박항서 베트남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에게 공로패 전달식을 갖고 참가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호치민 한인회 제공

재단의 적극적인 참여 필요
- 한인회 분규 등의 진상 조사 및 조정에 관한 규칙이나 규율 제정을 요구한다

이구홍 이사장: 그런 일이 호치민한인회만 있는게 아니고 전세계 한인회의 고질병이요. 미국 모대학이다 하면서 박사학위 사오는 건 거의 전통이 되다시피 돼 있고, 영사관의 태도도 다 전례가 있어 그런거요. 그러니까 이런 일을 하려면 세계 각국 한인회의 역사도 좀 살펴보고 그래야 되는데. 예전에 한번은 샌프란시스코 한인회도 분규가 있었는데 총영사가 호기롭게 화해를 주선했다가 돌아서자마자 낭패를 겪은 적이 있었지요. 그때부터 ‘공관의 영사들은 한인들의 분쟁에 결코 개입하지 말라’는 훈령이 내려가 있지요. 한인회 중에 잘 나가간다는 일본의 민단에서는 대사까지 나서서 중재하였지만 일어서자마자 소용없게 된 적이 내가 알기로도 3번이나 있어요. 오죽했으면 내가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재임시 분규가 있는 한인단체는 양측 모두 재단 행사에 참여를 금지하는 규칙을 만들지 않았겠소.

이충근 회장: 예, 그런데 이번에 직접 경험하게 되었지만 그것은 해결책이 못되고 심지어 분규를 더 심화시키는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어요. 언론을 이용하여 서로 책임을 전가하고 비방하는 행위가 더욱 심해지고 막무가내라 법에 호소할 수도 없고 그저 대책이 없습니다. 오히려 모두가 승복할 수 있는 권위있는 기관이나 규칙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분규 쌍방의 의견만 들을 게 아니라 현지 교민단체와 교민들의 이야기도 다각도로 들어보고 조사해 보면 적어도 정통성이 어디에 있고, 사태의 진위가 무엇인지를 가리는게 그리 어려운 일이겠습니까.
제가 한인회 정상화를 목표로 회장직을 맡았지만 개인 혼자의 힘으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예요. 이사장님도 힘을 보태고 해서 한인회 분규 등의 진상 조사 및 조정에 관한 규칙이나 규율을 재단에서 추진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12대 회장을 맡았던 2014년에 재단에서 한인회 지원금으로 3천불을 내놓았는데 이게 얼마나 도움이 되겠습니까. 오히려 한인회의 활동에 권위를 부여해주는 여러가지 제도적 지원이 몇푼의 돈보다 훨씬 절실한 것입니다.

이구홍 이사장: 그거 참 좋은 생각이요.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재단에서 조사단이나 직원을 파견한 적은 없지요. 호치민에 거주하는 우리 교민이 12만이나 되지 않소. 그런데 사실 재단이 해야할 일은 산처럼 밀려드는데 비해 예산은 턱없이 모자랍니다. 우선은 여러가지로 서운한 면이 많겠지만, 한인회도 아이디어를 내서 함께 길을 개척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원금이 작다는 생각만 할게 아니라 재외동포 관련 예산이 왜 작은지, 예산을 늘리기 위해서 한인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등에 관해서 머리를 맛댈 필요가 있다는 거요. 그런데 언제 베트남에 가셔서 그렇게 신임을 얻게 되었습니까.

성실하고 예의바른 한국인으로 인정받아 베트남에 자리잡다

이충근 회장: 제가 베트남에 처음 간 것은 2003년이에요. 신철원농고를 졸업하고 축산을 하다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베트남에서 젖소를 키우면 전망이 좋겠다는 생각으로 가게 되었지요. 낯선 곳에서 처음부터 고생 안하고 되는 일이 있겠어요. 축산의 꿈이 여의치 않아 ‘노니’라는 과일나무를 심었는데 그것마저 다 죽이고 말았습니다. 기후부터 다른데 생각만 가지고 밀어부친 게 가장 큰 원인이었어요.
그러다가 2006년 베트남 당국자로부터 공단을 해보라는 권유를 받았지요. 평소 제가 성실하고 예의 바르게 일한 것이 눈에 띄였던 모양입니다. 당시에 베트남에 한국 기업은 많이 들어왔지만 우리나라 공단은 하나도 없었어요. 베트남에 뼈를 묻겠다는 각오로 베트남 당국을 설득했습니다. 다행이도 그 진심이 통하고 성공하여 미능 지역에 미능공단을 처음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70여만평의 부지를 거저 받다시피 지정받았습니다. 성장은 땅값도 30% 팔리면 달라면서 50년간 사용 허가증인 빨간 등기를 주더군요. 우리나라 소유주처럼 분양도 할 수 있고 마음대로 활용할 수 있는 등기입니다. 이사장님이 강조하는 것처럼 한국 정부가 재일동포들에게 구로공단 부지를 제공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알기 쉬울 겁니다.
한국기업을 많이 유치하였는데 한국에는 한번도 온적이 없어요. 중국에 가서 중국진출 한국기업을 유치했습니다. 청도 설명회 때는 어찌나 열기가 높았던지 400여 업체가 참여하여 끝까지 자리를 지키더라구요. 행운인지 당시 중국진출 기업은 여건이 악화되어 기회만 되면 다른 나라로 나가려던 참이었어요. 많은 기업들이 계약하였고, 공단이 빠른 시일에 자리잡는데 도움이 되었어요. 현재 섬유업종 중심으로 75개 기업이 입주해 있는데 나라별로 보면 한국 뿐만 아니라 일본, 네델란드, 대만, 중국, 베트남 기업이 들어와 있습니다. 지금은 다낭에 2개 공단 등 6개 공단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교민을 보호하고 교민의 애환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영사가 절실하다

이구홍 이사장: 이제 이야기를 마무리하면서 한인회 활동을 하면서 애로사항을 말씀해 주세요.

이충근 회장: 한인회의 활동은 교민에게만 그치지 않고 베트남의 못사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많은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도 2개 성 2700여명에게 쌀과 라면 나눔 행사를 가졌습니다. 이런 활동은 양국 우호관계의 발전에 도움을 주고 또 우리 교민들의 위상과 안전에도 도움이 됩니다. 사실 교민사회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한다고 보면 됩니다. 현재 베트남 거주 교민이 18만여명 되는데 호치민시에 12만명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속의 한국이에요. 한국과 베트남을 왕래하는 비행기가 하루에 34편이나 된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교민 관련 사망 사건이나 사고도 많이 납니다. 그런데 사고 현장에서 영사 얼굴을 좀처럼 볼 수가 없어요. 오죽하면 제가 그런 영사관은 철수 하는게 낫다고 하겠어요. 앞으로 영사를 파견할 때는 그 임무가 첫째도 교민보호요 둘째도 교민보호라는 것을 철저히 교육해서 보내주었으면 합니다. 마치 높은 외교관인양 행세를 하니 교민들의 눈에 어떻게 비치겠습니까.

이구홍 이사장: 맞아요. 현재 우리 영사들은 교민보호보다 외교관 행세 자세가 강해요. 그래도 많이 달라진 게 이 정도이니 공관에 대한 불신도 이해가 갑니다. 앞으로 제가 이충근 회장 국내 대변인 역할을 할테니 한인회에 더 많은 노력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대담 / 이구홍 본지 발행인
정리 / 편집부
사진 / 최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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