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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가 조선학교를 찾은 까닭은?
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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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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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무광 / 스포츠서울 칼럼니스트]

   
▲ 혼다(왼쪽)가 요코하마에 있는 조선학교를 방문해 안영학과 함께 학생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 안영학

지난 7월 19일 일본 축구국가대표 혼다 케이스케가 요코하마 시내에 있는 가나가와 조선중고급학교를 방문했다. 그 소식은 일본에서도 큰 화제가 됐는데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조선학교란 일본에서 태어나 자란 재일교포 자녀들이 한국(조선)의 언어와 역사, 문화를 배우는 학교로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일본 전국에 65개교가 존재하는데 혼다는 그 어느 곳과도 딱히 인연이 없었기 때문이다.

혼다의 조선학교 방문이 성사된 배경에는 과거에 일본과 한국에서 선수로 활약하고 북한 국가대표로 남아공 월드컵에도 출전했던 안영학과의 오랜 우정이 있었다. 두 사람은 2005년에 J리그 나고야 그램퍼스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깊은 친분을 쌓았는데 혼다가 안영학을 ‘형님’이라 부르면서 따르는 사이라고 한다. 둘은 나고야를 떠난 뒤에도 연락을 주고받았고 2008년 겨울에는 네덜란드 VVV벤로에서 뛰고 있던 혼다가 도쿄에서 열린 안영학의 결혼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재작년 겨울에는 안영학이 AC밀란에서 뛰는 혼다를 보러 이탈리아를 방문했다. 빈번하게 연락을 주고받지는 못하지만 인생에서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반드시 서로 격려와 축복을 나눠왔다.

안영학에게 직접 들은 바로는 올해 4월 28일에 혼다로부터 한 통의 메시지가 왔다고 한다. 전날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두고 “형님은 이 역사적인 한걸음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내용이었다. “한반도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바라던 일이다. 평화를 향해 한걸음 나아간 것을 다들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라는 안영학의 답장에 대해 혼다는 “많은 한국인과 북한의 친구들이여, 정말 축하한다!”는 반응을 보내왔고 이런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 ‘조선학교 방문’이었다고 한다.

안영학은 “재일교포 학생들도 평화를 향한 움직임을 기뻐하고 있을 텐데 ‘한번 학교에 와주지 않을래?’하고 부탁했더니 혼다가 ‘당연히 가야죠’라고 즉답했다. 러시아 월드컵이 끝난 뒤 직접 연락을 주고받으며 일정 등 세세한 것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혼란을 피하기 위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는 사전 연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학생들은 그저 ‘VIP급 인사’가 온다고만 알고 있었다고 한다. 안영학은 “학생들 사이에선 그 ‘VIP’가 프로레슬러 출신인 안토니오 이노키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이 아니냐는 소문도 돌았다고 하더라”고 후일담을 전했다.

TV에서 자주 보는 유명인이나 시세를 반영한 정치인을 떠올리는 점이 요즘의 재일교포들답다. 조선학교라고 하면 일부 사람들은 ‘특수한 학교’로 여기곤 하는데 나름대로 유머와 균형 감각을 갖추고 있다. 그렇지만 일본 축구계의 슈퍼스타 혼다가 방문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으리라. 혼다가 학교 체육관에 등장한 순간 엄청난 함성이 터져 나왔다. 학생들이 그렇게 기뻐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혼다는 재일교포 학생들이 TV나 잡지를 통해 일상적으로 접하는 스타 선수이며 그중에는 혼다가 보여주는 삶의 태도에 감정을 이입하는 경우도 꽤 있다. 한편으로는 하염없이 먼 곳에 있는 존재로 느끼기도 한다 한마디로 ‘가깝고도 먼’ 존재인 것이다. 안영학은 “그렇게 순수하게 기쁨을 표현하는 아이들의 모습과 그들의 환호에 웃는 얼굴로 답한 혼다의 모습은 감동적이기까지 했다”고 털어놨다.

학생들이 동경의 대상으로만 생각했을 혼다가 직접 발걸음을 옮겨 그들 앞에 나타나준 것에 대해 안영학은 그저 감사를 표현했는데 무엇보다도 혼다가 학생들에게 해준 말이 고마웠다고 했다. 안영학은 “혼다가 학생들에게 전해주는 사인지에 ‘나카마(仲間, 동료나 친구라는 뜻)’라는 단어를 써줬다. 그 단어는 학생들의 마음을 강하게 울렸을 거라 생각한다.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라면서 정세에 좌우되거나 때로는 상처받고 고민하고 갈등해왔을 그들에게 어떤 말보다도 힘이 되는 ‘마법의 단어’였다”고 말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혼다로부터 그 마법의 단어를 끌어낸 것은 다름 아닌 안영학의 인간성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가 혼다와 쌓아온 우정이 없었다면 이번 깜짝 방문은 없었을 것이다. 참고로 혼다는 안영학이 마련한 사례금은 물론 교통비 조차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

“‘형님, 이건 비즈니스가 아니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라고 하면서 (사례금을)받아주지 않았다. 그런 마음가짐도 그렇고 의리 깊고 정 많은 부분이 바로 지금껏 내가 봐온 ‘혼다 케이스케’다.” 안영학이 남긴 마지막 말 역시 강한 울림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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