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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가?
흑룡강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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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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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일/자유기고가

현대문학의 3대 거장중의 한 분인 이탈로 칼비노(Italo Calvino)는 고전을 이렇게 정의했다.

고전이란, 사람들이 보통 "나는... ...를 다시 읽고 있어."라고 말하지, "나는 ... ...를 읽고 있어."라고는 결코 이야기하지 않는 책이다.

많은 독서인들이 고전을 처음 읽고 있다는 사실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고전은 그만큼 꼭 읽어야만 하는 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럼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가?

"교수들의 교수"라고 불렸던 칭화대학의 4대 대가 중 한 분인 진연각(陈演恪) 교수가 젊은 시절에 유명한 역사학자 하증우(夏曾佑) 선생을 찾아뵈었다. 그때 하 선생이 이런 말을 하였다. "자네는 외국어로 된 책들도 마음대로 읽을 수 있어서 참 좋구려. (진연각 선생은 8개국어에 정통하였다) 나는 중국어로 된 책만 읽을 수 있는데 인젠 그것마저 다 읽어 버렸구려..." 그때 진연각 선생은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한다. 중국의 고서가 엄청난 분량인데 그 많은 책을 어찌 다 읽었다고 할 수 있는지? 그런데 진연각 선생은 나이가 들면서 그 말이 도리가 있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수많은 책들 중 유수의 책들만이 대부분 책들의 기초가 된다. 그런 책들을 우리는 보통 고전이라 부른다. 고전들을 떠나서는 다른 책들의 존재의 의거를 찾을 수가 없다. 중국 서적을 예를 들면 사서오경과 제자백가의 책들 그리고 "사기(史记)"나 "문심조룡(文心雕龙)", "세설신어(世说新语)", "자치통감(资治通鉴)"등이 있고 서양 고전으로 말하면 "성경", 그리고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데카르트 , 베이컨, 임마누엘 칸트, 헤겔, 죤 로크, 토마스 홉스, 드니 디드로, 콩도르세, 벤담, 몽테스키, 루소, 볼테르, 니체, 호메로스, 단테, 세르반테스, 섹스피어, 괴테, 발자크,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등의 저서들이다.

지식은 늘 다른 사람들이 쌓아놓은 토대 위에 세워진다. 핵심을 파악하고 흐름을 알려면 그런 지식들의 토대가 되고 골자가 되는 책들을 읽어야 한다. 그런 책들을 우리는 고전이라고 부른다. 인류의 사상과 문화에는 흐름이 있고 골자가 있다. 우리의 사상은 어쩔 수 없이 다른 이들의 영향을 받는다. 어떤 사상에 반대할지라도 그것은 그 사상의 영향권 안에 있다는 증거이다.

철학사의 경우 두 가지의 큰 핵심적인 인물들의 사상이 있다. 현대인들은 아직까지도 이 두 사람의 영향을 결코 벗어날 수 없다. 고대 사상의 핵심은 플라톤이고 근대는 임마누엘 칸트이다. 그래서 그런 얘기가 나온 것이다. 철학은 플라톤, 플라톤이 철학. 철학은 칸트, 칸트가 철학. 칸트가 나타나기 전까지 서양철학은 플라톤의 영향권 안에 있었다. 플라톤을 따라서 그 사상을 발전시키든지 아니면 플라톤을 반대하거나 플라톤의 사상을 기반으로 발전된 철학을 반대하거나 둘 중 하나였다. 약 2000년의 시간이 흘러서 임마누엘 칸트가 등장했다. 칸트가 철학의 프레임을 다시 짠다. 그 이후로는 아무도 칸트가 그려놓은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칸트를 알든 모르든 그가 짜놓은 프레임 안에 갇혀 살고 있는 것이 현대인 사상구조이다.

과학도 비슷한 상황이다. 중세기 전까지는 아리스토텔레스가 과학이요, 과학은 아리스토텔레스였다. 중세기 천년의 유럽과학의 주요 주제는 아리스토텔레스가 틀렸음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뉴톤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뉴톤이 과학의 새로운 지평선을 열었고 아인슈탄이 또 다시 그것을 뒤집어 놓는다.

문학도 마찬 가지이다. 고대 그리스 문학의 시조로는 호메로스가 있고, 문예부흥의 인문주의 시작에는 단테, 현대 소설의 새로운 모델의 제시는 세르반테스, 현대희곡은 섹스피어로 부터, 소설이라는 장르의 최고봉에는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가 있다. 이렇듯 고전을 읽는다는 건 큰 흐름과 줄기를 잡는 것이요. 기초와 골자를 채워가는 일이다.

그러므로 베스트셀러만 읽지 말고 스테디셀러Steady Seller를 읽어야 한다. 베스트셀러는 현재의 수요를 반영하는 것이고 시대성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스테디셀러는 인간 내면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들을 보여주는 것이다. 베스트셀러가 스테디셀러가 되고 고전이 되어가기 위해서는 긴 세월과 수많은 사람들의 검증이 필요한 것이다.

시대와 문화와 언어의 배경을 초월해서 고전으로 남겨질 수 있다는 건 인류 고유의 어떤 불변하는 속성과 본질적인 것을 보여 준다는 얘기이다.

지식이 넘치는 시대에, 파편화 된 지식 속에 파묻혀 사는 우리에게 필요한 건 지식의 양이 아니다. 분별력이다. 그 분별력을 주는 것은 오랜 세월동안 파도에 모래가 씻겨가는 과정을 거쳐 금으로 남은 고전이다. 고전을 읽는 것만이 패스트푸드식의 지식과 가짜 지식의 과다 섭취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다.

디지털시대의 특성중 하나가 정보의 대폭발이다. 아무나 아무 때다 어디서나 여러 가지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 그러나 정보가 지식으로 변하는데 과정이 필요하다. 정보가 지식으로 변하기 위해서는 체계화가 필요하고 검증이 필요하고 내재적인 획일적 표준도 필요하다. 이런 것들은 고전과 지식의 전승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고는 이룰 수 없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는 또한 개개인이 매체(We Media)가 되는 1인 미디어시대이다. 모든 사람에게 언론의 권리가 있다. 그것 때문에 우리는 과다한 진위와 우열을 분간할 수 없는 각종 정보에 파묻힌다. 미디어 대 혼란의 시대이다.

정보에 파묻혀 진위를 분간할 수 없고 길을 잃을 수 있기 가장 쉬운 이 시대이다. 이런 어두에서 고전이 길을 비춰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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