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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넘치는 일본, 투자 줄이는 한국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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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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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호 / 산업부 재계팀장

   
 

일자리 넘치는 일본, 투자 줄이는 한국 일본에는 오퍼박스(offerbox)란 취업 사이트가 있다. 한국의 취업 사이트는 기업이 ‘사람을 뽑겠다’는 공고를 내면 취업준비생이 연락하는 형태인데, 오퍼박스는 그 반대다. 대학 졸업생 등 구직자가 자신에 대한 내용을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으로 올리면 기업이 이를 보고 면접을 제안한다.

제의를 받은 구직자가 ‘승인’을 하면 면접 등 전형 단계로 넘어간다. 구직자의 사이트 가입비는 무료이고 기업은 30만엔(약 300만원)을 내야 구직자의 프로필을 볼 수 있다. 기업이 이 사이트를 통해 사람을 뽑으면 30만엔을 추가로 사이트에 낸다. 이 사이트에는 4130개의 기업이 가입해 구직자를 찾고 있다.

일본은 유효구인배율(구직자 대비 구인자 비율)이란 통계를 매월 발표하는데 6월 배율은 1.62이었다. 구직자가 한 명일때 구인자는 1.62명이란 말이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일자리가 많다는 뜻인데, 6월 배율은 1974년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일본의 6월 실업률은 2.4%로 전월보다 0.2%포인트 올랐다. 실업률이 오른 이유는 일자리가 줄어서가 아니라 더 좋은 직장을 찾기 위해 스스로 그만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일본 기업들은 신입직원을 찾기 위해 한국에서도 기업 설명회를 열기도 한다.

일본 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도 실업률이 최근 1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의 6월 실업률은 4%로 2000년 4월(3.8%) 이후 최저 수준이고 같은 달 유럽연합(EU) 전체 실업률은 6.9%로 2008년 5월(6.8%) 이후 최저치다.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경기 과열을 우려해 금리를 인상하며 유동성 조절에 나서고 있지만, 한국은 경기 후퇴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6월 기업들의 국내 설비투자는 전월대비 5.9% 감소해 18년 만에 처음으로 4개월 연속 줄었다. 설비투자는 기업이 기계장치, 운반차량, 건물 등의 설비를 도입하는 것을 말한다. 투자는 앞을 내다보고 하는 경영행위다. 투자가 줄었다는 것은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산업이 부진하고 새로운 성장동력도 못 찾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작년 1분기부터 5분기 연속, 일본은 최근 8분기 연속 설비투자가 늘었다.

한국 기업이 투자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경영환경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이 크다.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등 새로운 제도를 너무 빠른 속도로 도입한다는 것이다. 최저임금은 최근 2년 사이 29.1% 올랐고, 근로시간은 업종별 특성과 상관없이 최대 주 52시간으로 단축됐다. 최저임금은 올라야 하고, 근로시간은 줄어야 한다는 원칙에는 모두 공감한다. 그러나 과속을 하면 탈이 나게 마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과감한 규제혁신을 강조하지만, 기업들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말로는 신사업을 육성하겠다고 하면서도 새로운 서비스는 번번이 기존 법률에 가로막힌다. 내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도시민박업, 차량 공유 서비스, 원격 의료,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 드론 등 해외에서는 일찌감치 시행 중이거나 추진 중인 서비스도 한국에서는 모두 막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2년 대선에서 패한 뒤 쓴 ‘1219 끝이 시작이다’란 책에서 “우리는 국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성장에 대한 담론이 부족했다. 경제성장 방안이나 국가경쟁력에 대해서는 관심을 덜 가졌던 게 사실이다. 성장은 보수 쪽의 영역이고, 우리가 관심 가져야 할 것은 분배와 복지라고 생각하는 듯한 경향이 없지 않았다. 이제부터라도 우리의 확장을 가로막았던 근본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지금까지는 문 대통령이 분배와 복지에 더 큰 관심을 보여왔다. 문 대통령과 문재인 정부가 남은 임기에 ‘진보는 분배와 복지에 신경써야 한다’는 근본주의에서 벗어나 경제성장과 국가경쟁력에도 많은 관심을 쏟을 지 관심이다. 문 대통령이 적은대로 국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성장, 먹고 사는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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